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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모나는 아빠를 사랑해 - 세계현대아동문학선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정회성 옮김 / 지경사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마이리뷰를 쓴다. 꼭 이책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니었지만 도서관에 반납할 책 무더기 속의 이 책이 유난히 눈에 띈 건 이유가 있어서 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 밑으로는 여동생이 하나 더있다. 나와 6살 차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내 오해인지 아빠와 나보다는 아빠와 내 동생이 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물론 그 시간만큼 나와 엄마가 보내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레모나 역시 둘째 딸이라서 일까? 아니면 사춘기인 레모나의 언니 비저스는 엄마와 더 가깝고, 레모나는 아빠와 더 가까운 모습이 내 눈에만 보이는 걸까? 책을 펼치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레모나와 아빠의 모습들은 인정하기는 싫지만 많이 부러웠다.
아빠가 내가 원하는 아빠의 모습과 다른 점이 있듯이, 나도 아빠가 원하는 딸의 모습과는 다른 점 많다는 거 알면서도 자꾸 아빠만 탓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아빠가 동생을 혼내시는 건 지극히 평범한 것처럼 보는데, 내게 꾸지람 한마디라도 하시면 얼굴을 붉힌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었는데, 동생이 어리니까 보호를 나보다 더 받는 건 당연한데 말이다.
래모나의 아빠는 실직을 당하고,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다. 우리 아빠가 이런 상태라면 난 어떻게 했을까? 아마 아빠를 탓했을 것이다. 레모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 아빠에게 대들거나 기분을 악화시키지는 않았다.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광고 속의 어린이가 되어보기도 했고, 금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아마, 레모나가 좀더 나이가 많았었더라면 아르바이트까지 하려고 했을 것이다.
레모나의 아빠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아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많이 다르다. 보통 실직자들과는 달리 집안일에도 착실하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돌리지 않는다. 이건 내가 아빠에게 바라는 점이기도 하다. 마이리뷰에 가족 이야기를 쓰는게 처음이라서 이런걸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리뷰를 쓰는 동안 코 끝이 시린걸 느낀다. 이런 아빠라면, 이런 딸이라면, 한 번 되볼만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