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자동차)지상 최강의 SUV..허머 H3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70년대 중반께 TV방영됐던 `사하라 특공대`라는 외화 시리즈가 있습니다. 어릴 때 일이라 주인공도 줄거리도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캐리버 경기관총을 장착하고 사막을 거침없이 누비면서 독일군을 혼내주던 군용 짚(Jeep)의 활약만 깊이 각인돼 있습니다. 로보트 태권 브이에 대한 동경과 다를 바 없는 허무맹랑한 생각이었지만, 어린 마음에 `저 차가 있으면...`하고 상상했던 게 난생 처음 가져 본 자동차에 대한 욕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가져봤을 이런 욕망에 한 발 다가선 강력한 자동차 `허머` 이야기입니다.

1970년대 후반에 미군은 다양한 종류의 차량이 수행하는 여러 기능을 통합 수행할 수 있는 단일 모델의 군용차량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 계획이 바로 이른바 HMMWV(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즉, 고기동 다목적 차량 개발 프로젝트였다. 1979년 미군당국은 신차개발을 위한 공개입찰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전세계의 지형을 고루 주파할 수 있는 탁월한 주행성능과 강을 통과할 수 있는 도하능력, 산악지형을 오르내릴 수 있는 험로 주파성, 어떤 지형도 이겨내는 차체 강성 그리고 정비하기가 쉬울 것을 새로운 차량 개발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프로젝트에 AM제너럴과 크라이슬러 디펜스, 텔레다인이 참여해 각축을 벌인 결과 최종적으로 AM제너럴사의 차량이 채택돼 85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량이 현재 미군의 주력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험비(Humvee)다.

험비는 60도의 경사각도 등판과 40도 각도의 비탈길 주행, 46센티미터 높이의 수직장애물 통과, 76센티미터 깊이의 참호 통과 등 전천후 주행능력을 자랑한다.

말 그대로 길이든, 길이 아니든 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것이다. 험비는 91년 제1차 걸프전 지상전에 투입돼 큰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2차대전을 누볐던 `사하라 특공대`를 현대판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할 만하다.

AM제너럴이 92년 군용차량인 험비를 민간 판매용 버전으로 전환한 것이 지상 최강의 SUV로 일컬어지는 허머(Hummer)다. 99년 AM제너럴이 GM에 흡수된 뒤 허머는 도로주행에 맞게 차체를 줄이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바꾸는 등 온·오프를 아우르는 고급 SUV로 탈바꿈을 했다.

허머는 주행성능은 물론 디자인 자체도 성냥곽을 연상시키는 직선적인 실루엣을 강조하며 오직 `강인함`을 컨셉으로 하고 있는 남성적인 차량이다. '더 록`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 `007 네버다이` 등 각종 액션 영화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고, 영화배우이자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츠 제너거가 가장 좋아하는 차로도 유명하다.

허머의 기본형인 H1은 8기통 6200cc엔진을 장착해 316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가격은 10~12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힘의 상징` 허머는 불행하게도 최근 `고유가`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연일 SUV 차량의 판매 감소와 소형차 판매 급증을 보도하면서 고유가의 최대 피해자로 주로 인용하는 것이 바로 허머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10월 4일자는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형 SUV의 좋은 날은 사라지고 있다"며 허머 같은 `괴물`의 위기를 보도했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미국시장에서 허머의 판매는 2만28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 감소해 고유가의 후폭풍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H1, H2, H2 SUT에 이어 허머가 올해부터 시판에 들어간 H3는 이런 우려를 예견이라도 한 듯 `다운 사이징`으로 경제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H2의 사이즈를 길이-16.9인치, 너비- 6.5인치, 높이-6인치 줄여 H3를 만들었다. 무게도 765킬로그램이라 줄였다. 차체와 무게를 줄임으로써 갤런당 12~16마일에 이르던 연비도 20 마일로 개선했다.

가격도 지난 해 신차 발표 당시 3만5000달러 안팎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만달러대에 진입해 SUV로는 가장 대중적인 가격대를 치고 들어갔다. 최저가 기본형의 가격이 2만9500달러. 미드 사이즈급으로 체급을 한단계 낮추면서 도요타 4러너, 짚 그랜드 체로키, 닛산 X테라, BMW X3 등을 경쟁자로 삼고 있다.


