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 시대의 창 / 336쪽
(2014.10.03)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본론>에 대해 얘기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소리 하고 있다고 핀잔을 주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뭔지 아세요? 거꾸로 그 사람들에게 <자본론>이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모르는 사실에 대해서 매우 확신을 가지고 쉬대에 뒤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거죠.
(P.13)

 

 

  "왜 지금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알아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눈을 들어 세상을 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저 '자본주의'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나요? 만약 아름다워 보인다면 굳이 <자본론>을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일어나는 만은 문제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고 답답하다면, 그리고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여러분은 <자본론>을 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P.16)

 

 

  임금은 '노동의 대가'가 아닙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임금은 노동의 대가가 아닌 '노동력의 대가'라고 분명하게 구분지어 얘기합니다. 만약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면 빵 8개를 만든 노동자는 30,000원이 아니라 80,000원을 받아야 겠지요.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임금이라고 하는 것은 '노동력'의 가치입니다.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라는 것은 결국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 되는 것이지요.
  빵 만드는 노동자의 하루 8시간 노동 중ㅇ서 3시간만이 자신을 위한 노동이고 나머지 5시간은 자본가를 위한 노동이라는 사실을 마르크스는 '잉여가치'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밝혀냈습니다. 자본가는 노동자가 생산한 잉여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노예주나 봉건 영주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자본가는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에 '이윤'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의 은폐된 착취구조입니다.
(P.88)

 

 

  마르크스는 기계가 문제라기보다는 기계를 '자본주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봤어요. 기계 자체는 생산력 발전을 통해 인류를 고통스러원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요. 하지만 기계를 자본주의적으로 사용하면, 즉 노동자의 '착취' 수단으로 사용하면 노동자는 오히려 기계의 부속품이 된 것처럼 옆에 붙어 단순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고 밤새 일할 수 있는 기계의 페이스에 맞춰 야근에 철야근무도 불사하게 되는 거죠. 마르크스는 숙련공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기계를 자본주의적으로 사용하는 '자본가'들에 대해 투쟁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P.127)

 

 

  마르크스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마르크스의 말대로 자본가로서의 '존재'가 자본가로서의 '의식'을 규정하게 되는 것이죠. 자본가로서의 삶은 자본가에게 노동자를 착취하도록 강요하고 환경을 파괴하도록 강요하고 오로지 돈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도록 강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벌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한 '존재'의 규정 속에서 자본가의 '의식'이 형성되지요.
  물론 착한 자본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시장의 경쟁을 이기고 성공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우연히 한 명의 자본가가 '착할' 수는 있어도 자본가 계급 일반이 '착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인 것죠. 그래서 저는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란 결국에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P.210)

 

 

  저도 <자본론>을 공부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보면서 이해가 안 가는 점들이 많았거든요.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항상 가난할까? 왜 이렇게 돈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갈까? 사람이 사는 사회란 원래 이렇게 돼먹은 걸까? 이런 제 마음 속의 질문들이 <자본론>을 통해서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왜 마르크스를 천재라고 하는지, 왜 <자본란>이 필독서로 얘기되는지를 알 것 같아요.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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