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나의 독서량은 많아야 50여 권, 평균 30~40권 정도이다. 내킬 땐 제법 열심히 읽다가도 지겨워지면 몇 달 씩 책에 눈길도 주지 않곤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략 70권 가량 읽었다. 상반기 2~3달 간 놀았던 걸 생각하면 놀라운 숫자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독서 시간이 늘었다는 점과 서재활동을 통해 자극을 많이 받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70여 권 중 하반기에 본 것이 50권에 육박하니,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서재 주인장들의 리뷰나 페이퍼를 보고 있자면, 눈은 글을 따라가도 손은 어느새 보관함에 담기를 누르고 있으니 당연히 읽는 책도 늘어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실 집에서 책을 읽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서재에 올라오는 글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아무튼 딴 짓 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이런 걸 줄이면 내년에는 100권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읽은 70여 권 중 베스트. 가장 최근 읽은 것부터 소개한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정수일 선생이 간첩 혐의로 구속되어 석방되기까지 약 4년 간 아내에게 보낸 옥중편지 모음이다. 선생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 우리 민족과 조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 학문에의 진지한 열정, 아내에 대한 사랑 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대의 소명에 따라 지성의 양식(良識)으로 겨레에 헌신한다는 선생의 삶의 화두도 그렇고, 감옥 안에서도 생의 시계는 쉼없이 돌아간다며 헛되이 시간을 버리지 않으려는 의지도 그렇고, 나 같은 범부가 좇을 엄두나 낼 수 있을까 싶지만, 선생의 말씀대로 牛步千里의 마음가짐으로 정진한다면 내 삶이 무위(無爲)의 낙과(落果)가 되지만은 않을 것이리라.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베트남 전쟁 이후로 더 이상의 전쟁은 알지 못한다. 간혹 신문 구석에 분쟁 지역의 기사가 올라와도 그것이 이 지구상 어딘가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종군기자가 아닌 전선기자 정문태가 말하는 세계 곳곳의 전쟁과 참상을 통해 20세기를 다시 볼 수 있다. 자유와 민주와 평화를 얻기 위한 처절한 투쟁은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인간의 시각(視覺)을 바탕으로 인간다움과 인간이 이루어 온 문명의 본질을 통찰하는 독특한 시각(視角)의 거대한 아포리즘. 의미 뿐 아니라 재미면에서도 뛰어나다. 한번 잡으면,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절대 놓을 수 없는, 아주, 굉장히, 너무나 훌륭한 작품. (더 이상 표현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눈먼 자들의 도시>가 그 두께에도 불구하고 아포리즘으로 읽힌다면, <다다를 수 없는 나라>는 반대의 경우이다. 불과 100여 페이지에 여백도 많아서 별로 읽을게 없다. 짤막짤막 끊어지면서 서사(敍事)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문장도 낯설다. 그런데, 그 짧은 문장 사이에 엄청난 공간과 시간이 느껴진다.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이어지기까지,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사건과 의미와 감정이 진동으로 전해진다. 여백의 미, 혹은 행간을 읽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저절로 알 수 있다. 오래도록 여운과 잔향을 느낄 수 있는 소설. (21살의 나이에 이런 소설을 써 내는 인간은 대체 뭐냐.)

 

 

  

최민식

전쟁 뒤의 폐허를 배경으로 선 사람들의 남루한 모습이 애처롭고 가슴 시리지만, 와중에도 그들은 웃고 있다. 전쟁과 가난 속에서 때론 절망하거나 무기력하게 쓰러지지만 여전히 꿋꿋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렌즈 너머로 바라보며 최민식 선생 역시 가끔은 눈을 붉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따뜻하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클라우스와 루카스라는 쌍둥이 형제의 끔찍하고 잔인한 이야기. 인간의 본성, 존재의 의미, 절대적인 고독과 죽음 등 묵직한 주제들을 지극히 건조한 시선과 문체로 담담히 그려낸다. 작가가 보여주는 충격적인 상황과 모순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알라딘 리뷰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독하게 매혹적이다.

