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루시 바턴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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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책장이 휘리릭 넘겨지는 속도감도 없지만 천천히 한 페이지씩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주변과 단절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분이 몹시도 좋았습니다.

"독자에게 무엇이 작중 화자의 목소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견해는 아닌지를 알리는 건 내 일이 아니에요." 그 말만으로도 나는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서는 이해하지하는 것 같았다. "무슨 뜻인가요?" 그가 계속 물었지만 그녀는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가 말했다. "픽션 작가로서작가님의 일은 무엇인가요?" 그러자 그녀는 픽션 작가로서 자신의 일은 인간의 조건에 대해 알려주는 것,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시절에 마음이 더 여린 딸 베카가 내게 말했다. "엄마, 엄마가 소설을 쓸 때는 그 내용을 다시 쓸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와이십 년을 살았다면, 그리고 그것도 소설이라면, 그 소설은 다른사람과 절대 다시 쓸 수 없어요!"
그애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는? 그토록 어린 나이였음에도 그애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베카가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그애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네 말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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