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손가락질하는 건 쉬워. 언니처럼 말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 무슨 일이든 터지고 나서 후회하면 무슨소용이야! 안 그래?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 되면서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사는 건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늘 더 큰 용기를냈기 때문이라고. 익숙한 일상을 지키는 건 그것을 포기하는 것보다 언제나 더 어려운 일이었다고.

애실은 다 기억나지도 않는, 이제 주워담을 수도 없는 말들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시금 말을 간직하는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중얼거렸다. 매일 밤,차갑고 딱딱한 마음을 파서 하루치의 말을 묻는 일. 매일 조금씩 더 깊이 파고, 오래 파는 행위에 적응하는일. 말들이 튀어나오거나 새어나오지 않도록 마음을단단하게 다지는 일. 그러니까 안전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영위하는 현명한 사람들이 매일 반복하는 일. 그건 애실이 평생 노력했으나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던, 현서로 인해 잠시 잊었던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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