 

 

 

 

  

환상의 책 폴 오스터

폴 오스터의 전 작품을 읽은 것도 아니고, 읽은 게 전부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니지만, 폴 오스터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그는 훌륭하다기보다는 뛰어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러나 이 책만큼은 훌륭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현실과 환상의 틈바구니에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묻고, 궁구하고, 탁월한 묘사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의 감동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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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22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읽은 책 두 권이나 있어요. 존재.. 와 다다를 수 없는 나라. 눈먼자들의 도시는 사놓고 먼지만 폴폴 먹이고 있네요. 좋은 책들 읽으셨으니, 블루님도 많이 성장하신듯 해요 ^^ 추천들어가요~ (환상의 책, 보관함에 넣습니다)

mira95 2004-12-2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없어요.. 없어.. 읽은 책이 없어 ㅠ.ㅠ

깍두기 2004-12-2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먼자들의 도시와 환상의 책, 저도 좋았어요...특히 눈먼자들....뭐라 말할 수 없죠.

로드무비 2004-12-22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른 자의 변명이지만 저는 마음이 가는 책과 영화만 최소한으로 보고 있답니다.

읽은 책 권수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내가 마음으로 만났던 책과 영화, 사람, 이게 중요하더라고요.

올해는 좀 부끄러운 한 해인 것 같아요. 여러 모로......

하얀마녀 2004-12-2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질을 하면서 독서량이 늘긴 했다지만 워낙에 찔끔 늘어서 부끄럽군요.

chika 2004-12-23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다다를 수 없는 나라'... 전 갓 나왔을 때 읽었거든요. 뭐랄까... 그 어린 나이에는 제게 좀 충격적인 책이었는데...(그리고요 사실, 그당시 이 책을 아는 사람도, 읽은 사람도 제 주위엔 아무도 없어서 내가 이상한 아이가 된 듯한...ㅠ.ㅠ).. 그래서 이 책이 베스트에 떠억하니 올라와 있으니 괜히 내 맘이 더 설레이는 건 뭔지 모르겠어요~

urblue 2004-12-2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님, 주위의 여러 사람한테 물어봐도 이 책 읽었다는, 아니 들어봤다는 사람도 없더구만요.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제 안목도 높다는 얘기? ^^;;)



검은비님, 와아~ 반갑습니다. 겹치는 4권은 마음에 드신 책이었는지 궁금하군요. 님 방으로 놀러가겠습니다. ^^



하얀마녀님, 부끄럽긴요. 로드무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몇 권 읽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지요.



로드무비님, 맞습니다. 책 암만 많이 읽어도 남는 게 없으면야 별무소용이죠. 새삼 리뷰든 페이퍼든 기록을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부끄러운 한 해라고 말씀하시는데, 전 나름 잘 보냈다 생각하고 있거든요. (아, 어쩐지 민망하네..^^;;)



깍두기님, 사라마구의 다른 책들도 봐야겠는데, 아시다시피 게을러서요...ㅎㅎ 수도원의 비망록 구했으니 조만간 읽으렵니다.



미라님, 저랑 같은 책 읽은 거 없다고 섭섭해하시는 건가요? ^^ 책 선택도 취향의 문제니까 다를 수 밖에 없겠죠.



플레져님, 고맙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강력 추천입니다. 꼭 보세요.

바람구두 2004-12-2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누르지 않을 수 없는 간결하면서도... 에또... 어쨌든 추천 꾸욱...

로드무비 2004-12-23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불타는 세계> 읽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님 드리고 처음님껜 뭐 다른 것 하나 드리죠 뭐.

빨랑 대답하세요.^^

urblue 2004-12-2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뺏을 생각은 아닌데요. -_-

딸기 2004-12-24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중에 읽은 책이 한 권도 없군요...

울면서 퍼갑니다. ㅠ.ㅠ

urblue 2004-12-2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저는 님께서 리뷰 쓰신 책들 가운데 읽은 게 하나도 없던걸요. 흑.



새벽별님, 아유, 저도 기쁘네요. 같은 책 좋아하는 분 보면 무지 반갑죠!
 