H3는 시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년 픽업 트럭과 기본 구조와 5기통 엔진 등 기계적인 부품을 공유하고 있다.




보텍 3500cc 5기통 엔진을 심장으로 5단 수동변속기나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엔진 최대출력은 220 제동마력(bhp)이다.

4륜구동 시스템과 자세 안정화 시스템을 기본사양으로 갖췄고 가죽 시트, 네비게이션, 전동식 선루프, 위성 라디오 시스템, 33인치 타이어는 선택사양이다.

디자인은 기존의 허머에 비해 다소 얌전해졌지만, 전/후 오버행을 최대한 줄이고 최저 지상고를 높여 오프로드 성능을 보강했다는 것이 GM측의 설명이다. 꿈 같은 허머의 오프로드 성능을 3만달러 안팎의 가격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유혹임에 틀림없다.

H3가 오프로드 성능면에서는 `지상 최강의 SUV`라는 허머의 DNA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지만, 대중적인 미드사이즈 SUV로는 경쟁차종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오프로드 못지않게 도로주행성능이 중시되는 중형 SUV 치고는 핸들링이나 가속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96킬로미터)에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10.2초로 기존의 콜로라도 보다 1.5초나 늦어졌다.

컨슈머가이드(www.consumerguide.com)의 주행테스트결과 H3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가속 4점(동급 평균4.7점), 연료효율성 3점(동급 평균 4점), 스티어링 및 핸들링 4점(동급 평균 4.2점)으로 경쟁 차종 평균 점수를 밑도는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주행테스트에 참가했던 자동차 평론가 마크 빌렉은 "H3의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동급의 다른 차량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가장 훌륭한 부분은 인테리어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허머라는 브랜드 자체가 이런 평가의 잣대로 선택이 되는 자동차는 아니다. 실제 H2의 경우 같은 사이트의 평가에서 2점대의 점수를 받았지만, 허머 H2의 힘과 성능에 의문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H3의 경우 경제성을 키워드로 잡았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걸림돌이 될 공산도 있다.

당초 허머는 H3를 내세워 소비자 층을 확대하고 매출을 크게 늘린다는 포부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패턴이 급변하고 있는 이즘의 정황을 보면, H3는 자칫 빙하기에 태어난 공룡의 처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주요 제원>

전장 - 474.2 cm

전폭 - 217.2cm

전고 - 189.2cm

공차중량 - 2117kg

승차정원 - 5명

구동방식 - 4륜구동

배기량 - 3500cc

최대출력 -220/5600 bhp/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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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야 우주선이야? ; 버드케이지 (도쿄 모터쇼)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세계 4대모터쇼중 하나인 '2005 도쿄 모터쇼'가 19일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39회를 맞는 도쿄 모터쇼는 13개국, 239개 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해 친환경 자동차와 다양한 컨셉트카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브랜드 '마제라티(Maserati)'의 컨셉트카 '버드케이지(birdcage)'. 이름처럼 새집같은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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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도박 혹은 열정`..TVR 투스칸 컨버터블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흔히 어떤 차를 타느냐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 가격에 따라 대충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슬그머니 단정짓고, 가끔은 차별대우도 이뤄지는 게 현실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차량 가격 보다는 자동차의 스타일과 개성을 잣대 삼아 상대방의 취향을 가늠해보곤 합니다.



남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옷을 멋지게 차려 입은 사람이 근사해보이듯이, 차량 선택에도 남다른 고집과 개성이 보이면 호감이 가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도박 같은 선택`이라는 평가를 듣는 개성만점의 영국 스포츠카 업체 TVR이 새로 내놓은 투스칸 컨버터블을 소개합니다.

TVR은 영국 최대의 스포츠카 전문 생산업체다. `영국 최대`라는 타이틀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연간 생산량이 1500대에 불과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얼마전 소개한 영국의 채터햄처럼 TVR도 손으로 조립하는 키트카 업체로 출발해 생산량을 늘려 가고 있다.

양산차라고 하기엔 너무 생산량이 작고, 생산공정도 100% 수작업에 의존한다. TVR이라는 생소한 브랜드는 1947년 이 회사를 설립한 트레버 윌킨슨(TreVoR Wilkinson)의 이름에서 따왔다.

