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1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박상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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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1
조반니 보카치오 / 박상진 / 민음사 / 488쪽
(2013. 09. 15.)

 

 

서양 중세 신의 겉옷 뒤에 숨어 있었던 인간들의 자연스러운 욕망의 이야기들을 열흘동안 백개의 이야기들로 풀어놓은 작품

 

 

  여자는 섬세해서 자기 운명을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운명에 휘둘린 여자들을 어떤 식으로든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사랑에 빠진 그들이 구원을 받고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백 편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사랑에 빠지지 않은 여자들이야 바느질을 하거나 물레를 돌리거나 실을 감는 것으로도 충분하겠지만요. 이 이야기들은 신화나 우화, 역사 이야기라고 해도 좋습니다.
(p. 18)

 

 

  죽음을 피하듯 다른 사람들의 무절제한 사례들을 피하고, 여러분 각자가 몇 채씩 갖고 있는 시골 별장으로 가서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는거예요. 그리하여 그곳에서 이성의 경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 쾌락을 맛보자는 것이지요.
(p. 37)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우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얘기를 나누느냐에 대해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여자건 남자건 몇마디 우아한 짧은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를 주려다가, 자기 힘과 상대방의 힘을 제대로측정하지 못한 탓에 상대방에게 주었다고 생각한 무안이 자기한테 되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여러분은 자신을 잘 살피세요.
(p. 120)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릅니다. 흔히 부자가 되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하느님께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곤 합니다. 고난과 위험에 맞서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으면서요. 그런데 정작 부자가 되고 나면 부자가 되기 전에는 자기 생활을 누리며 살던 사람들이 그 막대한 유산 때문에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는 이제야 최고의 행복을 얻었다고 여기지만, 그 행복은 자기도 이미 충분히 보고 들은 대로 끝없는 두려움과 공포로 물들어 있습니다. 육체의 힘과 아름다움, 또 장신구에 대한 열망이 큰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 역시 잘못된 욕망이 죽음과 불행의 원인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기도 한답니다.
(p. 222)

 

 

  인간의 욕망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어떤 인간도 운명적인 사건과 아무 상관없이 하나의 욕망을 완벽한 믿음으로 골라낼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옳은 행동을 하고 싶다면, 우리가 무얼 필요로 하는지 홀로 아시고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실 수 있는 구분께서 우리에게 선물하신 것을 잘 받아들여 간직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여러가지 욕망 때문에 죄를 짓지만 여러분처럼 우아한 여자들은 오직 한 가지, 즉 아름다워지려는 욕망 때문에 죄를 짓게 됩니다. 타고난 아름다움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엄청난 기교를 부리는 것이지요.
(p. 222)

 

 

  세상에는 몰라도 되는 일을 알아내거나 듣고서 이를 떠벌리고 싶어 하는 덜떨어진 사람들이 있지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감추어진 잘못을 들춰내면서 그 사람들이 한없이 되새기게 될 부끄러움을 덜어 주었다고 믿는 겁니다.
(p. 340)

 

 

  자기는 똑똑하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그들은 남을 조롱했다고 믿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오히려 남에게 조롱받았음을 알게 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따라서 저는 쓸데없이 남의 재능을 시험하는 행동은 완전히 바보짓이라고 생각해요.
(p.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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