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았다 - 6·25전쟁 귀환 국군포로 9인이 들려주는 이야기
이혜민 지음 / 깊은바다돌고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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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스스로 비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하다는 이유로 그 비겁함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릴 때가 있다. (창피하게도 나는 그러한 부류의 대표적인 인간이다.)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없다고 치고, 고개를 쭉 빼면 바로 보일 텐데 그냥 뒤돌아 서고 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편한 존재를 인정하면 몸과 마음이 성가시고 상대방의 기분을 해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몇일전 TV에서 북한에 남게 된 국군포로들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자연히 오래전에 읽은 이 책이 떠올랐다. (보다 보니 이 책을 모티브 로 만들어진 다큐였다.) 책을 읽으면서 속이 상하고 억울했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잊고 말았다. 비겁하게 말이다. 하지만 TV화면으로나마 그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그들을 잊고 지내던 시간도, 그들을 아예 모르고 있던 시간이 부끄러워졌다. 그 중 “우리가 거기에 없었다는 그 말을 믿었답니까?˝라며 눈물을 글썽이던 노인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조금만 살펴 보았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알아 보지 않았고 그들을 데리러 가지 않았다.
비단 그들 뿐 아니라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안보이는 척 하며 지나친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가끔은 어차피 내가 도울 수 없으니 그냥 지나치는 게 마음 편하지만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조금 더 목을 빼고 살피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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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영양제 - 영양제 먹었니? 아무튼 시리즈 61
오지은 지음 / 위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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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양제 한두알 정도 먹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 TV에서 연속으로 4개의 영양제 광고를 하는 것도 보았다. 부모님에게도 주기적으로 멀티비타민과 관절이나 고지혈증에 좋다는 영양제를 보내드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작 나는 단 한알의 영양제도 먹고 있지 않다. 가끔 눈이 시리고 관절이 뻣뻣하고 피부가 칙칙하고 머리카락이 한움큼씩 빠지지만 아직은 영양제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친구가 영양제를 먹으며 한번 먹어보라고 건네는 영양제는 소중하게 받아 삼킨다. 비타민C의 놀라운 신맛을 특히나 좋아한다. 오지은 작가님의 말처럼 영양제를 건내는 친구의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말이다.

원고를 전부 읽은 편집자가 이렇게 말했다.
"그럼 영양제를 먹으라는 거예요. 먹지 말라는 거예요?"
나는 대답했다.
"바로 그것이 영양제의 핵심입니다."
편집자는 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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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운명을 던져주고 신이 바라 는 게 뭔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노력하는 사람들이 신이 다. 내가 믿는 건, 사람이 어떻게든 자신의 의지와 희망과 곁에 있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나에게 가족은 마치 자연재해 같았다. 태풍이 나 지진 같은 것, 견디거나 기도하거나 대비하는 것, 선택할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 속에 서 내가 비바람을 맞으며 배운 사랑을 떠올린다. 연약하 지만 분명하게 항상 존재해왔던 것, 그것이 내가 스스로 를 키우는 인간이 될 때까지 나를 도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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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이다.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될지 전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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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왜 읽어야 하냐고요? 오, 읽지 않아도 됩니다.
꼭 읽어야만 하는 책, 그런 게 어디 있나요? 다만 언제읽어도 제 심장을 뛰게하고,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며일독을 권하게 만드는 서른아홉 권의 고전을 소개하고싶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통해 그중 어느 한 권이라도당신 손에 들린다면 기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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