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정보없이 ‘한명’ 이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 너무 놀라고 슬퍼서 가슴이 얼얼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나마 무슨 내용인지 알았음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더군요.(사실 이미 내용을 알았기에 읽고 싶지 않은 마음마저 들었습니다.이런 소재의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일부러 보지 않을 정도입니다. ) 과연 이런 일이 겨우 몇십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믿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당한 사람은 아직 살아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고 저지른 사람은 별일 아니란 듯이 잊으라 말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라는 책을 보면 전쟁이라는 것이 대부분 남성위주로 이루어지지만 여자의 몸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남자로서의 전쟁상처는 훈장으로 여겨지지만 여자로서의 상처는 더 잔인한 모습으로 남으면서도 보여지지 않으며 들키지
않으려 애써야 하는 흉터로 남게 되지요.
그분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요? 다만 이제는 몸이라도 좀 편하게 계시길, 다음 생에서는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정도의 막연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읽는 내내 책속의 인물을 진심으로 위로하면서 같이 슬퍼 하면서 읽었지만 차마 이 소설에는 별점이라는 것을 메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의 별이, 다섯개의 별이 무슨 의미가 되는 걸까요? 그저 ‘조센삐’라는 것을, ‘삿쿠’라는 것을 몰랐던,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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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 윤종신 산문집
윤종신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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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등장하여 사춘기 소녀의 맘이 설레었습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또박또박한 발음은 여느 가수와는 달랐기에 금새 빠져들었고 학생때는 카세트테이프를, 스스로 돈을 벌면서는 CD를, 요즘엔 음원까지 구입해가며 듣는 몇 안되는 가수입니다. 이번 책은 그의 첫에세이니 당연히 읽었지요. 하지만 이런 글을 왜 쓰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사실 ‘인간 윤종신’을 알기위한 팬심으로 읽었는데 ‘작사가 윤종신’만을 써주셨더라구요. (비교는 죄송하지만 루시드폴이나 이석원의 에세이정도를 기대했었거든요)
책에서 말씀하시길 노래에는 각자만의 사연이 깃들어 자신의 노래가 되는데 요즘엔 뮤직비디오가 나와 모두 똑같은 화면을 연상하게 되어 아쉽다 하셨지요. 그런데 이렇게 어떤 배경으로 어떤 생각으로 작사를 하셨는지 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면 그 노래는 정말 듣는 사람의 것이 아닌 그저 ‘윤종신의 노래’ 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글이 이런식으로 가사에 대한 이야기라 앞의 몇 장을 읽고 나서는 무척 지루해 중간부터는 노래 가사는 건너 뛰고 글도 속독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다음엔 작사가가가 되기 위한 참고서를 써 주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합니다.
그리고 글을 읽다보니 말씀하실 때 보여주시는 위트가 전혀 없더군요. 물론 웃음기 빼고 쓴 글이라는 컨셉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단순한 글에 가끔 위트있는 내용이 있어야 읽는 사람도 책을 든 손이 경쾌해지고, 그런 부분이 윤종신이라는 사람에게 기대했던 면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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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는 간소하게
노석미 지음 / 사이행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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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부분적 자급과 충분한 자족의 삶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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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
이옥남 지음 / 양철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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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다 하기에도 단조롭다 하기에도 할머니의 일상은 너무나도 바쁩니다. 할머니가 하는 걱정은 단 두가지- 밭걱정과 자식걱정- 뿐인데 그 걱정들은 도무지 끝나지가 않습니다. 할머니에게 연필로 사각사각 손편지를 써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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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 오늘의 젊은 작가 8
김엄지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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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애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을 보다보면 김희성의 대사 중 ˝나는 무의미한 것들을 사랑한다오˝라는 대사가 귀에도 마음에도 쏙쏙 박힙니다. 사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거의 무의미하지 않나요? 공기를 사랑하고 밥을 사랑하고 흙을 사랑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음악을, 그림을, 인형을 사랑하는 사람이 흔할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소중하지만 인간으로서 행하는 생각과 행동이 모두 가치있는 일도 아니고 의미있는 일도 아니지요. 마치 실종된 a의 존재처럼 말이지요. 저는 a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그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마찬가지로 저역시 어느날 사라진다해도 a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주위의 몇 안되는 사람들이 잠깐 슬퍼하거나 아쉬워 할 뿐 세상은 저의 존재를 모르고 똑같이 돌아갈 테니까요.
그렇다면 제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서 아닌가요? 저는 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고 있을 뿐 이었습니다. E가 산을 오르고, 술을 마시고, 여행을 떠난 것도 다른 사람이 보기엔 한심하기도 무의미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만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서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낚시를 하는 백에게서도요... 무언가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사는 것 보다 자족의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상이고 인생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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