트레버의 풍부산 상상력을 그대로 자동차에 적용하면서 초창기부터 개성있는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지만 회사는 경영난으로 1962년 도산했다.

이후 릴리 가문과 필터 휠러 등의 개인 소유주를 거쳐 지난해 러시아의 재벌인 SBS-아그로방크의 창립자인 알렉산드르 스몰렌스키의 아들 니콜라이 스몰렌스키에게 인수돼 본격적인 양산차 업체로 변화를 모색중이다.

TVR은 전통적으로 파격적이면서 볼륨감이 뚜렷한 곡선 위주의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존 트레볼타가 주연한 영화 `스워드 피쉬`(Sword Fish)가 제작될 때 도메닉 세나 감독이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환상적인 자동차를 물색하다가 고른 것이 바로 TVR 투스칸(Tuscan)이었다는 일화도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에 버금하는 속도와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뛰어난 디자인과 주행성능으로 매니아들을 사로 잡으면서도 TVR을 사는 것은 언제나 도박과 같은 일로 여겨진다.

소수 매니아층를 벗어나 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로의 성장을 가로 막는 최대 큰 약점은 안정적인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다. 수작업에 의존한 소량생산만 하다보니 양산업체들과 같은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신차 개발에도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TVR의 새 주인인 솔렘스키는 현재 이 같은 문제점을 풀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는 우선 북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투스칸2와 사가리스 등 후속 모델의 생산과 개발을 전면 중단 또는 연기시켰다.

대신 미국 같이 소비자들이 까다롭고 특히 소송이 난무하는 나라에 진출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와 북극에서 기후적응 테스트를 실시한 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시된 것이 바로 2006년형 투스칸 컨버터블이다.

투스칸은 원래 1988년 경주용차로 탄생했다. 당시 개발된 투스칸은 4400cc 로버 V8엔진을 장착하고 최대출력 400 마력에 최고시속 265 킬로미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는 정지가속이 3.8초 달했다.

경주용으로 제작돼 형식승인을 받을 수 없었지만 극성스런 마니아들이 편법을 동원해 자동차 등록증을 받아내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시중 판매용으로 투스칸 모델을 따로 개발해서 판매 중이다. 일반 판매용 투스칸은 TVR의 전통인 경량화에 충실해 무게가 1100 킬로그램에 불과하다. 350마력의 힘을 내는 3600cc 엔진을 얹었고 최고시속 280km에 정지가속은 4.4초로 슈퍼카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2006년형 투스칸 컨버터블은 투스칸 모델 최초의 컨버터블 차량이다.

또 실내구조를 좌우대칭으로 만든 것은 TVR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좌핸들로 전환하는 비용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값비싼 주문제작형 제품 대신에 포드 몬데오 같은 양산 차의 계기판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한 것도 눈에 띄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수작업으로 생산된 투스칸 컨버터블의 인테리어는 최고급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있다.

디자인에서는 경기용 자동차의 느낌을 살려 3개의 램프를 수직으로 늘어 놓았던 기존 투스칸의 전면부에 손을 대, 2개의 램프를 수직배열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 가장 눈에 띤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곡선이 풍부하고, 도발적인 색감을 살린 TVR 특유의 매력적인 디자인은 여전하다는 느낌이다.

투스칸 컨버터블은 엔진 배기량에 따라 3600cc 모델과 4000cc 모델이 있다.

4000cc 모델의 경우 최대출력 400 마력(bhp)에 최고시속 312킬로미터에 정시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96킬로미터에 도달하는 데는 3.8초가 걸린다. 디자인과 주행성능에서는 기존 투스칸 모델의 명성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가격은 6만9000 달러에서 8만 달러대 초반으로 `수제품`의 고급 이미지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새로 등장한 투스칸 컨버터블을 선택하는 것은 더 이상 `도박`이 아닐까? 이와 관련해서는 영국의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파커스(www.parkers.co.uk)의 평가가 흥미롭다.

