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호메로스 / 천병희 / 숲 / 672쪽
(2013. 10.13.)

 

 

호메로스는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를 직접 창조하지는 않았다 예전부터 구전 되오던 얘기들을 한데 모아 엮었을 뿐이다
하지만 호메로스의 독창성은 그러한 전통들을 주어진 그대로 엮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에 맞춰 어느 한 부분이 빠지거나 자리바뀜할 경우 전체가 무너질만큼 꼭 필요한 부분을 골라 적절히 배열하는 플롯에 있다.
이러한 짜임새있는 플롯으로 오뒷세우스는 일련의 서사적 사건들을 나열한 단순한 서사시들과는 다른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칭송 받는것 같다

 


  아이기스토스를 떠올리며 제우스는 신들 사이에서 말했다.
  "아아, 인간들은 걸핏하면 신들을 탓하곤 하지요. 그들은 재망이 우리에게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 자신의 못된 짓으로 정해진 몫 이상의 고통을 당하는 것이오. 아이기스토스만 하더라도 귀향하던 아트레우스의 아들을 죽이고 정해진 몫을 넘어 아가멤논의 아내와 결혼가지 했소! 그것이 자신의 갑작스런 파멸이 될 줄 알면서도 말이오. 우리는 훌륭한 정탐꾼인 아르고스의 살해자 헤르메스를 보내 오레스테스가 성년이 되어 고향 땅을 그리워하게 되면 아트레우스의 아들을 살해한 데 대해 복수하게 될 것이니 그를 죽이지도, 그의 아내에게 구혼하지도 말라고 미리 일러주었소. 하지만 이런 호의적인 말로도 헤르메스는 아이기스토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고, 아이기스토스는 결국 모든 것을 다 잃고 말았소."
(p. 24 / 제1권 31~43)



  '너는 내게 자진하여 그것을 한 잔 더 주고 네 이름을 말하라. 지금 당장. 그러면 나는 너를 기쁘게 해줄 선물을 주겠다. 물론 퀴클롭스들에게도 풍요한 대지는 거대한 포도송이의 포도주를 가져다주고 제우스의 비가 그것을 자라게 해주지만 네가 준 이것이야말로 가히 암브로시아요, 넥타르로다.'
  '퀴클롭스, 그대는 내 유명한 이름을 물었던가요? 그대에게 내 이름을 말할테니 그대는 약속대로 내게 접대 선물을 주시오. 내 이름은 '아무도아니'요. 사람들은 나를 '아무도아니'라고 부르지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자는 즉시 비정하게 내게 대답했소.
  '나는 전우들 중에서 맨 나중에 '아무도아니'를 먹고 다른 자들을 먼저 먹겠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줄 접대 선물이다.'
 (p. 205 / 제9권 355~370)



"나그네여! 지금 그대는 잠시 전과는 달라 보이시오.
옷도 다른 것들을 입고 있고 피부색도 다른 걸요.
그대는 틸림없이 넓은 하늘에 사시는 신들 중에 한 분이신 것 같아요.
자비를 베푸소소! 저희는 그대에게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제물들과
훌륭하게 만든 황금 선물들을 바치겠나이다.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참을성 많은 오뒷세우스가 그에게 대답했다.
"나는 신이 아니다. 왜 너는 나를 불사신으로 여기느냐?
나는 네가 그를 위해 신음하고 많은 고통을 당하고
남자들의 행패를 감수했던 네 아버지니라!"
이렇게 말학 그가 아들에게 입 맞추자 눈물이 두 볼에서
땅으로 흘러내렸다. 그가 늘 억제하던 눈물이었다.
(p. 356 / 제16권 181~189)



난 페넬로페를 위해 그리고 그대를 위해 그대의 발을
씻겨드리겠어요. 나는 그대가 염려되어 가슴이 두근거려요.
자, 그대는 이제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들으세요.
고생에 찌든 나그네들이 지금까지 수없이 이곳에 왔지만
그대처럼 그렇게 체격과 목소리와 발이 오뒷세우스를
닮은 사람을 나는 여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듯해요.
(p. 428 / 제18권 376~381)



그러자 빛나는 눈의 아테네가 오뒷세우스에게 말했다.
"제우스의 후손 라에르테스의 아들이여,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여!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리는 크로노스의 아드님 제우스께서 그대에게 노하시지
않도록 이제 그만하고 만인에게 공통된 전쟁의 다툼을 그치도록 하라."
  아테네가 이렇게 말하자 그는 흔쾌히 복종했다.
그러자 아이기스를 가진 제우스의 딸 팔라스 아테네가
마침내 앙편이 서로 맹약을 맺게 하니
그녀는 생김새와 목소리가 맨토르와 같았다.
(p. 532 / 제24권 54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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