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 녹차 쉬폰 케잌과 오이와 토마토 갈은 것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다. 지난 주 어느 분이 보내주신 키아로스타미 전시회 초대권을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어제 종일토록 집에서 굴렀으니 오늘은 햇볕 좀 쬐어야지. 그런데, 엄청 덥다. 다시 여름이 오려나.

전시회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역시 기본적인 지명도는 있는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사진전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길'과 '무제' 두 개의 컬렉션 84점과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2005년 신작 35점 등 1978년부터 2005년까지 자신이 직접 촬영한 119점의 흑백 사진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회 소개글이다. 119점이나 된다고 하지만, 1978년부터 2005년까지 촬영했다고 하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사진들의 차이점이나 시간에 따른 흐름 같은 걸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 그의 영화에서 본 듯한 풍경들, 눈 덮인 벌판, 눈 사이의 나무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길들이 아무런 설명없이 죽 이어지고 있다. 흑백이고,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 사진의 깊이감 같은 것도 제거된, 마치 단순화한 그림이나 판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스밀라처럼 눈에 대한 감각을 갖지 않고서야 어디 뭘 볼 수나 있겠나 싶은.

흑백의 간결한 프레임 안에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이란의 다양한 자연경관을 담고 있는 시적인 정취의 사진들은 이내 자연과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이끕니다. 자연과 인간, 환경과 삶을 사유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 작품들은 여러분들에게 단순히 육안으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자연의 경이롭고 숭고한 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에..글쎄...

인터넷 갤러리에서 몇 작품 퍼왔다. 이런거 퍼오면 안되는건가. 뭐,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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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9-1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생뚱맞지만.... 녹차 쉬폰 케잌 맛있나요? -_-;

미완성 2005-09-1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사진요..마치 잔뜩 구겨지고 주름이 잡힌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찍어놓은 거 같아요;

sudan 2005-09-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 보면서, 밤새 눈 내리고 난 다음날 아침의 질척한 출근길을 떠올렸어요. -_-
마지막 사진 좋네요.

바람돌이 2005-09-1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광은 정말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답지만, 그곳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그럴까 싶은 생각이 내내.... 괜히 딴지걸고 갑니다. ^^

merced 2005-09-1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봤는데, 재미 없었어요. 보러 온 사람이 적지 않았고, 방송국에서 나와서 사람들한테 카메라 디밀고 인터뷰도 하더군요. 친구가 어디서 듣고 "보면 가슴이 따듯해지는 사진들이래" 했는데, 영 느끼는 바가 없어서....

urblue 2005-09-1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녹차 쉬폰 케잌, 맛있습니다. ㅎㅎ 어제밤에도 한 조각 먹고 잤어요. 살이야 찌거나 말거나.

사과님, 사과님 표현이 더 예술이네요. 잔뜩 구겨지고 주름이 잡힌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니, 멋지잖아요!

수단님, 눈 내린 다음날은 출근 안 하는게 좋죠. -_-;

바람돌이님,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그저 풍경을 찍어 놓은 사진들은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던데요. 그야말로 현실과는 괴리된 풍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merced, 나도 별로 재미 없었다. 친구는 돈 주고 봤으면 아까웠을 뻔 했다고까지 하던걸. ㅎㅎ

바람구두 2005-09-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한 사진은 빠졌따아~.

2005-09-12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9-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인터넷 갤러리에 한 20여 점 밖에 안 올라와 있더라구요. 어떤 사진이 좋으셨나.

바람구두 2005-09-1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마지막 사진 왼쪽에 있던 사진...
첫 눈엔 맨마지막 사진이 눈에 남았으나 오래도록 지켜보자니 그 옆 사진이 좋더군요.
나무 한 그루 없는 언덕 너머로 길이 사라져버린...
문득 그 길을 걷는다면, 마지막 사진보다 더 처연하리란 생각이 들었고, 글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 묵직하게 내 가슴을 내리누르더이다.

stella.K 2005-09-1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같군요. 음...어제 이 사람 영화 하던데...<올리브 나무 사이로>

2005-09-12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9-1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멀리서도 입맛을 다셔보았습니다. 구경 잘했구, 녹차 쉬폰 케익도 괜히 땡겨주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