파커스는 우선 운전 성능에 대해서는 만점인 별 5개를 줬고, 주행성능에는 별 4개를 매겼다. 반면에 역시 신뢰성에는 별 2개 실용성에는 2.5개라는 아주 짠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 안전도는 1.5개로 거의 최저점을 줬는데, ABS 브레이크도 없고, 첨단 주행통제 장치도 없기 때문이다. 또 유럽의 신차 평가제도인 NCAP의 테스트도 받지 않았고, 가벼운 차체에 비해 엔진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도 이유로 달았다. 당연히 연비나 유지비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새 주인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믿을 만한 확률`을 계속 높여가고 있지만, TVR은 여전히 가 아니라 가슴속의 `열정`에 이끌려 선택하는 매니아 자동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투스칸 컨버터블은 `도박`이나 `열정`, 혹은 확고한 개성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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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자동차)`너희가 속도를 아느냐`..부가티 베이론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당신은 `빠르다`는 게 무엇인지를 압니까? 저는 그걸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이제껏 저는 빠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고 살았습니다."

어떤 자동차 평론가가 새 자동차를 시승하고 나서 남긴 말입니다. 흔히 빠르다고 하는 자동차는 많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는 오직 하나 뿐입니다. 부가티의 슈퍼카 `베이론`은 `빠르다`는 의미를 알려주는 바로 그 자동차 입니다.

얼마전에 언급을 했듯이 세상에세 가장 빠른 자동차는 스웨덴의 코닉세그 CCR이다. 지난 2월 시속 387.87 킬로미터의 속도를 내면서 맥라렌 F1이 1998년부터 갖고 있던 종전의 공식 세계 최고속도인 시속 386.4 킬로미터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조만간 깨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속 400 킬로미터의 벽을 허물겠다고 등장한 자동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 차가 바로 부가티의 EB 16-4 베이론이다.

`부가티`는 1909년 프랑스에서 창업해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그랑프리 경주용 자동차와 고급 세단을 생산하다가 창업자의 사망으로 세상에서 사라졌던 브랜드다.

1980년 중반 이탈리아에서 다시 부가티라는 이름을 부활시켰지만 경영난을 겪다가 1999년 폭스바겐에 인수됐다.

사실상 새로 부활한 부가티의 첫 작품인 베이론은 1931년 부가티를 몰고 우승 경력을 쌓던 카레이서 피에르 베이론의 이름을 땄다.

폭스바겐이 1999년 도쿄 모터쇼에서 부가티 EB 18-4 베이론이라는 이름의 컨셉카를 발표했고, 이를 양산차로 전환한 것이 바로 EB 16-4 베이론이다. 당시 컨셉카에 얹었던 18기통 엔진을 16기통 쿼드(V16X4) 터보 엔진으로 바꾸면서 모델명에도 변화가 생겼다.

베이론의 제원상 최고속도는 407 킬로미터다. 특수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으로써 시속 400킬로미터의 벽을 깬 것은 인류 역사상 베이론이 처음이다. 실제 주행속도로 400킬로미터를 돌파했다는 공식기록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조만간 세계 최고 속도의 자동차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베이론의 엔진은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의 실제 출력을 의미하는 제동마력(bhp)을 기준으로 무려 1000마력에 가까운 힘을 발휘한다.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포카 채널포(4Car Channel4)의 사막 주행테스트에서는 987 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당시 온도가 섭씨 40도에 달해 터보에 산소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출력이 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것이 폭스바겐측의 주장이다. 상온인 섭씨 20도에서는 최대 출력이 1035마력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의 실제 속도감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922 lb ft로 맥라렌 F1의 479 lb ft를 압도한다. 엔진의 힘을 놓고 보면 기존의 자동차와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힘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킬로미터)에 이르는 정지가속도 약 2.5초에 불과해 3초대의 벽을 허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엔진에 전자 속도제한 장치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최고시속 407킬로미터는 엔진의 힘을 최대로 발휘한 속도가 아니라 안전 때문에 제한을 둔 속도라는 것이다. 현재 그 이상의 속도를 견뎌낼 수 있는 타이어가 없어서 이런 속도제한 장치를 달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해서 베이론의 진짜 최고속도는 아무도 모른다.

이 `괴물`의 심장은 폭스바겐의 파사트 엔진과 아주 유사하다.

파사트 엔진 2개를 합치고 여기에 미쓰비시 터보 차저 4개를 창작해 출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엔진과 트랜스 미션을 식히기 위해서 다른 자동차는 1개 밖에 장착하지 않는 라디에이터를 무려 10개나 달고 있다.

