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백설공주 - 디즈니 그림 명작 디즈니 그림 명작 30
계몽사 / 계몽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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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던 동화책이 전자책으로 나와 신나게 읽고 있습니다. 백설공주를 읽고 놀라웠던 점은 난쟁이들이 보통광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광부였다는 겁니다. 아.. 왠지 왕비가 된 공주가 나라형편이 안좋다고 하소연하면 막 돈퍼주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제 저는.... 어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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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김계영 외 옮김 / 레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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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소설이나 에세이집을 몇 권 읽었습니다.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내가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한 채 나에게 가해진 차별과 불평등한 기회였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지 답답했습니다.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행동하는 것일텐데 우물안에 갇힌 저의 생각은 우물안 바가지만했던 것이었지요. 개구리는 뛰기라도 하지, 바가지인 저는 그저 물위를 둥실둥실 떠다니고만 있을 뿐, 가끔 누군가 물을 길으며 우물밖으로 꺼내주면 보이는 세상에 깜짝 놀랐다가 다시 우물안에 고요히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많은 여성들이(일부 남성들도) 힘들게 일구어 놓은 변화를 아무런 책임감 없이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이러한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을 불평등이라 생각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사람은 정말 내가 직장에 나가 성공하고 바쁘게 사는 것 보다 내 남편과 아이를 위해 빨래와 요리를 하는 것이 즐거운데 다른 사람들이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옳을까요? 페미니스트들의 글을 읽으며 무릎을 치고 큰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많지만 가끔 전업주부를 혐오하는 듯한 글을 읽을 때면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일에 만족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다만 자신의 하는 일이 비하되거나 능력이 아닌 일 자체로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에는 남학생들만큼이나 여학생들도 대학에 다니고, 여성 대부분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직업을 가지고있다. 피임은 여성들에게 어머니가 되는 순간을 선택할자유를 부여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식사, 빨래, 청소같은 실제 생활을 책임지고 항상 걱정하는 쪽은 여전히여성이다. 여성들은 ‘모든 것을 절충하는 법’을 습득해서, 자신들의 두뇌 속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이에서 온종일 재주를 부린다. 이런 상황을 설명해주는 생물학적 이유는 하나도 없다. 단지, 소년과 소녀가 함께 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전통이란 것이 깨어나서 자신의 모델을강요한다. 말하자면 한 성에 대해 다른 성의 지배와 불평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커플이 되기 전에일 분담, 아이 돌보기, 상호 자유의 문제에 합의해둘 필요가 있다. 커플이 된 후에는 대체로 너무 늦다. 왜냐하면, 함께 살아가는 이 모험에서, 우리는 평등하게 출발하지 않고, 서로의 사랑 속에서도 사회가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부여한 특권들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특권들을 문제 삼고 후대에 넘겨주지 않는 일이야말로 우리, 소녀들, 여성들의 임무다.


