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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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님의 단편은 장편보다도 읽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져 놓칠 수는 없었다.
이번 단편집은 나에게 특히나 어려웠다. 근미래에 생길 법한 일들과 근과거에 벌어졌던 일들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특히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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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are 2023-08-2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으로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렸어요~!!!

vooc 2023-08-26 23:37   좋아요 0 | URL
앗! 그러시군요! 저는 ‘파과’로 팬이 되어서 그런지 장편이 더 좋더라구요

프로필 사진 찌찌꽁이에요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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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라는 말이 거짓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대로라고 말하는것은 그 많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예전의 당신이 존재한다고, 그사실이 내 눈에 보인다고 서로에게 일러주는 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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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요즘 애들인데. 대단한 희생처럼 보여도 막상 닥 치면 다른 애들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망도, 외면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어쩌다가 그 사실을 일찍 깨달았 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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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집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드디어 열었네. 난 일부러 도와주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스스로 해야 할 일이잖아요?‘
태연한 표정으로 나를 반기는 여자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내심 ‘처음이니 좀 도와주길 바랐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신 도와주지 않아 고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이 이와 비슷할 것이다. 열쇠를 쥐고 맞는 구멍을 쑤셔가며 스스로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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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심이 많다. 다른 사람의 죽음이 아닌 나의 죽음을 수시로 생각한다. ‘나는 어떻 죽게 될까?‘ ‘나의 죽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일로 보여 질까?‘ ‘ 죽음의 순간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등 생각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 중 죽음의 모습(또는 방법)이 가장 궁금하다.
평소에 주변 사람과 이야기 할 때도 의미없는 연명치료에 거부감을 표현하고 생의 말기에 편안하고 자기주도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런 방법이 원활하지 않으니 다른 나라의 사례도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MAiD (Medical Assited in Dying)의 방법은 이제껏 내가 생각한 방법에 가장 가깝다.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편안하고 안정적이며 내가 주도적으로 이끄는 나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여러 각도로, 여러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보여지는 빈틈은 존재한다. 다만 죽음의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고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또한 직접 MAiD라는 처치를 시행하는 사람들의 윤리적 고민도 깊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러힌 법이 만들어진다면 그저 수요가 있고 선진국을 따라하느라 급히 처리되는 일 없이 오랜 시간이 걸려도 충분한 검토와 시간을 들여 주길 바란다.
책의 내용 중 Dr.그린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나 그들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늘 환자의 감정을 존중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그 실수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반성하고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 환자를 위해 발전하는 모습은 마치 그녀의 성장을 보는 듯 했다.

수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캐나다 의회에 보내 간단하지만 힘있는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내가 나의 죽음에 동의할 수 없다면 이 몸은 누구의 몸 이란 말입니까? 누가 내 생명을 소유하고 있는 거죠?"

나는 말기치료에서 배운 바에 기초하고 산부인과 진료를 하며 쌓은 경험을 통 해 통증pain과 고통 suffering을 구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통증은 자상, 전기 충격, 질병과 관련된 염증 등 우리가 어딘가를 다쳤을 때 느끼는 기분이다.
나는 진통과 산고를 겪는 많은 여성들을 보아왔 다. 고통은 통증이라는 경험에 관한 이야기, 통 증이 만드는 스토리이다. 우리가 통증을 이해하 는 방식이자 그 통증으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병실에서 같은 겸자로 세 명의 환자를 검진할 경우 그들은 모두 같은 통증을 느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 은 겸자로 검진받는 느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반면, 다른 사람은 좀더 통증을 느끼고 당황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내 가 또 겸자로 검진을 할까봐 불안할 것이다. 내가 그 도구를 사용해 피를 보려는 욕구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그 환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영구적인 상해를, 혹은 더 심각한 어떤 것 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후자는 전자보다 좀더 큰 고통을 받는다. 또한 통증은 반드시 육체적 인것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정서적 통증도 엄청난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 고통은 매우 개별적이고 개인적이다. 우리 자신의 역사에, 경험에, 그리고 해석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도와요."
나는 그들에게 선택안을 제공한다. 환자들 에게 그들이 조력 사망에 적합하다는 걸 알려줌 으로써 자율권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조력 사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력 사망을 제공받는 걸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게 필요하다면 진행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할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통의 축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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