이 같은 `괴물` 엔진을 제어하는 트랜스미션으로는 컴퓨터가 변속과 클러치 동작을 제어해 0.2초 이내에 변속이 이뤄지는 듀얼클러치 시스템을 채용했다. 또 1000마력의 파워 때문에 차체가 돌아버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풀 타임 4륜 구동방식이 적용됐다. 또 카본 세라믹 재료로 제작된 브레이크는 시속 400 킬로미터의 고속에서도 10초 이내에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 타이어는 지금 껏 도로 주행용으로 제작된 제품으로는 가장 두껍다는 미쉐린 PAX 런 플랫 타이어를 달았다.

차량의 기본 골격 역시 카본 화이버 모노코크로 제작해 강성을 높였다. 또 문과 윙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것을 제외하고는 외부 판넬도 모두 카본 화이버로 제작됐다. 부가티의 엔지니어들은 '측면 에어백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차체의 강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세금을 제외한 차량 가격만 120만 달러에 이르는 고급 스포츠 카답게 인테리어도 최고급이다. 실내에 플라스틱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가죽과 알루미늄 뿐이다.

연간 생산계획도 50대에 불과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꿈속의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우선 무겁다. 맥라렌 F1이 1200 킬로그램도 안나가는 반면 베이론은 공차중량이 1888킬로그램이고, 주유를 한 상태에서는 1950 킬로그램이다. 사람이 승차하면 2톤이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시내 주행시 연비가 리터당 4.3 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좁은 도로에서 몰기에는 차량의 폭이 다소 넓게 설계됐고, 차량의 코너와 어깨 너머쪽의 시야가 막혀 있어 혼잡한 시내 주행이나 좁은 구역에 주차를 할 때의 편의성은 크게 떨어진다.

엔진이 뒤에 장착돼 트렁크가 앞면에 설치돼 있지만 작은 가방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적재능력이 형편없다.

차에 올라 타기도 쉽지 않은 구조라 등뒤로 몸을 밀어넣은 뒤 떨어져 앉아야 한다. 요즘은 2만 달러 짜리 차에도 다 달려 있는 좌석 및 운전대 자동조절 장치도 없다. 좌석과 운전대 높낮이를 손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베이론은 최강의 힘과 속도로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자동차임에 틀림없지만, 일상 생활속에서 추구하는 실용성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야 애초부터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말 그대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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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덴의 독특한 컨셉트카, 데뷔 임박



홀덴의 디자이너 및 엔지니어들은 오는 14일부터 10일동안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2005 호주 국제모터쇼에 컨셉트카 에피지를 공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홀덴 디자인 스튜디오는 1998년 모라노를 시작으로 2년 전엔 SSX를, 지난해엔 토라나 TT36 등의 컨셉트카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홀덴은 이번에 선보일 에피지를 코르벳 C5 플랫폼을 기본으로 설계했다. 클래식카 FJ의 앞부분을 일부 채용했으며, 시보레 섀시도 개선해 적용했다. 크롬 처리한 엔진은 V8 6.0ℓ 358마력 슈퍼차저로 슈퍼카 수준이다.

이 차는 또 오리지널 FJ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을 채용했다. 푸시 버튼 기어는 무지개빛이 감도는 합성수지를 소재로 했으며, 스티어링 휠 역시 오리지널 못지 않게 화려하다. 앞뒤 휠은 각각 22인치와 20인치의 대형 크기로 알루미늄으로 마감 처리했으며, 전반적으로 빛나는 차체도 눈길을 끈다.

홀덴의 디자인 책임자인 리차드 페라조는 이미 지난 89년 이 차를 기획해 2년 전 컨셉트 스케치를 완료했다. 지난해엔 클레이 모델을 거쳐 올해 드디어 컨셉트카로 모터쇼에 소개하게 됐다.

리차드 페라조는 “이 차의 준비작업은 상당히 오래 걸렸으나 이번 모터쇼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홀덴이 호주지역에 국한된 자동차업체에서 제품의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만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홀덴은 에피지를 이번 모터쇼에 소개한 뒤 호주 전역에서 로드쇼를 가질 예정이다. 내년 1월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소개한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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