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새로운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글마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조금씩 담겨 있는 것 같아 작가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이전 다른 작가들도 다루었던 성소수자, 국제결혼여성들의 이야기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써주시니 또 다른 감상을 민들어냅니다. 벌써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다음 책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복싱” 어떨까요?^^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책장이 휘리릭 넘겨지는 속도감도 없지만 천천히 한 페이지씩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주변과 단절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분이 몹시도 좋았습니다.
"독자에게 무엇이 작중 화자의 목소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견해는 아닌지를 알리는 건 내 일이 아니에요." 그 말만으로도 나는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서는 이해하지하는 것 같았다. "무슨 뜻인가요?" 그가 계속 물었지만 그녀는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가 말했다. "픽션 작가로서작가님의 일은 무엇인가요?" 그러자 그녀는 픽션 작가로서 자신의 일은 인간의 조건에 대해 알려주는 것,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시절에 마음이 더 여린 딸 베카가 내게 말했다. "엄마, 엄마가 소설을 쓸 때는 그 내용을 다시 쓸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와이십 년을 살았다면, 그리고 그것도 소설이라면, 그 소설은 다른사람과 절대 다시 쓸 수 없어요!" 그애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는? 그토록 어린 나이였음에도 그애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베카가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그애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너무나도 읽기 힘들었던 에세이를 덮고 이 책일 시작했더니 술술 넘어 갔습니다. 그의 가벼움 90프로와 진지함 10프로 모두가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아주 약간이라도 일상의 허영이 필요하다. 당신 역시 그럴 것이다. 배달 음식을 아라비아 핀란드 접시에 담아 먹는 당신도, 인스턴트커피를 웨지우드의 잔에따라 먹는 당신도, 유니클로 재킷에 에르메스의 스카프를두르는 당신도, 일상의 작은 허영이 주는 자기만족의 기쁨을 알 것이다. 그런 허영은 삶을 보다 부드럽게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작은 허영을 자신에게 허락하라.
만약 내 두뇌가 ‘인사이드 아웃‘이라면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의 뒤편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늙음이‘가 있을 것이다. 늙음이는 끝없이 경고한다."넌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화날 때도 까칠할 때도 소심할때도, 이젠 늙게 기쁘고 늙게 슬프고 늙게 화나고 늙게 까칠하고 늙게 소심할 것이다." 나는 머리를 탁 쳤다. 그리고 늙음이에게 경고했다."아직은 올 때가 아니다. 아직은 올 때가 아니다. 아직은아니다."
회사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아침거울을 보며 자신을 채찍질했던 자기 검열에 화가 났다. 나는 대체 왜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지 못하고 나이를 소환하며 옷차림을 검열한 걸까. 사십 대는 삼십 대처럼 입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유럽에 갈 때마다 나이보다 스무 살은어린 사람들이 입을 법한 옷을 입고 당당하게 길을 걷는 이르신들을 본다. 나 역시 그들처럼 젊게 입고 살고 싶다고생각했다.
기다리던 책이었는데 글이고 내용이고 전혀 눈에도 마음에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얀 것은 종이요 푸르스름한 것은 (네, 글씨는 푸르스름하게 인쇄되어 있었습니다)글씨라는 생각으로 마치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단어의 뜻과 문장의 깊이는 모른 채 그저 글만 읽었습니다. 결국 뒷부분의 1/5정도는 사선으로 읽었고 마지막 단편소설은 두장정도 읽고 책을 덮어 버렸습니다. 왜그랬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