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유리문 안 - 나쓰메 소세키 수필집
나쓰메 소세키 / 현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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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내 머리는 때때로 움직인다. 기분도 조금은 바뀐다. 아무리 좁은 세계 속이라도 좁은 대로 사건이 일어난다.

선생님께서 데려다주시다니 영광입니다."라고 다시 말했다. 나는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여자는 간단하게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나는 "그럼 죽지 말고 살아가세요."라고 말했다.

공평한 ‘시간’은 소중한 보물을 그녀의 손에서 빼앗는 대신에 그 상처도 점차 치유해주는 것이다. 격렬한 생의 환희를 꿈처럼 흐릿하게 만들어버리는 동시에, 지금의 환희에 수반된 생생한 고통도 제거하는 수단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매일매일 수치를 당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적도 있기에 이상한 글자를 남에게 보내주는 정도의 소행은, 굳이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못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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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저 지금 탑승합니다
정보라 지음 / 위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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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삶과 진실을 기록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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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 이진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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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영역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녀석이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고, 더 많은 집을 짓고, 한 뙈기 땅조차 낭비하지 않고 활용하려는 현대인의 강박은 이처럼 넓은 영역을 필요로 하는 동물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어린 산토끼를 통해 나는 특정 장소에 애착을 갖는 기쁨을 알았다. 늘 떠날 궁리를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야생 동물을 사랑하고 그들의 삶을 따라간다는 것은 기쁨만이 아니라 슬픔도 함께 겪는 일임을 알았다.

나처럼 산토끼들 곁에서 살아볼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아마 그 점도 이 문제에 일조하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와 가까운 동물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고 멀리 있는 것들은 외면하거나 헐뜯기 쉽다.
나는 어쩌다 보니 우리가 본능적으로 소중히 여기는 동물들의 서열에서 낮은 곳에 위치한 생명체를 알게 되었고 또 사랑하게 되었다.
산토끼는 서열상 개보다도 낮고, 사슴이나 꿩보다도 낮으며,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그저 유해 생물일 뿐인 존재다. 하늘을 나는 매에서부터풀 속의 들쥐까지, 생태계에 대한 나의 인식과 이해를 천천히 넓혀가며 들판을 걷는 동안 나는 여전히 나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모든 존재들을 생각했고, 어쩌면 우리의 시각을 바꾸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느꼈다. 산토끼는 수 세기 동안 변하지 않았건만 우리는 그들 주위의 풍경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꾸어놓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산토끼는 아직 남아 있는 야생의 상징이며, 발견되기를 기다리며 우리의 눈앞에 놓여 있는 무한한 아름다움과 신비의 상징이다. 야생을 보존하고자 한다면, 보잘것없는 산토끼에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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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두려워요, 투우사여 ㅣ 암실문고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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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아옌데를 통해 처음 접한 칠레의 문학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군부독재, 민주혁명등의 배경운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했지요. 다만 우리의 소설속 민주혁명이 흰색으로 보인다면 칠레문학에서는 붉은색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아주 열정적인 붉은색이지요.
로카는 정말 ‘사랑밖에 난 몰라‘를 흥얼거릴 것 같은 게이지만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사랑을 쫓지만 신념을 버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역자후기를 통해 알게 되는 작가이력을 보니 작가가 바로 로카 자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을 통해 본 로카의 삶도 근사했지만 번역자님께서 소개해주신 페드로 레메벨의 삶이 정말 소설같고 영화같았습니다.

내가 무슨 말이라도 했으면요, 뭐 어쩔 건데요? 당신들은 혹시, 나 같은 사람은 비밀을 지킬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 이반들이 다 배신자라고 생각하는 거냐고요?

두려운가요, 투우사여?

내 사랑 카를로스, 내게 품을 내어주는 네 그 순수함 말이야, 나도 그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하지만 내 나이에 그렇게 도망칠 수는 없거든, 꿈을 좇아 떠나는 미친 늙은이처럼. 우리의 만남이 가능했던 건,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손만 잡고 있었기 때문이야. 여기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은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나는 강아지처럼 네게 사랑에 빠졌고, 너는 그냥 내가 사랑하도록 놔둔 거야. 쿠바에 가면,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될까? 내가 그런 희망을 안고 쿠바에 가면 거기서 우린 어떻게 될까……. "너의 침묵은 이미 내게 안녕이라고 말하네." 이런 노래도 있잖아. 지금 너의 침묵은 정말 잔인한 진실이지만, 동시에 솔직한 답이기도 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까. 사랑스러운 카를로스, 나한테 한 습격도 실패하고 말았네?

칠레대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뒤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일했지만, 동성애자임을 숨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나는 나의 다름으로부터 말한다」를 낭독했다. 그는 선언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변하지 않겠다/나를 숱하게 거부했던 마르크시즘 때문이라면/나는 변할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내가 당신보다 더 불온하니까"

우리는 칠레의 가난한 동성애자다, 왜 자꾸 예술가라고 부르면서 동성애자임을 가리고 지우려 하느냐, 우리는 동성애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니까!

"언젠가 우리 같은 미친년들도 끼워주는 혁명이 있다면 나한테 알려줘. 그러면 내가 그 혁명의 선봉에 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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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찾는 남자 - 역사에서 사라진 당신을 모시러 왔습니다
안준범 지음 / 틈새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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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찾는 남자‘ 는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돌아가신 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신 분들의 유해를 송환하는 업무를 맡은 한 공무원의 고군분투기 입니다. 가장 최근 홍범도장군님의 유해송환식을 보게 되어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일 말고도 그동안 여러 독립운동가들의 유해 송환과 묘지관리를 위해 애쓰신 것을 읽으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분들의 묘지가 이렇게 관리되고 있음을 알게되니 안심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딘가에서 조국을 그리워 하며 계실 분들을 위해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
트집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몇가지 궁금한 점과 아쉬운 점이 있어 남겨봅니다. 혹시라도 아시는 분이나 출판사 관계자분께서 보신다면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1.김승빈 지사의 무덤을 찾느라 고생한 후에 지사님의 며느리를 만나게 되는데 성묘도 다닌다는 며느리를 먼저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요? 왜 무덤을 찾느라 헤매셨는지 궁금합니다.
2. 콤무나르카를 찾으러 가서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다는 청소부아저씨의 호의를 왜 거절한걸까요? 그런 곳에서는 한 명의 이야기라도 실마리를 잡아 조사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요?
3. 이인섭지사의 활동시기를 ‘1960년대‘라고 잘못표기되었는데 이런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책에서 이런 부분을 실수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4. 인물들을 설명할 때 생몰일을 함께 표시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서훈을 받은 해만 표시해주어 언제 활동하던 인물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5. 책에서 다룬 인물들의 해외소재 묘지주소를 표시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직접 찾아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우연히라도 근처에 가게 될 일이 생길수도 있고 책을 읽은 후에 구글맵으로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우리는 모두 자정까지 일하면서 말 그대로 굶어죽지 않을 만큼 조금씩 먹으며 버텼어. 그러면서 세계혁명을 꿈꾸었단다. 여름에는 맨발로 돌아다니며 멋진 미래를
상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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