아니 에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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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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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텔레비전 따위는 보지 않고도, 사과와 더불어 20년을 살아온 것만으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버지 같은 남자들이 대륙에서 무슨 짓을저질렀는지 짐작이 간다.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변명은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온갖 짓을 다 저지르고도 나중에 입을 싹 닦고 잘 살아간다. 인간이란 그런 동물이다.
이를테면 야에코 아버지 일로 괴로워하는 마을 사람은 한명도 없다.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잘 때마다 쇠약해진다.
그들은 매일 실컷 먹고 마시는데도 오히려 살아갈 힘을잃어간다. 이제 그들에게는 누군가를 몰아붙여 숨통을 끊어놓을 터무니없는 힘조차 없다. 사람들은 죽지 않기 위해살지도 않고, 살기 위해 살지도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야에코가 아버지를 잃은 그날에 일어난 그 사건이 가슴속에서 아직도 꼬리를 늘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30년에 이르는 그 긴 꼬리도 이제 곧 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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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은 곰자리 49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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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어 움추러드는 아이에게 아빠는 ‘너는 강물처럼 말한단다’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자신도 강물처럼 굽이치고 바위에 부딪히지만 계속 흐르고 있는 강물처럼 이야기할 수 있음을 느낀 아이는 자신을 긍정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모두 강물같지 않을까요? 저는 어제 요가를 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도 강물처럼 요가를 하는구나’ 어떤 자세에서 막히고 이루어지지 않는 동작때문에 속상하고 포기할 때도 있지만 강물처럼 흘러흘러 바위에 부딪히는 날을 지나고 나면 언젠가 넓은 바다에 이르는 날이 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각자의 강물에서 헤엄치고 있을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을 응원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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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사사키 겐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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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이라는 것은 단어의 뜻을 적어 모아 둔 것이고 그 뜻이라는 것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단어란 탄생과 소멸이 있으며 그 사이에는 성장과 퇴화도 있고 그런 시기에 따라서,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의미가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누군가와 대화를 할때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못알아 듣는구나’ 또는 ‘넌 왜 내말을 그렇게 받아들이니?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왜 그동안 단어의 뜻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던 걸까요?
이 책에서 거론된 ‘배를 엮다’라는 책도 읽었고 우리나라 영화인 ‘말모이’도 보았지만 허구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전제로 보다 보니 사전을 만드는 일을 재미로만 또는 애국으로만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여기 사전에 인생을 바친 두사람을 알게 되니 정말 놀랍습니다. 누군가에게 올바른 의미를 전달해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현재 쓰고 있는 단어들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사전이 저자의 생각을 담을 수 있고 서로에게 편지쓰듯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드럽지만 고집스럽고 엉뚱하기도한 야마다 선생님의 사전이 더 관심있지만 고지식하고 대쪽같은 겐보선생이 아니었다면 두 사전 모두 만들어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어사전도 한번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연애(愛)
특정한 이성에게 특별한 애정을 품고 둘만이 함께 있고싶으며 가능하다면 합체하고 싶은 생각을 갖지만 평소에는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척 마음이 괴로운 (또는 가끔 이루어져 환희하는) 상태.
-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3판

동물원(動物園)
생태를 대중에서 보여주는 한편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잡아온 많은 조수(鳥獸)·어충(魚) 등에게 좁은 공간에서 생활할 것을 강요하며 죽을 때까지 기르는 인간 중심의 시설.
-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4판

공약(公約)
정부·정당 등 공적인 위치에 있는 자가 세상 사람들에게약속하는 일. 또한 그 약속. [금방 깨지는 것에 비유된다]
-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초판

외우(畏友)
존경하는 벗.
- 『산세이도 국어사전』 제3판

은인(恩人)
재난에서 구해주거나 물심양면에 걸쳐 지원의 손길을 뻗어주거나 분발할 기회를 주는 등, 그 사람이 그 후 무사하고 안온하게 살아가는 데 크게 이바지한 사람.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5판

~려 하다
"우리 일동은 현대어 사전의 규범이 되려는 포부를 갖고 이 책을 엮었다. 바라건대 독자여, 진심을 헤아려주기를.
-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초판

좋지 못한 사정. 사고의 또 한 가지 의미로서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시바타 다케시 선생은 야마다에게 직접 "겐보에게 사고가 있어" 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나는 사고가 교통사고나 병 같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건 거짓말이고 과장이라며 깜짝 놀랐지만, 야마다 선생은 사고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메이지 시대의 용법에 있기는 합니다. 할 수없다‘, ‘지장이 있으니까‘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했습니다."
원래 현대어가 아니라 고전 전문가인 야마다에게 사고에는 오래된 용법으로 좋지 못한 사정‘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했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을 편찬할 때까지의 복잡한 ‘사정‘을 사고라는 말로 치환했다.

같은 ‘말‘이어도 문맥이나 상황에 따라 ‘의미‘는 간단히변해버린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부자유스러운 전달 수단인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임을아는 야마다 선생이 실었던 용례인 것이다.

약 20만 년 전에 말을 획득한 인류는 전 세계로 흩어져 7천 개에서 8천 개나 되는 언어를 발전시켰는데, 여기에 말을 둘러싼 수수께끼와 아이러니가 존재한다고 마크 파겔은 말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를 갖고 있는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같은 하나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말은 다양화하고 의사소통이 곤란해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말은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면서, 집단의 정보나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것으로도 진화한 듯하다.
다시 말해 ‘말‘에는 원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전한다‘
는 요소뿐만 아니라 일부러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요소도포함되어 있으며 다양하게 변화해간다는 이율배반의 요소도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겐보 선생은 "말은 소리도 없이 변한다"고 말했다. 야마다 선생은 "말은 부자유스러운 전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인생을 바친 두 편찬자는 ‘말‘의 본질을 훌륭하게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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