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서가
신순옥 / 북아비북 / 276쪽
(2015. 10. 15.)

 



  삶이란 본질적으로 다른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이 우리 안에서 그동안 불러일으켰고 거듭해서 불러일으키는 것을 종종 우리 자신으로 경험하며, 인간관계, 특히 사랑의 관계에서 가장 내밀한 자기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것이다.
(P.20)

 

 

  자녀를 강하고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가 많다. 이른 시기에 부모로부터 자녀를 부리시키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성장하는 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분리 과정에서 부모가 놓치기 쉬운 자녀가 겪을 수 있는 불행감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때로 무지랄 수밖에 없는 맹목적인 사랑의 이름으로, 자녀에게 모진 단계를 넘어 잔인한 수준의 양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일이다. 자녀가 주는 벌을 달게 받을지라도 벌 받는 기간이 길지 않게 하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
(P.54)

 


  시오리는 책을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한 권의 책은 그대로 한 권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시오리 친구는 책을 좋아하는 시오리를 이상하게 여기지만, 시오리는 책을 싫어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안 된다. 날이 좋은 날에도 도서관에 가야 하는 이유를 시오리는 이렇게 말한다. "읽고 싶은 책은 수없이 많다. 더구나 내가 책 한 권을 읽는 사이에도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새로운 책을 쓰고 있다. 비오는 날에만 책을 읽는다면 도저히 다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며 독자를 꼬드긴다.
(P.83)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야나기다 구니오 지음)의 저자는 살아가면서 그림책을 읽을 시기가 세 번 정도 찾아온다고 말한다. 아이였을 때, 아이를 기를 때, 그리고 인생 후반이되고 나서다.
(P.122)

 

 

  동화는 고통의 상실감은 마음속에 묻어둘 게 아니라 밖으로 드러내서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나도 그렇지만 부모들은 삶의 부정적인 요소가 자녀의 살멩 드리우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전염성이 강한 삶의 어두운 속성에 자녀가 물들지 않기를 바란다. 못 보고 못 듣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차단을 하기도 한다. 아이가 상실감 정도는 훌훌 털어버리고 밝고 꿋꿋하게 살아주길 바란다.
(P.2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