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의 꾀죄죄한 외모나 비위생적인 식사법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이기적인 생각때문입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서 뭐 대단하게 살지도 못하면서 혼자 모든 세상 다 살아 봤다는 듯이 구는 그들에게 도저히 정내미가 떨어져 볼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집에 케이블티비가 나오지 않기에 자주 보지는 않지만 워낙 이곳 저곳에 틀어져 있으니 가끔 보이는 장면만으로 제가 속단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여기 그들의 공간을 부러워하며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수준에 맞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작가님이 계십니다. 김정운 작가님이 교수님이던 시절부터 TV에 나오는 모습도 좋아했고(조영남작가님과의 캐미가 좋았지요) 책도 거의 읽어 봤을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셨다면 식사정도도 우아하게 본인이 해드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석양지는 바다를 마주한채 그림을 그리고 책으로 덮인 벽면을 등에 지고 글을 쓰시는 모습도 좋지만 스스로 쌀을 씻어 밥을 지어 먹는 모습도 그 공간에서 스스로 그려내시길 바랍니다.
가끔 혼자 가는 해외여행에 대해 엄마가 "혼자가면 무슨 재미니? 가서 어떻게 다니려고?"하는 질문 속에 "나도 같이 가고 싶구나."라는 눈치를 애써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엄마랑은 시간을 맞추기 어려우니까, 엄마랑은 취향이 다르니까 라며 구차한 변명을 해왔지만 누구보다도 잘 맞춰 보아야 할 사람이었던 것틀 모른 척 해버린 게 부끄럽습니다.
일반인이 흥미위주로 읽기에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니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약이 탄생한 배경들을 이야기로 풀어 주신 점과 이러한 책을 쓰려면 많은 문헌을 찾아 보셨을 텐데 그 노력이 무척 감사합니다. 다만 문장력이 좋았다면 더 쉽게 읽히는 책이 되었을 듯 한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