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모피코트를 입은 마돈나"가 떠올랐습니다. 같은 나라의 작가라서 그런지 문체의 분위기나 줄거리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젬은 한때 사랑했던 빨강머리의 여인을 금방 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만 라이프는 평생 마돈나를 그리워하며 스스로를 가두어 버리는 삶을 택했지요. 또한 읽는 내내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로 글을 풀어나간 면에서는 햄릿을 재구성한 '솔라'가 떠올랐습니다. 이렇듯 여기저기서 본듯한 이야기가 계속되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글은 저에게 그저 평범한 소설로 읽혔습니다.
그저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니 호기심으로 읽게 된 그의 이야기는 그가 굉장한 인격자도, 최고의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도 아님을 알게되는 책이었습니다.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하고 그 일을 함께 하는 자신의 동료들을 아끼는 그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부딪히는 것이 너무 많아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안타까운 의사일 뿐이었습니다.
글로 읽는데도 선생님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해야 하거나 이 사람을 그만 보고 싶다는 기분이 느껴질 때면 뾰루퉁해진 아이느낌이 전해져서 약간의 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피천득선생님과의 대화에서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소녀같으신지요? 내년에는 박완서 선생님의 글들을 차곡차곡 읽어봐야겠습니다.
“나를 믿지 않는 자들은 나를 부정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고, 나를 믿는 자들은 나를 이용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구나” 예전에 어디선가 들은 글귀인데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습니다.호기심가는 소재였고 동의하는 내용이었으나 명색이 소설인데 특별한 줄거리없이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읽는 내내 무척 지루했습니다. 요즘엔 교회가 대형화되고 기업화되면서 많은 문제들이 생겨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그런 와중에 이러한 책을 쓰신 작가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교회 내부적 문제뿐 아니라 세금문제나 정치적 문제도 다루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버스 운전기사의 감상이 아니라 운전기사를 위한 승객의 에티켓 가이드 같은 내용이 읽기 불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