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1
조지 엘리엇 / 이봉지, 한애경 / 민음사 / 448쪽
(2016. 3. 5.)


 

  톰과 매기에게 인생은 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생 전반부에 지녔던 생각과 사랑이 언제나 삶의 일부가 되리라 빋었던 그들의 믿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유년 시절이 없다면, 우리는 이 지상의 삶을 그렇게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혼자 혀 잛은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풀밭 위에 앉아 자그마한 손가락으로 따던 꽃들이 매년 봄 똑같이 다시 싹트는 대지가 없다면, 가을 울타리에 똑같이 맺히는찔레나무 열매와 산사나무 열매가 없다면, 귀중한 곡식에 아무해도 끼치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의 새'라고 부르던 저 똑 같은 방울새가 없다면 말이다. 모든 것을 알고, 알기 때문에 사랑하는 그런 달콤한 단조로움처럼 가치 있는 신기함이 어디 있겠는가?
(P.70)



  "여자는 다 남자보다 까다로운 것 같아." 매기가 말했다. "글레그 이모는 이모부보다 훨씬 까다롭고, 엄마가 아빠보다 날 더 야단치시잖아."
  "글쎄, 너도 언젠가는 여자 어른이 되겠지. 그러니까 넌 그런 얘기 하면 안 돼." 톰이 말했다.
  "하지만 난 똑똑한 여자가 될 거야." 매기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오, 그렇겠지. 눈꼴시게 젠체하는 여자 말이야. 모두 널 싫어할 거야."
  "하지만 톰 오빤 날 미워하면 안 돼, 그럼 오빤 아주 나쁜 사람이 될 거야. 난 오빠 동생이니까."
  "그래, 하지만 네가 마음에 안 들게 굴면 미워할지도 몰ㄹ."
  "하지만 오빤 날 미워하지 않을 거야! 오바 마음에 안들게 하지 않을게. 오빠한테 잘할 거야. 누구에게나 잘할거야. 정말 나 미워하지 않을 거지, 그치, 오빠?"
(P.247)



  한번은 필립이 책에서 눈을 떼고 벽난로를 쳐다보았다. 그는 호기심 많은 두 눈을 자신에게서 떼지 못하는 매기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필립은 털ㅇ리버의 여동생이 오빠와는 달리 아주 귀여고 착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에게도 여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그녀으 까만 논동자가 왜 동물로 변해 버린 공주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는지 그는 궁금했다. 충족되지 못한 지식과 채워지지 않은 사랑을 바라는 갈망이 그녀의 눈에 가득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P.300)



  어른과 아이들이 순간적인 감정의 불꽃 속에 같이 결합되려면, 합금이 되는 금속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열이 사라지면서 그들은 반드시 산산조각으로 흩어질 것이다.
(P.312)



  내가 일자리를 구해 주었으면 하겠지. 그래, 그걸 탓하진 않겠어. 뭔가 널 위해 해봐야겠는데, 요즘 절은이들은 잘살면서 힘든 일은 하려고 하지도 않잖아. 걷기도 전에 뛸 생각은 금물이라고, 그러니까 네가 현제 어떠 사람인지 알아야 해. 나이는 열여섯 살 소년에, 뭐 하나 제대로 익힌 게 없어. 너 같은 일꾼은 얼마든지 있다고. 마치 슬데없이 쌓인 자갈처럼 말이야.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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