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토마스 홉스 / 신재일(옮긴이) / 서해문집 / 264쪽
(2014. 06. 16.)
인간의 기술은 자연 중에서도 가장 이성적이고 훌륭한 창작품인 인간을 모방하기에 이르렀다. 바야흐로 인간은 국가라 불리는 위대한 리바이어던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리바이어던이란 인조인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자연인보다 크고 강하며, 자연인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국가의 통치권은 몸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인공적인 '혼'이며, 행정부와 사법부의 관리들은 인공적인 '관절'이다. 그리고 보상이나 처벌은 '신경'이로, 모든 관절과 기관을 국가 통치자의 지위에 묶어서 각자의 의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모든 구성원의 부와 재산은 모여서 '힘(국력)'이 된다. 그리고 구성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임무'가 된다 조언자들은 '기억'에 해당하는데 인조인간이 잘 알고 있어야 할 모든 일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형평과 법은 인공적인 '이성'이자 '의지'다. 평화는 '건강'이요, 선동은 '질병'이며, 내란은 '죽음'이다. 마지막으로, 이 정치공동체의 각 부분이 처음 만들어직 결합되고 하나가 되게 한 협정과 약속은, 우주를 창조할 때 신이 말씀하신 "이제 사람을 창조하자."라는 명령과 닮은 것이라 할 수 있다.
(P. 18)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동반할 때 욕망은 '희망'이라 부르고,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동반하지 않을 때에는 '절망'이라 부른다. 어떤 대상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동반된 혐오는 '공포'라 부르며,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해로움이와도 저항을 통해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동반할 때 혐오는 '용기'라 부른다.'
항상 변하지 않는 희망은 우리 자신에 대한 '신뢰'이며, 항상 변하지 않는 절망은 우리 자신에 대한 '불신'이다.
(P. 54)
자연은 인간을 육체적·정신적으로 평등하게 창조했다. 비록 때때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신체적으로 더 강인하다거나 정신적으로 더 기민하다 할지라도,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인간들 사이의 차이점은 그다지 크지 않다. 왜냐하면 신체의 강인함이란 면에서 볼 때, 가장 약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음모를 꾸미거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다름 사람들과 연대하면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자를 죽이기에 충분함 힘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가 보기에 정신적 능력의 경우 육체의 힘보다 더 평등하다. 분별력이란 것은 경험과 다를 바 없고, 경험은(모두 다 똑같이 집중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부여되기 때문이다.
(P. 93)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 국가로의이행을 사회계약으로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면서 이기적 욕망과 더불어 이성의 역할도 설명한다. 인간은 자신의 이해관계애 따라 자신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욕망은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일으키지만, 인간의 이성은 평화를 이끌어 준다.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 태어난다. 그러나 아무리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 하더라도, 각자 자신의 힘만으로는 그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천부의 자연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연권으로 프기하고 사회계약을 체결해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그 국가의 절대적 힘에 의존하는 방법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홉스의 사회계약은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맺어진 것이다.
(P. 118)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격을 대표할 수 있는 권리를 어떤 사람 혹은 합의체에 주자고 의견을 모으고 계약을 맺었다면, 그 계약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든 사람은 그 사람 혹은 그 합의체의 모든 행동과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야만 한다.그래야만 그들이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고, 타인의 침약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국가를 설립함으로써,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 통치권이 부여된 사람의 모든 권리와 능력이 나오는 것이다.
(P. 125)
인간은 자유라는 허울 좋은 이름에 현혹되기 쉽다. 그리고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적인 권리를 자신들의 개인적인 상속 재산과 천부적인 권리라고 오해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이 주제에 관한 저술에서 명성이 높은 사람들의 권위가 이와 같은 오류를 뒷받침하게 될 때, 그로 인해 반란이나 정치적 변혁이 초래된다 할지라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P. 149)
통치자에 대한 백성의 의무는 통치자의 힘이 지속적으로 백성을 보호할 수 있을 때까지만 유지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 이외의 그 누구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경우, 스스로를 보호할 선천적인 권리는 그 어떤 계약의 의해서도 폐기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치권은 국가의 영혼이며, 백성이 통치권에 복종하는 이유는 보호를 받고자 함이다.
(P. 151)
백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층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재판을 행해야 한다. 상층계급 사람들에 대한 편파성은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을 초래하는데, 우선 죄의 면제는 오만을 낳고, 오만은 증오를 낳는다. 그리고 이 증오는 국가의 파멸을 초래하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억압적이고 오만불손한 상층계급을 타도하려는 노력을 낳게 된다.
(P.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