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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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껏 겪은 일들은 수많은 방식으로 내 몸에남겨져 있다. 내가 겪은 일에서 살아남긴 했으나 그것은 이야기의 전부라 할 수 없다. 세월이 흐르며 나는 살아남는다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고 ‘생존자‘라고주장할 수도 있게 되었으나 누가 날 여전히 피해자라 해도 신경 쓰지는 않는다. 나는 성폭행을 당한순간 피해자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여러 이름을 갖고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피해자이고 그 사실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현재 나는생존자‘ 보다는 피해자를 선호한다. 일어난 일의 엄중함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 희망의 여정을 걸어와승리를 쟁취한 척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무사한 척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 일이 일어난 채로 여기까지 걸어왔고 그 일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거나내게 흉터가 남지 않은 척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도 않다.

이런 용어들 의학 용어, 가볍게 놀리는 말, 속어,
모욕적 언어 은 모두 뚱뚱한 사람들의 몸이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몸은 너무나 문제가 심각하여 특별한용어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몸을 그렇게 무자비하고 공공연하게 해부하고, 정의하고, 그리고 폄하하는 데 이렇게 열심이라니 다 대단들 하다.

내가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행복이 내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고 보고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나는 그 전의 나, 두려움에 가득한 과거의 그 소녀가 아니다. 좋은 사람들이 내 인생에 들어오는 것을허락했고 내 목소리를 찾았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덜 신경 쓰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내 행복의 기준은 내 몸무게가 아니라 내 몸에 더 편안해하는 감정임을 배우는 중이다. 여성이 삶을 사는 방식과 몸을 다루는 방식을 너무나 독단적으로 규정하려는 이 악독한 문화적 관습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더욱 알려져야 할 사람들의 삶을 위해 목소리를내고 있다. 나는 열심히 일했고 내가 감히 가능하리라 생각지도 못한 직업적 성공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나의 일부는 나의 최악의 날들을 지나왔다는 것을 알고 나 자체를 바꾸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내가 지은 이 몸이라는 요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벽의 일부는 파괴해야만 하고 이 파괴가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상관없이, 오직나만을 위해서 벽을 무너뜨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작업을 무너졌던 나를 되돌리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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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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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인상깊은 구절은 그가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 공정, 균형 그리고 품위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공정, 균형이야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지키지 못하고 그저 자극적인 보도를 해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품위라기보다는 철없음이 느껴질 정도 입니다. 그 중요한 세가지를 지키며 품위를 갖추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요? 단지 저널리즘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분야에서 직업적인 요건을 지키는 와중에 품위를 지킨다면 서로 다투는 일도 훨씬 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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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농담
이슬아 지음 / 헤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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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호기심 보다 같은 창작자로서의 호기심으로 만드는 이야기들이 다른 인터뷰집과 다른 결이 느껴졌습니다.

김초희 / 글쓰기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정신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방법이에요. 창작을 하지 않으면 허무해질 수밖에 없어요. 글쓰기는 돈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창작이죠. 여유롭지 않은 사람이 허무해지지 않으려면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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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마음으로 - 이슬아의 이웃 어른 인터뷰
이슬아 지음 / 헤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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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어른을 공경하라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어른의 일부가 되고나니 어른이란 뜻이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습니다. 나이만 먹은 걸로 어른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그저 나이든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나이값을 하고 살라는 말도 들었는데 나이값을 못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 어른을 볼때면 화가 나면서도 저또한 그런 어른이 아닌지 부끄러워 집니다.
이슬아작가님이 만난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로 몸과 마음을 움직여 봅니다.

이슬아 / 다 치우고 난 다음에 그 자리를 돌아보시나요?

이순덕 / 돌아보죠. 내가 치운 데를 한번 이렇게 둘러보는거예요. 말끔하게 싹싹 치운 걸 보면 기분이 좋지요. 저는 일하면서 실수 잘 안 해요. 의사 선생님들은 기술이 어려우니까 실수할 때가 있을지 몰라도 나는 청소일이니까 완벽하게 해요. 남의 자리에서는 일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그저 내가 맡은 일만은 완벽하게 하는 거예요.

윤인숙 /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빨리빨리 잊어버리려고 해. 스트레스를 안고 꿍해있으면 나 자신이 너무 상해버리잖아. 새 마음을 먹는 거지. 자꾸자꾸새 마음으로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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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프 브로크 - 부서진 마음들이 서로 만날 때
진저 개프니 지음, 허형은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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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순전히 인간의 기준으로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개들에게 해결책을 제시 해 주는 프로그램 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개들의 문제행동을 해결한다기 보다는 인간이 개들의 행동을 이해하게끔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처음에는 말을 길들이고자 했던 사람들이 점차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고 극복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한 방향으로의 지시와 훈련이 아닌 서로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었습니다.
‘하프 브로크’란 반만 훈련된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의 빈틈을 메꾸고 겹쳐지는 부분을 더욱 단단히 채움으로써 만족스러운 삶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부디 그들의 미래가 조금씩 밝고 넓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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