 전출처 : stella.K > 사진으로 보는 한국 100년




사진을 클릭하면 앨범이 나옵니다


사진으로 보는 한국100년


옛서울
(고궁과 도성)


옛서울(1)


구한말의
포졸과 군인


옛서울(2)

 

 


구한말 정치인물


구한말 놀이
(유흥)문화


구한말 교육활동


경주의 옛모습




구한말 교통수단


구한말 경제활동


포항의 옛모습


구한말 복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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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2-2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냠냠, 김치전 먹으며 댓글 쓴다우.

잘 지냈죠?

저도 조금 전 스텔라님 방에 가서 죄 퍼왔어요.

이거야 원 하루이틀만 서재활동 안해도 정신이 없으니......

어제 동숭씨네마떽에 임순례 감독이 나타났습디다. 사인 좀 받고 싶었는데

부끄러워서 말이오. 결국 아는척 못했지요.^^;;;




urblue 2004-12-2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렇죠? 저도 사인해 달라는 소리는 절대 안나오더라구요. 어째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요.

매일 나오세요. 역시 님 안계시면 심심하다구요.
 

지난 2000년 2월, <전쟁과 사회>라는 책의 집필차 대구 근처의 경산 코발트 광산을 방문해 한국전쟁 당시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유골이 쌓여 있는 현장을 직접 답사한 적이 있다. 물이 꽤 깊은 입구를 지나 들어간 동굴 끝자락에 큰 돌무덤 하나가 어슴푸레하게 나타났다. 가까이 가보니 그것은 돌무덤이 아니라 해골 무덤이었다. 50년 동안 방치돼 있던 유골들을 직접 확인하고 또 내 손으로 직접 만져본 그 심정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50년 8월 초순 굴비처럼 엮은 인간 짐짝을 실은 수십 대, 아니 수백 대의 트럭이 쉴새없이 이 폐광 언덕을 올라왔을 것이고, 부역자로 낙인찍혀 끌려온 젊은이들이 ─ 그 중에는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도 있었고 부인들도 있었다고 한다 ─ 피울음을 토하며 죽어갔을 것이다.

우리가 어릴 적에 쓰던 말 중에 "골로 갔다"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 쓰인 말인지도 모른 채 그냥 "너 죽었다"라는 의미로 별 생각없이 쓰곤 했는데, 경산의 현장을 보고는 이 말이 한국전 당시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된 말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골', 즉 골짜기로 끌려가서 총살당하는 일을 무수히 목격했던 당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 말을 사용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데 생각이 미쳤던 것이다. 우리는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한 채 무심코 써왔고, 그 말을 많이 써온 오늘의 기성세대 대다수도 아마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진 못할 것이다. 이 말에 바로 우리 현대사의 비밀이 담겨져 있으며, 그 비밀은 단지 과거의 사실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사회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외면할 수 없었던 '학살'의 상처들

경산의 골짜기를 시작으로 해서 나는 문경, 거창, 남원, 대전 골령골, 고양 금정굴 등 많은 골짜기들을 답사했다. 그 골짜기들은 오랜 세월 주변사람들에게 '귀신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인적조차 드물었고, 한국전 당시 민둥산이던 지역이 이제 수풀이 울창하게 자라 어디가 어딘지 분간조차 할 수 없게 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 숨겨진 골짜기들 곳곳에 그 끔찍한 학살의 역사가 숨겨져 있을 줄이야!

골짜기에서 시작된 나의 여정은 연구자로서의 본업을 일정 부분 뒤로 젖혀놓고 전국 방방곡곡을 쏘다니게 만들었고, 그 사이에 나는 이 숨겨진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문제를 푸는 일을 새로운 과제로 떠안게 되었다. 책상머리에 가만히 앉아서 글이나 쓰고 강의실에서 알량한 지식이나 늘어놓고 있기에는 곳곳의 현장에서 느낀 충격과 책임감과 의무감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나는 또 깨달았다. 골짜기만이 아니라 반도 곳곳의 강가와 바닷가, 아니 한반도 전체가 학살의 무덤이라는 것을! 한반도 전체가 씻지 못한 한과 멈출 수 없는 통곡의 덩어리였던 것이다. 2000년에 활동을 시작한 전쟁학살규명 범국민위는 최근에 와서 그 중심 사업 하나로 계획한 학살지도의 제작을 사실상 포기했다. 지도상에 학살지를 표시할 점을 찍을 여백이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다.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를 바로세우는 일

