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닮은 사람
정소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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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을 그다지 즐겨읽는 편은 아닌데 최근 보기시작한 ‘너를 닮은 사람‘이라는 드라마가 너무 재미없어서도대체 어떤 원작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그 외의 소설들도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운 주인공이 확실하지도 않은 증거를 찾는 과정에서 불편한 사람과 함께 지내고, 원치 않는 사람과 마주하게 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거나 찾은 대상으로부터 외면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가족이거나 가족처럼지내온 사람들이었지요.
모든 결말이 마치 다음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매끄럽지 않은 방향으로 끝나지만 그러한 방식이 오히려 소설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도록 유지해 주었습니다.
단편이지만 모두 긴 시간을 거치고 있는 이야기라 장편소설이 된다면 흥미로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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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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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실이 정말로 같을까? 그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것만이 진실한 대화일까? 너는 그것을 어떻게 확신하지? 어떤사람은 수요일에서 바닐라 냄새를 맡고, 또 어떤 사람은 남들이 결코 구분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빨간색을 구분하지. 우리는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의 관점을 상상하지 못하겠지. 자신의수천 배나 되는 몸집을 가진 동물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진드기의 관점을 헤아려볼 수도 없겠지. 평생을 살아도 우리는 타인의 현실의 결에 완전히 접속하지 못할 거야. 모든 사람이 각자의 현실의 결을 갖고 있지. 만약 그렇게, 우리가 가진 현실의결이 모두 다르다면, 왜 그중 어떤 현실의 결만이 우세한 것으로 여겨져야 할까?"

"어차피 가면을 쓰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모르지요. 생각해보세요. 저는 지금 당신을 향해 웃고 있을까요? 아니면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어느 쪽이든, 그게 제 진심일까요?"
소은은 말문이 막혔다.
"가면이 우리에게 온 이후로 우리는 억지웃음을 지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면은 거짓 표정을 만들어내는 대신 서로에게진짜 다정함을 베풀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게 시몬 사람들이 여전히 가면을 쓰는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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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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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이 행성의 시간을 잠시 빌려 온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그날 밤 지하실로 저를 찾으러 온 사제는 바닥에 쓰러진 저와흩어진 기재들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곧장 알아차렸습니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같은 일들을 목격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사제님. 오브들이·제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오브들이 우리에게 시간을 나누어 준 거였어요. 그들이 잠든거예요. 스스로 멈추기를 선택한 거예요. 우리에게 삶을 주기 위해서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죠? 제 말은, 고작 이런 우리를 위해서……."
사제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침묵 끝에 사제는 제 어깨에조용히 손을 올렸습니다.
"그래, 너도 보았구나."
사제가 말했습니다.
"신도 금기도 없지. 오직 약속만이 있단다."
저는 바닥에 머리를 기대고 여전히 그 공간을 떠돌고 있는 목소리의 잔해를 들었습니다. 제가 평생을 지나도 이해할 수 없을어떤 결정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먼 우주에서 온 작은 존재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떼어 주기로 결정하는 마음이, 이 잠든 행성 벨라타 전체에 깃들어 있었어요. 저는 눈을 감고 그들을생각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그 오래된 협약을, 수백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지키고 있는 존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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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빈관 - 대한제국판 스파이 액숀
정명섭 지음 / 인디페이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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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네. 강한 자는 법을 무시하고, 약한 자는 법을 피할 생각을하고 있어.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법을 무시하기 때문에 나라의근본이 흔들리게 된 걸세. 힘이 있어도 법을 지켜야 하고, 법을 어기면 아무리 강하고 권세가 있는 자라고 해도 처벌받아야 하네. 그래야 나라가 유지될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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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피가 통해서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것인 만큼 가끔은 독이 되지요. 이번 비센야의 일도 아가씨께는 이야기가 독이 되어 버린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읽을거리라는 것은.

"살아 있는 인간에게서 이미 떠난 것이라 시들어있습니다. 어떻게 잘못된다고 한들 독이 되지 않고 해도 되지 않지요. 기분 전환에는 제격인 데다, 읽을거리를 통해서 지식이 늘면 배짱이 두둑해져서이야기가 독이 되기 힘들어지니 일석이조. 아니.
아니, 저는 장사를 하려는 속셈이 아닙니다, 읽을거리에는 정말로 효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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