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 박시영 / 민음사

(2011.10.12.)


악의 원인이 무엇인지 놈들들이 발톱을 물어뜯으면서 연구한다는
말은 나를 웃게 만들지. 선의 원인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왜 그 반대쪽이냐고.
만일 인간이 착하다면 그건 지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난 그런 기쁨을 방해할 생각이 없어. 그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야. 난 그 반대쪽 더 두둔하겠지만 말이야. 더
욱이 악이란 자기 자신이 유일한 존재, 즉 혼자로서의 너
도는 내가 책임지는 것이고, 이때 자아란 하날님 또는 신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그건 신의 커다란 자랑거리이자 기쁨인거야. 그러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악이란 있을 수가 없지. 무슨 말인가 하면 정부 놈들이나
재판관들 또는 학교의 접장들은 인간의 본 모습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악을 용납할 수 없는 거야
(P.51-52)

 

착하게 되는 것이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
착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수도 있어. 말하고 보니 자기모순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 일 때문에 며칠 동안 잠 못 들어 할 거야.
신은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신은 선 그 자체와 선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원하시는 걸까?
어떤 의미에서는 악을 선택하는 사람이 강요된 선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
(P.114)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청춘은 가버려야만 해, 암 그렇지.
그러나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는 짐승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아니, 그건 딱히 짐승이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쬐그만 인형과도 같은 거야.
양철과 스프링 장치로 만들어지고 바깥에 태엽 감는 손잡이가 있어
태엽을 끼리릭 끼리릭 감았다 놓으면 걸어가는 그런 인형.
일직선으로 걸어가다가 주변의 것들에 꽝꽝 부딪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청춘이라는 건 그런 쬐끄만 기계 중의
하나와 같은 거야
(P.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