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등장하여 사춘기 소녀의 맘이 설레었습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또박또박한 발음은 여느 가수와는 달랐기에 금새 빠져들었고 학생때는 카세트테이프를, 스스로 돈을 벌면서는 CD를, 요즘엔 음원까지 구입해가며 듣는 몇 안되는 가수입니다. 이번 책은 그의 첫에세이니 당연히 읽었지요. 하지만 이런 글을 왜 쓰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사실 ‘인간 윤종신’을 알기위한 팬심으로 읽었는데 ‘작사가 윤종신’만을 써주셨더라구요. (비교는 죄송하지만 루시드폴이나 이석원의 에세이정도를 기대했었거든요) 책에서 말씀하시길 노래에는 각자만의 사연이 깃들어 자신의 노래가 되는데 요즘엔 뮤직비디오가 나와 모두 똑같은 화면을 연상하게 되어 아쉽다 하셨지요. 그런데 이렇게 어떤 배경으로 어떤 생각으로 작사를 하셨는지 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면 그 노래는 정말 듣는 사람의 것이 아닌 그저 ‘윤종신의 노래’ 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글이 이런식으로 가사에 대한 이야기라 앞의 몇 장을 읽고 나서는 무척 지루해 중간부터는 노래 가사는 건너 뛰고 글도 속독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다음엔 작사가가가 되기 위한 참고서를 써 주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합니다.그리고 글을 읽다보니 말씀하실 때 보여주시는 위트가 전혀 없더군요. 물론 웃음기 빼고 쓴 글이라는 컨셉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단순한 글에 가끔 위트있는 내용이 있어야 읽는 사람도 책을 든 손이 경쾌해지고, 그런 부분이 윤종신이라는 사람에게 기대했던 면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