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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치 외국 소설의 번역본을 읽는 듯한 신기한 느낌의 환상적인 소설이었습니다.
비말, 이곳은 어디일까요? LA외곽의 사막일수도, 중동의 어느 시골일수도, 호주의 음침한 황무지일 수도 있는 이런 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오금에 땀이 고였습니다(저는 오금에 땀이 고이는 소설을 제일 좋아합니다). 벤나, 오기, 나조... 그들 역시 동양인일수도 백인일수도 히스패닉일 수도 있겠지요. 같은 이야기를 읽어도 독자가 모두 다른 장면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판타지가 될 수도 추리소설이 될 수도 있지요.
책속의 인물을은 서로를 의심하고 죽이고 숨차게 쫒아 다니고 있지만 그 글들은 너무도 느긋하여 더욱 비현실적이고 이야기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웠습니다.
여기서 갈림길, 꼭 살인마를 통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는 핑계는 너무 모호하다. 그러나 다수의 마을 사람들은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였다고 말이다. 윤리 의식, 죄책감, 동정심, 인간애 같은 것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냐 묻기도 전에 사람들의 싱존앞에서 힘을 잃었다. 그것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후퇴했다. 그리고 생존과 성공을 자랑스러워하는 풍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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