더욱 놀라운 일은 한반도 전역에서 이토록 끔찍한 일이 벌어졌음에도 그에 대한 진상규명은 물론 자료정리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 들어 몇몇 '사건'의 경우 조금씩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 진실의 본줄기에는 접근도 하지 못한 채 '정치'에만 의존하여 문제를 미봉하고 있는 감이 짙다. 정부도, 국회도, 법원도, 언론도, 학자들도, 아니 온 사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경험은 나로 하여금 우리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모래 위에 세워진 엉터리 국가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피해 당사자나 유족들조차도 진실을 파헤치려는 의지를 갖지 못했다. 그들 중 그나마 용기있는 일부가 지금까지 한 일은 '힘있는' 정치가나 정치세력에 의존하여 자신들의 한과 울분을 푸는 것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정치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이 신화가 광주특별법과 이후의 보상을 파행으로 치닫게 만들었고, 부산 민주공원 사업도 파행을 걷게했으며, 의문사 진상규명 작업 역시 거기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진상규명 없는 명예회복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진실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무슨 용서와 사과와 화해란 말인가? 진실을 확인하려는 마음가짐과 용기가 없는데 학술연구가 어디 있고, 정책과 이념과 노선이 어디 있다 말하겠는가?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 모든 문제를 확인하고 공론화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동안 전국에 흩어져 있는 연로한 유족들을 많이 만나고 문제 해결을 고민하고 돌아다니면서 그 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측면을 알게 되었고 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각지의 피학살자 유족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인간 세상에서 일어난 일 중에서 이보다 더 참혹한 일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어쩌면 이들이 겪은 일보다 더 기막힌 것은 엄청난 학살을 너무 쉽게 잊고 사는 우리 사회의 집단망각증이 아닌가 한다.

나는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 그저 피해자들의 한을 푸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권력의 잘못된 행사로 국민들이 입은 피해를 밝혀내고 학교와 언론이 과거의 진실을 제대로 가르쳐줄 수있을 때 건강한 시민의식이 자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은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우리 나라를 바로 세우고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믿는다.

(자세한 정보는 http://genocide.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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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12-21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한 일이에요.. 현실은 아니지만 옛날에 소설에서 읽었던 학살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소설을 보면서도 몸이 떨린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실의 끔찍함과는 비교도 안 되겠지만요...

2004-12-21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 생각없이 그림 두 개를 골랐는데, 음, 한 시간 만에야 풀었다. 그치만 너무 재미있는걸~

가을산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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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12-2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그림 좋네요.. 퍼즐이 아니라 진짜 그림 같아요^^

urblue 2004-12-2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바람구두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멋지죠? ^^

바람구두 2004-12-2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제 사진이 왜 여기에 저렇게 조각나 있는 거죠?

urblue 2004-12-2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께서 퍼즐로 만들어주셨답니다. 님도 한번 풀어보실래요? 메일 주소 알려주시면 보내드리죠.

2004-12-21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제 36년 동안 죽어간 우리 동포 수는 얼마일까? 4백만명이 넘었다.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 수는 얼마였을까? 1백50여만 명이었다. 그들은, 조선 땅에 와 살았던 80여만 일본인의 충견 노릇을 하며 우리 동포 4백만명을 죽이는 데 앞장섰다.

