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
김의기 / 다른세상 / 360쪽

(2013.04.19.)

 

 

* 나의 고전읽기의 시작이 되어 준 책

* 저자가 읽은 대표적인 고전 30권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가 추천하는 서양고전 100권의 목록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나는 독서광이다. 평생 책을 읽고 살아왔다. 아니, 책만 읽고 살아왔다. 한평생 내 뒤통수만 보고 살아온 아내는 그런 나를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언젠가 그놈의 책들을 마당에 쌓아놓고 불을 지를 날이 오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새 책을 읽으면 새 애인을 만나는 것 같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옛 애인을 만나는 것 같다.
  이는 내가 항상 주장하는 지론인데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30년간 기술한 나의 독서 노트다. 업무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진한 커피 향처럼 은은하고 깊은 맛이 나는 책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들을 선정하여 내 느낌을 가볍고 경쾌하게 서술하였다.
(p. 9)

 

 

  작가는 자신이 받은 감동을 독자와 나누기 위해 책을 쓴다. 감동을 가슴에 묻어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감동을 독자와 나누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문장 한 줄 한 줄에는 작가가 발견한 놀라운 세계가, 단어 하나하나에는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작가의 환희가 숨어 있다. 작가는 가능하면 보다 큰 감동으로 독자에게 다가가기를 원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의 작가들은 모두 큰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p. 10)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고전으로 분류되는 책들이다. 모두가 잘난 책들이다. 밤하늘에 가득 찬 별들이 잔칫상을 차려놓고 내가 제일 예쁘다. 내가 제일 밝다, 내가 제일 별빛이 곱다고 소리치며 싸우는 것 같다. 저마다 내가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양보 없이 사우고 있다. 내가 제일 재미있다, 내가 제일 감동을 준다, 날 좀 보세요
(p. 11)

 

 

  필자가 다양한 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눈은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들은 생각하는 눈을 가졌다.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 말을 들으면 그 말이 그 사람의 내부로 들어가서 한 바퀴 회전하는 것을 느낀다. 책을 읽는 이들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들은 책 속에서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보고,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들이다. 이들과는 오래도록 무슨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다.
(p. 11)

 

 

  사르트르는 ‘인간은 미래를 향해 자신을 내던지는 존재’라고 말했다. 인간의 운명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 미래를 계획하고 창조해야 한다. 미래는 도달하기 어려운 먼 곳이 아니다.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져라. 그리고 도달하라.
(p. 14)

 

 

  이 서른 권의 책과 문장들은 나의 내부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이 책과 문장들은 나를 만들었고, 나의 삶을 규정하고 있다. 나는 이 책들과 끝없이 논쟁하며 나를 키워갔다. 이 책들을 다시 읽을 때마다 작가가 만든 비밀의 세계를 하나씩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들은 원래 작가의 것이지만 내 안에서 살고 내안에서 춤추며 나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을 지탱해 온 힘이었다.
(p.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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