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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 신경질적인 도시를 사랑하며 사는 법에 관하여
김도훈 지음 / 웨일북 / 2019년 3월
평점 :
너무나도 읽기 힘들었던 에세이를 덮고 이 책일 시작했더니 술술 넘어 갔습니다. 그의 가벼움 90프로와 진지함 10프로 모두가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아주 약간이라도 일상의 허영이 필요하다. 당신 역시 그럴 것이다. 배달 음식을 아라비아 핀란드 접시에 담아 먹는 당신도, 인스턴트커피를 웨지우드의 잔에따라 먹는 당신도, 유니클로 재킷에 에르메스의 스카프를두르는 당신도, 일상의 작은 허영이 주는 자기만족의 기쁨을 알 것이다. 그런 허영은 삶을 보다 부드럽게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작은 허영을 자신에게 허락하라.
만약 내 두뇌가 ‘인사이드 아웃‘이라면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의 뒤편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늙음이‘가 있을 것이다. 늙음이는 끝없이 경고한다. "넌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화날 때도 까칠할 때도 소심할때도, 이젠 늙게 기쁘고 늙게 슬프고 늙게 화나고 늙게 까칠하고 늙게 소심할 것이다." 나는 머리를 탁 쳤다. 그리고 늙음이에게 경고했다. "아직은 올 때가 아니다. 아직은 올 때가 아니다. 아직은아니다."
회사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아침거울을 보며 자신을 채찍질했던 자기 검열에 화가 났다. 나는 대체 왜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지 못하고 나이를 소환하며 옷차림을 검열한 걸까. 사십 대는 삼십 대처럼 입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유럽에 갈 때마다 나이보다 스무 살은어린 사람들이 입을 법한 옷을 입고 당당하게 길을 걷는 이르신들을 본다. 나 역시 그들처럼 젊게 입고 살고 싶다고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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