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정보없이 ‘한명’ 이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 너무 놀라고 슬퍼서 가슴이 얼얼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나마 무슨 내용인지 알았음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더군요.(사실 이미 내용을 알았기에 읽고 싶지 않은 마음마저 들었습니다.이런 소재의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일부러 보지 않을 정도입니다. ) 과연 이런 일이 겨우 몇십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믿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당한 사람은 아직 살아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고 저지른 사람은 별일 아니란 듯이 잊으라 말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라는 책을 보면 전쟁이라는 것이 대부분 남성위주로 이루어지지만 여자의 몸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남자로서의 전쟁상처는 훈장으로 여겨지지만 여자로서의 상처는 더 잔인한 모습으로 남으면서도 보여지지 않으며 들키지
않으려 애써야 하는 흉터로 남게 되지요.
그분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요? 다만 이제는 몸이라도 좀 편하게 계시길, 다음 생에서는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정도의 막연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읽는 내내 책속의 인물을 진심으로 위로하면서 같이 슬퍼 하면서 읽었지만 차마 이 소설에는 별점이라는 것을 메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의 별이, 다섯개의 별이 무슨 의미가 되는 걸까요? 그저 ‘조센삐’라는 것을, ‘삿쿠’라는 것을 몰랐던,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