요즘 이 나라 국민은 희한한 굿을 구경하고 있다. '과거 청산'을 놓고 양쪽으로 갈려 벌이는 굿이 그것이다. '역사 청산'이라고도 부르는 그 문제의 화두는 두 가지다. 하나는 친일 · 반민족 행위자 처리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이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져 가는 그 야릇한 굿을 보면서 과거사 청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지난 역사와 거리가 먼 젊은 세대들일수록 큰 깨달음을 얻고 있을 것이다. 왜 그때 '반민특위'가 참담하게 파괴되고 말았는가를! 56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식 세대들의 반대가 그리도 극성스러운데 정작 장본인들이 살아 있었던 그때 얼마나 사생결단 저항했을 것인가. 그들은 민족의 죄인으로 구석에 몰려 있었던 것이 아니고 미 군정에 의해 비호받으며 신생 국가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교육계까지 완벽하게 장악한 권력 실세들이 되어 이었다. 완전무장 상태로 반민특위 사무실을 습격해서 특위 위원들의 머리가 깨지고, 고막이 터지고, 빗장뼈가 부러지도록 폭행을 감행한 것은 종로경찰서와 중부경찰서 경찰들이었다. 그들 거의가 친일 경찰이었음은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러고 나서 이 나라에서는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면 취직이 되지 않았고, 지난 날 독립투사들을 잡아다가 고문했던 자가 대한민국 형사가 되어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똑같은 지하실에서 고문을 해댔고, 모든 친일 · 반민족 분자들은 순식간에 친미파와 반공주의자로 둔갑해 권력의 특급 열차를 타고 승승장구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친일파와 민족반역자의 나라였다. 그러니 사회에 양심과 질서가 설 리 없었으며, 불의와 부정이 횡행하는 속에서 온 세상이 부패하고 타락하는 것은 필연이었으며, 그 결과 나라의 위신도 체통도 서지 않았고, 끝내는 미래마저도 낙관할 수 없게 된 것이 지난 56년의 잘못된 역사였다.

그래서 늦게나마 역사 청산을 하자는 것이다. 그 청소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민족의 존엄성도 국가의 정체성도 세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는 또 수치와 염치를 외면하고 요령과 술수로 더럽혀지는 지옥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연하고도 신성하기까지 한 일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세력들이 있다. 거기에는 어떤 정당도 있고, 유명하옵신 지식인들도 있으며, 친일파 자손들도 있다. 그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간 일이다. 괜히 국론 분열과 사회 갈등을 일으킬 뿐이다. 먹고 살려고 한 짓인데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

다시 되짚어 따져보자. 일제 36년 동안 죽어간 우리 동포 수는 얼마일까? 4백만명이 넘었다. 친일파 · 민족반역자의 수는 얼마였을까? 1백50여만 명이었다. 그들은, 조선 땅에 와 살았던 80여만 일본인들의 충견 노릇을 하며 우리 동포 4백만을 죽이는 데 앞장섰던 것이다. 그리고 2천7백만 동포를 짓밟으며 혼자 잘 먹고 잘살고자 했다.

역사 청산은 잘못한 그들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처벌할 시기를 놓쳤으니 이제라도 국각의 이름으로 그 잘못이라도 정확하게 기록해 두자는 것이다. 그것도 1백50여만명 전부가 아니라 일정한 기준을 정했다. 그 수가 3만여 명에 불과하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관대하다. 이만한 일도 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국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우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셈이다.

조사 대상이 될 3만명의 자식들은 괴롭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앞두고 한 가지 사회적 동의와 약속을 해야할 일이 있다. 부모의 잘못을 놓고 그 자식들에게 연좌제적 시선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난 시대를 살아오면서 국가보안법 못지 않은 악법이 연좌제라는 것을 체험했다. 어디까지나 아비의 죄는 아비의 죄일 뿐 그 죄가 자식에게 전해지는 유전인자는 아니다.

그러므로 자식들은 부모의 잘못을 부끄러워할 수는 있지만 사회를 향해 책임져야할 의무도 없고, 대신 사죄해야 할 권한도 없다. 그런데, 자식들이 역사 청산을 반대하고 나선다면 그것은 새로워지려는 사회에 대한 배신이며, 새로운 민족반역자가 되는 것이다. 자식들은 괴로움을 참아내며 겸허한 침묵으로 역사의 흐름을 따라 가면 된다. 그 동참이 우리의 미래를 여는 빛이 될 것이다.

 

조정래 (작가, 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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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12-1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제대로 된 청산을 못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에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생각할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져요. 이번엔 가능성이 낮지만 흐지부지 되지 말고 국보법 문제도 해결됐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꼬마요정 2004-12-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 갈게요~ 정말 힘이 빠지네요... 그쵸?

하얀마녀 2004-12-19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전 솔직히 몽땅 다 처벌해야 된다고 봅니다. 재산몰수에 부관참시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urblue 2004-12-19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하얀마녀님 생각에 절대 찬성입니다.

꼬마요정님,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