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눈이 뻑뻑하고 시큰거리는 걸 참고 있다가 어제 오후 병원엘 갔다. 눈에 염증이 생겼단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눈에 생긴 염증이 아니라 맞지 않는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 여태 이런 안경을 쓴 거냐고, 눈이 피로하거나 어지럽거나 머리 아프지 않았냐고 의사가 묻는다. 뭐, 그랬지요... 난시도 있고, 양쪽 눈의 디옵터 차이도 꽤 크고 해서, 그 때문인 줄 알았지요...
나이 들면서 시력이 더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병원엘 가지 않고 안경점에서 그냥 안경을 맞췄다. 그러면서, 잘 안 보여요, 라고 말할 때마다 안경점에서 알아서 조금씩 도수를 높여온 것. 그게 10년 쯤 쌓이다 보니, 원래 써야 할 도수보다 한참이 높아진 것이다.
병원에서 눈에 맞춰 준 렌즈를 끼고 좀 있었는데, 눈은 편안한 것 같으나 다시 문제는 영 보이지가 않는다는 점이었다. 불과 2m 정도 앞에 있는 제법 큰 글씨도 읽을 수가 없다. 안 보여요, 라고 말하니 의사가 도수를 약간 높이라고 간호사에게 지시한다. 렌즈를 바꾸고 나니 좀 낫다. 앗, 이 정도면 되겠어요, 이젠 보여요. 그래봐야 지금 내가 끼고 있는 안경에 비하면 안 보이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간단한 염증 치료를 받고, 약을 사고, 안경점에 렌즈를 주문했다. 렌즈는 오늘 오후에나 도착한단다.
어제 집에서 책을 보다가, 30분 만에 덮었다. 계속 시큰거려 집중할 수가 없었던 것. 사실 지금도 이렇게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게 좀 무리다. 1분 쯤 쳐다보면 몇 초는 눈 감고 있어야 한다.
이럴 때 마음 편히 쉬어줘야 하는데, 괜히 읽을 책 많다고 투덜거린다. 원래 게으른 주제에, 마치 눈 때문에 책을 못 읽는 것인양. 오후에 렌즈를 바꾸더라도 염증이 다 나을 때까지는 서재질도 독서도 자제하긴 해야겠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나... 음...
참, 눈 나쁜 분들, 꼭 병원 가서 시력 검사 하시고 안경 맞추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