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영원했다
정지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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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사실상 ‘위기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고대 그리스에서 위기는 선택을 의미했다.
옳음과 그름, 구원 또는 심판, 삶 혹은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 찬성이냐 반대냐를 요구하는 시대. 그게 바로 ‘위기‘라네.

선택이 무제한적이지 않음에도(사실상 선택은 무제한적일 때조차 제한적이다) 우리는 자유를 대가로 매순간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 감시의 눈은 침실이나 욕조, 벽속에 있는 게 아니라 내면으로 침투했다. 꼭두각시가 되는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꼭두각시가 되는 순간 너의 주인은너에게 관심을 잃을 테니. 가장 두려운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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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보그
J.K. 롤링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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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서사의 동화를 읽어 줄 수 있고 스스로 읽게 할 수 있다니!!! 뻔한듯 하지만 아이들이 구하는 나라의 이미지나 새로운 탄생의 이야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 져서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졌습니다.자신의 그림이 이렇게 멋진 동화책에 실린 아이들은 얼마나 기쁠까요? 실리지 않은 그림이나 다른 나라 아이들의 그림도 보고 싶네요.
요즘 시대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애니매이션으로라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어른으로서 읽다보니 국가가 국민을 기만한 몇몇 사건들이 생각나기도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동화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새로운 꿈을 키울 수도 있겠지요.

굿펠로 총리가 에슬란다 아가씨와 결혼하기 직전에 플루리타니아의 왕은 굿펠로에게 코르누코피아의 돼지고기 버섯 소시지를 1년 내내 먹게 해 주면 자기 딸들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굿펠로 총리는 자신의 결혼식 초대장과 함께 돼지고기 버섯 소시지를 선물로보냈다. 에슬란다 아가씨는 포피리오 왕에게 딸들을 음식과 맞바꾸려 하지말고 저마다 남편을 스스로 찾게 해 주라는 편지를 써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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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길보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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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A (Children Of Deaf Adult)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습니다.
들리지 않는 세계는 답답할 줄로만 알았는데 그들만의 화려한 세계에 반하고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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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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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박완서 작가님의 마지막 산문집을 읽고나니 다른 글들이 더 읽고 깊어져 이 책을 골랐습니다. 작가님의 몇몇 책들을 이미 읽었으나 쉽게 지나쳤을 프롤로그와 애필로그만을 따로 모아두니 그녀의 마음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매 글마다 미안하다, 송구하다, 부끄럽다는 말씀을 하시지만 그런 마음을 감추지 않고 쓰는 것이야 말로 그녀만의 솔직함과 당당함이겠지요.
요즘 연예인들이 읽어주는 오디오북이 유행이던데 박완서 작가님의 산문을 김영옥 배우님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성우 출신이시니 발음은 말할 것도 없고 비슷한 시대를 사셨으니 더욱 진한 감동을 주실 것 같습니다. 아...괜히 기대하게 됩니다.

암튼 나는 남 안 하는 재수까지 하고 나서도 여전히 예수께서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었다는 것과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채 영세를 받고 말았다. 그분과 일단 관계를 맺어 보고 싶어서였다. 그분에게 매혹당한 게 그분의 전모가 아닌 극히 일부분, 아주 미소한 부분에 지나지 않을지언정 없었던 걸로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였다. 매혹당하기가 잘못이었다.
신앙을 가지면 근심이 없고 매사에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크리스천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러나 아직 나는 그런 경지를 꿈도 못 꾼다. 미사 참례 할 때 성가대의노래와 복음서 낭독을 듣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보다 많이는 그 많은 신도들이 예수께서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죽은이들 가운데 부활하신 걸 조금도 의심 안하고 믿는 것일까를 궁금해하는 데 시간을보낸다.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문제만 해도, 오른뺨을 때린 자에게 왼뺨까지 내주라 는 무조건의 사랑과 용서가 그분인지, 타락한 성당의 기물을 부수고 장사꾼을 내쫓은 행동적인 분노가 그분인지 그것조차 분간못하게 아직 어리석고 어리다. 하긴 그분이 닮기 쉬운 분이었으면 매혹당하지도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분이 멀리서나마 나에게 모습을 드러낸 게 어쩌면 근심을 없애고 기쁨을 주시려고가 아니라, 내 몫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어떻게 정직하게 고통하게 할까를 가르쳐 주시려고 함일지도 모른다고생각할 수 있을 때 한결 그분을 가깝게 느낄 수가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걸 실토해야겠다. 나는 행여 나의 종교가 절대적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주술적 의존을 가져와 창조적인 능력을 무능화시킬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건 결코 그분이 바라는 일이아닐 것이다. 적어도 내가 발견한 그분은 그런 노예적인 의존을 바랄 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속에서 문학과 종교가 조금도 서로 상관하지 않고 별개의 것으로 공존하길 바라는 건 아니다. 아직은 신앙이 움틀
까 말까 하는 단계이니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려면 아직 멀었겠지만 언젠가는 서로 은밀하게 내통하길 바라고, 때로는 드러내놓고 치열하게 갈등할 수도 있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여지껏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에만 머물렀던 나의 문학이 제3의 눈을 얻어 사실을 넘어서, 사실과 함께 사실의 의미까지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나의 정작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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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가와바타 야스나리 - 섬세한 허무의 작가 -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클래식 클라우드 10
허연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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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면 더 알고 싶어지지요. 반대로 누군가에 대해 알게 된 후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지요.
일본작가들의 소설을 좋아합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요즘 소설도 좋지만 더 매력적인 글은 그저 밋밋한 듯 하면서도 단단한 내공이 느껴져 마지막에는 단단한 얼음을 깨부수는 듯한 글입니다. 저에게는 다자이 오사무의 글들이 그랬지요. ‘설국’에 대한 명성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했네요.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대한 호기심도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에 대해 알게 되니 좋아지기 시작했고 왠지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봄은 꽃, 여름엔 두견새, 가을은 달,
겨울엔 눈雪, 해맑고 차가워라."

사실 ‘설국’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한 행 한 행, 시를 읽듯 이미지로 읽어나가는것이다. 읽으면서 소설 전체의 인과관계를 찾거나 그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그냥 나열된 이미지 하나하나를 감상하듯 읽어야 한다. 그렇게 읽어가다 보면 독자 스스로 어떤 ‘종합‘ 에 이르게 된다.

이는 흡사 일본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용어인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를확인하는 것 같다.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일본인들의 심성에는 두 개의 상반된 코드가 공존한다. 하나가 ‘혼네‘, 즉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속마음이고, 나머지 하나가 보호막 혹은 외투라고 할 수 있는 ‘다테마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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