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라처드 바크 / 류시화 / 현문미디어 / 105쪽
(2014. 03. 17.)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고, 그는 달빛을 받으며 바다 위를 흘러다니고 있었다. 찢어진 날개는 납덩이처럼 무거웠다. 그러나 실패의 중압감이 더욱 무겁게 등을 내리눌렀다. 그는 마음이 약해져서, 이대로 그 무게가 자신을 부드럽게 바다 밑바닥으로 끌어내려 모든 것이 끝나 버렸으면 하고 바랐다.
  그가 물에 잠겨 떠다니고 있을때, 낯설고 공허한 어떤 목소리가 그의 안에서 울려왔다.
  '어쩔 도리가 없다. 난 한 마리의 갈매기일 뿐이다. 난 나의 본성에 의해 한계를 지니고 있다. 만일 내가 나는 것에 대해 그토록 많은 걸 배우도록 태어났다면, 난 머릿속에 바다 지도를 갖고 있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더 빨리 날도록 태어났다면, 매의 짧은 날개를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물고기 대신 생쥐를 먹고 살았을 것이다. 아버지 말씀이 옳았다. 이 어리석음을 잊어야만 한다. 갈매기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가련하고 능력의 한계를 지난 한 마리 갈매기로서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에 만족해야 한다.'
(P. 18)

 

 


  조나단 시걸이 해변의 갈매기떼에게로 돌아왔을 때는 밤 깊은 시각이었다. 그는 머리가 어지럽고 몹시 피곤했다. 그럼에도 그는 기쁨에 넘쳐 둥글게 원을 그리며 착륙을 하면서 땅에 닿기 직전에는 한 바퀴 공중 회전을 했다. 다른 갈매기들이 그의 한계 돌파에 대해 듣는다면 모두들 기뻐서 날뛸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제 삶에는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게 되었는가! 하찮은 먹이를 얻기 위해 끝없이 고기잡이 배와 해변 사이를 단조롭게 오가는 대신, 삶의 이유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무지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우리 자신이 탁월하고 지성적이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존재임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가 있다! 나는 법을 배울 수가 있다!
(P. 31)

 

 
  한때 그가 갈매기 전체를 위해 소망했던 것을 이제 그는 그 자신만을 위해 획득했다. 그는 나는 법을 배웠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치러야 했던 대가를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조나단 시걸은 지루함과 두려움과 분노가 갈매기의 삶을 그토록 짧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것들을 자신의 생각에서 사라지게 함으로써 참으로 길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
(P. 44)

 

 
  그는 매우 단순한 것을 말했다. 즉 나는 것은 갈매기의 권리라는 것, 자유는 모든 존재의 진정한 본질이라는 것, 그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것이 종교적인 의식이든 미신이든 어떤 형태의 제약이든 깨부수어야 한다는 것을.
  "깨부수라구요?"
  무리들로부터 한 목소리가 말했다.
  "갈매기떼의 법이라 할지라도요?"
  조나단이 말했다.
  "단 하나의 진정한 법은 자유로 인도하는 법이다. 그 밖의 다른 어떤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P. 88)

 

 
  "사랑하는 플래처, 그대 눈이 그대에게 말하는 것을 믿지 말라. 그것들이 보여주는 것은 모두 한계가 있다. 그대의 이해를 통해 바라보고, 그대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라. 그러면 그대는 나는 밥을 알게 되리라."
  가물거리던 빛이 멈추었다. 조나단 시걸은 텅빈 허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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