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나오는 길에 누군가 읽다가 두고 간 책을 보고 그자리에서 서서 읽어버렸습니다. 세상사람들이 신데렐라 이야기만 들어 억울하게 된 새엄마 이야기이지요.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기는 하지만 못말리는 수다쟁이 신데렐라가 결혼해버려 새엄마와 언니들도 행복해졌다는 해피엔딩입니다.
너무 가벼운 이야기라고 할 수 도 있고, 잡지에 연재된 글을 모아 책을 내었으니 성의없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이 나오자 마자 읽게 되는 것이 바로 그의 힘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렇게 티셔츠를 모아서 술술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요? 겨우 190페이지에 그림이 반정도인 책이지만 하루키만의 경쾌한 에세이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함께 실린 티셔츠도 모두 무척이나 이쁘구요.일본출간 즈음에 맞추어 유니클로에서 하루키의 책을 주제로 한 기념티셔츠를 판매하였지요. 직구까지 해서 사려고 장바구니에 한껏 담아두었지만 결국 구입하지는 못했습니다. 하루키는 좋아하지만 유니클로는 도저히 정이 안가네요. 대신 유니클로에서 발행되는 잡지에 수록된 하루키의 인터뷰는 즐겁게 읽었습니다. https://www.uniqlo.com/kr/ko/lifewear-magazine/haruki-murakami/
몇년 전에 병원에서 우연히 국민학교 동창을 보았습니다. 좀 멀찌감치 스쳐 지나갔기에 그녀는 저를 못보았지요. 그 아이는 국민학교 때부터 키가 엄청 커서 남자아이를 포함해도 전 학년에서 제일 큰 아이였고 공부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앨범을 보면 그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지요. 그렇게 스쳐 지나간 며칠 후 그 친구가 췌장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몇개월 후에는 그 친구가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니 구리하라선생의 대단한 仁術에는 사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코웃음이 났지만 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병원을 소재로 한 많은 드라마나 책이 비슷하지만 아주 그냥 의사가 환자를 위해 뭐 대단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모습만 보여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런 이상적인 의사선생님이 어딘가에 계시겠지만 제가 병원에 다니는 동안에는 만나 본 적이 없네요. 그저 아름다운 소설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요즘 독자의 수준을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의학용어나 약어 정도에는 주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얼마전 읽은 권남희번역가님의 책을 보니 주석을 쓰는 것도 작가의 재량이고 능력이라고 하시던데( 작가님의 책을 이렇게 태클 거는 데 이용해서 죄송합니다) ERCP나 FDG, EUS-FNA, PMX등의 뜻을 간단하게라도 알려주셨으면 읽기가 더 수월 했을 듯 합니다. 아무 설명 없는 ‘B Ⅱ 재건수술’이나 acept를 ‘억셉트’라고 옮겨진 부분은 읽기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정말 너무 유치하고 뻔한 감상이지만 전쟁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전쟁은 일으키는 사람 따로 피해보는 사람 따로인데더가 대부분 약한 사람들이 더 오래동안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를 빼앗기는 엄마의 표정과 낯선 곳에 있는 소녀의 얼굴은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