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간
김동식 / 요다 / 356쪽
(2018.3.24.)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어떻게 될까?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저 배고픔을 느끼는 몸뚱이 하나만 남을 뿐.
(P.12)


  
  인조인간으로 밝히진다고 해서 그가 죽는 건 아니었다. 어던 가로 끌려가 김금되거나, 살아오며 모아온 재산을 압수당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정말로 무서운 한 가지는 바로 인간들의 차별이었다.
  그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고, 쉽게 웃음거리와 가십거리가 되었으며, 어딜 가나 못마땅한 눈초리와 형편없는 대우를 받았다.
  인조인간이란 이유만으로 아프더라도 일반 병원에 갈 수 없었고 일방적 이혼 사유로 인정되었으며, 투표권 또한 박탈당했다.
가령 성폭행범이 피해자가 인조인간이리는 사실을 밝히내어 감형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인조인긴을 죽이는 범죄는 살인이라 불리지도 않았다. 유사 인간형 실해라 불리며 형량을 달리했다.
  현 세계의 인간들에게 있어, 본인이 인조인간이라고 밝혀지는 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다.
(P.46)



  시민들은 작은 차별에도 크게 분노했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부는 시스템으로, 법적으로 최대한 지원했다. 언론들은 연신 고쳐야 할 차별을 뉴스로 내보냈다.
지금의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무엇이든 차별을 하는 것들은 희대의 몰상식한 것들이고, 매장당해 마땅한 것들이었다.
그러자,
“뭐야? 가능하잖아?”
  세상에 모든 차별이 사라졌다. 사람들 스스로도 놀랐다. 세상에서 차별을 없애는 게 가능했다니?
  시간이 흘러 신인류 아이들이 자라난 뒤에도, 아이들의 여섯 손가락을 놀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 스스로도 창피해하지 않았다.
그냥 별것 아닌 당연한 일이었다.
(P.94)



  “1년 뒤에 세상이 망할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살 필오가 있나?”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일하던 사람들, 모욕을 참아가며 굽신 거리던 사람들, 현실에 부딪혀 하기 싫은 일을 하던 사람들, 모두가 그만뒀다. 여행을 떠나고, 하고 싶었던 것을 하고, 쉬고 싶은 만큼 쉬었다 일하는 사람이 없으니 물가가 치솟았지만, 그만큼 사람의 가치도 치솟았다. 일하는 사림만큼 귀한 사람은 없었다. 그동안 쌓이둔 걸 놓을 수 없었던 기업들은 어떻게든 기업을 유지하고 싶어 했지만, 예전과 같은 대우로는 절대 사람들을 붙잡을 수 없었다. 직원을 하늘같이 여기며 모셔야 할 지경이었다.
(P.136)

​​

  그동안 권력과 부를 독점한 사람들은 먹이사슬 상위권에 존재하고 있었다. 사회를 정글로 보자면 목숨을 잃을 위험이 현저하게 낮았었다.
  하지만 이제 목숨의 값이 평등해졌다. 돈 한 푼 없는 노숙자 한 명이 죽는 것으로 수백억 부자가 죽을지도 모르는 세상이었다. 어쩌면 상대적으로 가진 지들이 그러지 못한 자들보다 훨씬 더 떨었는지도 모른다.
유명 인사들의 급사가 몇 번 일어나자,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곳간을 풀었다. 그 돈은 모두 사회안전망을 위해 투자되었다.
(P.2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