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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먼 집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118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4월
평점 :
밤마다 보았다. 밤마다는 아니고 밤에, 주로.
그녀의 언어는 추근덕거리지 않으면서, 할 말은 다 해버려서, 시집 해설에서는 '무망(無望)'이라 하였다. 무망이라, 아득하다거나 아찔하다거나 하는 그런 표현이 비속하리만치 그녀의 시집은 속살거리고, 속살대는 시어들이 저기 숨어서, 한 세상의 마음을 말하는구나. 마음을 말로 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말이 되나. 마음이 말이 되는 것이 맞지만, 마음은 늘 아득하고 우우거리기만 하는데, 그 우우 거리는 벙어리 같은 마음을 말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아픔이나 실연이나 봄이나 빛 같은 것들이 다 거기 한데 뭉뚱그려져, 온다. 신기하기 짝이 없다.
2012년
2월 24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