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2004년 / 나이절 워버턴 / 박수철 / 지와사랑 / 144쪽
(2016. 6. 30.)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공부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훌륭한 안내서
이 책을 읽고 내용이 너무 좋고 눈에 쏙쏙 들어와서
나이절 워버턴의 저서들을 모두 찾아보고 그 중
<철학의 근본문제에 관한 10가지 성찰>과
<한 권으로 읽는 철학의고전 27>을 구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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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에 갓 입문한 학생들은 철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작은 책 속에 모든 해답이 담겨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원칙들을 충실히 실천하면 학습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장차 훌륭한 사상가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P.9)



  철학을 공부할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철학이 관람용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철학의 개념들을 다룰 때는 어떤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기자가 아니라 철학자로서 접근해야 한다. 철학공부를 한다는 건 철학적 사고를 배운다는 걸 의미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모든 철학 논술은 그 자체로 철학의 일부다. 논술에서는 어떤 주장을 펼쳐야 한다. 굳이 깜짝 놀랄 만한 독창적인 주장일 필요는 없다. 다만 적절한 논증이 요구된다. 논술을 할 때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찰헉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주장했듯이, 우리도 자신의 견해를 주장해야 한다. 즉 위대한 철학자들이 그들의 위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논술쓰는 학생은 자신의 위치에서 여러 가지 개념들을 설명하고 해석하며 비판하고 제시해야 한다.
(P.10)



  대부분의 활동과 마찬가지로 철학도 기본적 수단들을 배우고 그것들을 적용하면 더 쉬워진다. 한 사람의 정체된(진부한) 사상가가 되기는 쉽다. 그런 사상가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진정으로 사고하기를 외면한 채 타인의 말과 글을 단지 암기하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소극적 방식에 안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 그것을 삶의 여러 영역에 응용할 수 있다.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철학이 다른 모든 학문에 비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들은 더 이상 타인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이끌어내고, 검토하며, 검증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치밀하게 사고한다. 결론을 뒷받침하는 주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매추 추상적이고 난해한 주제를 다룰 때조차도 그들의 글에는 진정한 힘이 실려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철학 공부는 보답과 보람이 뒤따르는 경험이 된다.
(P.15)



  독서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글이나 책을 읽을 때는 저자의 견해를 단순히 흡수하지 말고 텍스트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텍스트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그것을 철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P.17)



  적극적으로 읽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방법은 읽으면서 메모를 하는 것이다. 이때 메모는 나중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텍스트의 요점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우선 특히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중요한 구절을 고르고 나서 거기에 대한 궁금증이나 반론을 논문이나 책의 여백에 간단히 적어두면 된다. 텍스트를 읽다가 잠시 멈추고 방금 읽은 내용을 생각하라. 이처럼 적극적으로 철학 읽기는 소설이나 신문을 읽는 것보다 훨씬 천천히 진행된다. 이렇게 해서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철학 텍스트를 대충 훑어보거나 골자를 파악해도 무방한 대상으로 여긴다면, 그 주제를 진정으로 파악할 수 없다.
(P.21)



  소극적인 읽기를 피하는 두 번째 방법은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라는 질문뿐 아니라 "저자의 주장은 옳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다. 물론 답변하기 힘든 질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철학자로서 반드시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철학자로서 반드시 던져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이다. 다른 철학자들의글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그들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를 가리는 것이다. 어떤 철학자의 주장이 옳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르다면 왜 그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한다. 진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은 타당한 논거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합리적인 논증이다.
(P.22)



  저자의 기본 전제를 검토하고,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하라. 그런 다음 저자의 추론과정을 검토하라. 저자의 결론이 그가 제시한 논거와 부합하는가? 혹시 저자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반론과 반례가 있지는 않은가? 저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가? 단 하나의 사례를 근거로 주장을 전개하지는 않는가? 철학 텍스트를 읽을 때는 이런 식의 질문을 계속 던저야 한다. 적극적인 읽기와 비판적인 읽기를 배우는 것은 철학 교육에서 중요하다.
(P.23)



  철학 텍스트에 어려 차례 등장하는 핵심어의 의미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핵심어들의 의미는 철학사전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렇다고 의미를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모든 단어를 일일이 찾아볼 필요는 없다. 그렇게 사전을 들추다보면 독서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동일한 단어나 구절이 게속 등장하면 사전을 통해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P.33)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적 글쓰기를 통해 철학적 사고를 배운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철학적 능력을 증명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철학적 능력을 다듬는 수단이기도 하다. 철학자들에게 글쓰기는 단지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생각의 바탕을 이루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글쓰기는 일종의 사고과정이다. 글쓰기는 단지 자신이 터득한 지식을 자랑하는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는 어떤 주제애 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흔히 학생들은 어떤 주제에 관해 글을 써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을 얼마나 이해하지 못했는지 깨닫게 된다.
(P.67)



  글의 개요를 작성하면 더욱더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설령 글을 쓰는 도중에 바꾸더라도 논술의 전체적인 개요를 미리 설계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단락의 주제를 중심으로 개략적인 윤곽을 마련하라. 이때 개요를 직접 종이에 적어놓고 논술을 쓰기 시작해야 효과적으로 작성할 수 있고, 나중에 많은 분량을 삭제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논술의 개요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가 논술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개요라는 것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단순히 종이에 옮겨 적는 것이 아니다. 작성자가 스스로 개요를 작성하기 시작해야 개요가 생기는 것이다.
(P.74)



  이 책은 의도적으로 짧게 만들었다. 철학적 기술을 다듬는 최선의 방법은 그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을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만만찮은 학문일 수 있지만, 적절한 방식으로 적근하면 공부가 굉장히 즐거울 것이다. 글쓰기와 명확한 사고력 같은 전용성 기술은 교욱이 나눌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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