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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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고는 하지만 이야기되어지는 시간이 길고 인물들의 감정도 깊다는 감상이 들었습니다. 마치 장편소설이나 영화의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같다고나 할까요? ‘타인의 집’ 과 ‘상자속의 남자’가 무척이나 현실적이라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장편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 서늘한 느낌이 더욱 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요. 감독님이시기도 하니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감사의 마음을 쉽게, 너무나 빨리 잊어버린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고,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고, 그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그 사실에 분노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내 생각은 조금 더 합리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사람들이 쉽게 감사의 마음을 잊는다면 방법은간단하다. 굳이 남들이 감사할 일을 하지 않으면 그만인것이다. 누군가가 고마워할 만한 일을 한다는 건 내가 더위험해지거나 손해를 본다는 뜻이니까. 그러니까 명심하고 새겨야 한다. 절대로, 절대로 나와 상관없는 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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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무튼, 싸이월드 아무튼 시리즈 42
박선희 지음 / 제철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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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로의 근황을 싸이월드로 전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오랜만에 ‘싸이월드’라는 단어를 보니 반가움에 책을 읽으며 당시의 사진하나에 울고 웃으며 써내려간 댓글들이 그립네요. 저 역시도 싸이월드의 폐쇄에 비통해 하면서도 굳이 다시 열어보지는 않았으나 이제와 그 사진들이 그립습니다. 그 사진첩에는 제 10여년의 연애사가 담겨 있는데도 참 미련없이 보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싸이월드에 대한 이야기보다 영국입국심사의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20여년전 저의 첫 해외여행지는영국이었습니다. 두근거리는 입국심사를 마치고 전철표를 사러가 당당하게 제가 가는 “이스트액턴!!”을 또박또박 말하였으나 역무원은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음절마다 강세를 바꿔가며 “이스트액턴” 을 수없이 외치다 결국 글로 써보였더니 그제서야 “ 아! 이스택턴!” 하더군요. 당시에는 도통 무슨 차이인지도 모르겠고 겨우 표를 샀다는 기쁨만 남았지만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니 다시 그때가 생각났습니다. (호주에서는 “뽀렉스”맥주를 “포엑스”라고 너무 정직하게 발음해서 못먹을 뻔도 했습니다. )
작가님… 여러모로 제게 추억거리를 떠올리게 해주셨네요. 😆

그녀는 ‘촤스트 악츄라이‘가 뭔지도 모르면서 유학생‘이라고 주장하는 우리를 한심함과 경멸이 뒤섞인 눈으로 흘겨봤다. 나중에야 그녀가 요구한 것이 가슴 엑스레이(Chest x-ray)였단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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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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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할 수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 준비하는 것, 완전히 절망해 버리지 않는 것, 실낱같은 운이 따라왔을 때 인정하고 감사하고 모두 내 노력인 듯 포장하지 않는 것. 눈물이 멈췄다.

사실 별로 서운하지 않았다. 내 배 속에서 나온 애가나하고는 어쩌면 저렇게 다를까 싶다가도 배 속에 품은것은 겨우 몇 달이지만 세상으로 나와 수십 년을 살았으니까, 라고 넘긴다. 자꾸만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나와똑같이 생각하려고 한다. 조금만 긴장을 놓아도 부모는자식에 대해 거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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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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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에 흠뻑 젖어 있을 때에도 불행한 사람들을 안타까워 할 줄 알고,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눈부신 미래를 꿈꿀줄 아는 작가님의 예쁘고 귀여운 마음이 돋보이는 여행기 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곤 하지’라는 작가들의 허세가 없어 좋았습니다. 오히려 여행을 싫어하고 앞으로도 여행은 안가고 싶다는 작가님의 다짐이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생각해보면 살아 있는 상태가 너무 신기하지 않은지? 꼭 개인적 얘기, 사람들 얘기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렇다. 지구가 초속30킬로미터로 빙글뱅글 날아가고 있는데 그 위에서 온갖 동식물이 38억 년 동안 생겨났다 멸종했다 하며 보글보글 지내왔다는 것이……. 우주는 죽어 있는 게 더 자연스러운 상태인데 어떻게 다들 살아 있지? 거의 매일 놀란다. 심장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뛰었다니? 신경을 쓰지 않는데 호흡이 계속된다니? 산책만 나가도 흥미로운 발견을 하고 화분에 새잎이 나면 기분 좋은 충격을 받는다.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환경주의자가 된 것은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아팠던 청소년이 쉽게 경이로워하는 어른으로 자란 것이다. 경이의 스위치가 반발력 없이 딸깍딸깍 눌리고 말아서, 다른 아팠던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얼마나 비슷한 성향일지 궁금해진다. 나의 노래 부르며 행진하는 스머프 같은 성격이 (특히 동료 작가들에게) 좀 부담스럽다는 평을 들을 때도 있는데, 나름의 맥락이 있다. 어둡고 죽어 있는 우주에서 기적 같은 지구에 산다는 것이 신기해, 냉소와 절망에 빠졌다가도 빨리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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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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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조용히 걸어 다가와 갑자기 ‘우앙!!!”하고 놀라키는 작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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