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 색깔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1
히도 반 헤네흐텐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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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참 이쁘다. 까만 바탕에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색의 바다생물, 그리고 무지개빛깔을 한 아기 물고기가 주인공인데, 아주 어린아기들부터 3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좋을 듯. 아이가 색깔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을 보여주게 됐는데 몹시 좋아한다. "어머 이게 누구야, 하양이의 엄마일까" 물어보면 아이는 "아니예요, 노란색 달팽이예요" 라고 대답한다. 대사가 워낙 간단해서 금새 다 외워버렸다. 동물들의 형태도 단순하게 잘 표현돼있고, 무엇보다 색깔이 고와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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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줘! 웅진 세계그림책 29
제즈 앨버로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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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만 세살이 되는 우리딸 별명은 '안아줘쟁이'다. 허구헌날 엄마아빠한테 '안아줘, 안아줘'... 하지만 안아주는 것은 주로 아빠의 일이고, 힘없는 엄마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로 안아주지 않기 위해 방어작전에 나선다. 나같은 엄마한테 이 책은 치명타였다!

엄마, 안아줘... (다른동물들은 모두 엄마가) 안았네!

대사라고는 저것밖에 없는 동화. 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고 보면, 내 딸 또래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정보성 동화'(색깔이름 동물이름 등등 나오는 책들)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어쩌다가 외토리가 되어버린 아기 원숭이, 다른 동물들 엄마랑 아기랑 안고있는 것 보고 서럽게 '안아줘'를 외치다가 엄마를 만나 드디어 안기게 됐다는 줄거리. 단순하다고? 단순한 것 치고는, 마지막에 나름대로 '복선'이 있다. 엄마랑 아기만 안아주는 게 아니라, 코끼리랑 원숭이랑 기린이랑 다같이 어우러져 껴안고 웃는다. 책 참 괜찮고, 아이도 이 책을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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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10-19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엄마가 좋은 책 고른다고 하다가 제 꾀에 넘어간다지. ^^*

마냐 2004-10-1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경을 건너 저편에서 같은 시간에 '소통'이 되는군. 새삼 신기하군.
(아참, 밀렸던거 오늘 처리 완료. 담주꺼 기대중...글구 아마 1주년 (11.17) 즈음에 필자 교체 추진하라네...오늘껀 특히 재밌었는데..)

딸기 2004-10-19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자교체, 언제든 환영입니다 *^^*

딸기 2004-10-1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은 누가 줬어요. ^^
울애기 책은 사실 안 사줬거든. 비싸기도 하고, 음... 또... 내가 게으르기도 하고
(그러면서 니 책은 잘만 사지 -_- 라고 속으로 그러고 있지요?)
또... 아직 애기가 책을 못 읽는데다가...
아는 언니네 딸이 올해 학교 들어갔는데, 걔가 어릴 때 보던 거 짤막한 것들 물려받았어.
근데 그런건 스토리가 없어서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 나는.
엄마도 재미가 있어야 애기한테 읽어주든가 말든가 하지...
저 책은 또다른 어떤 언니한테 받은건데, 제법 재밌기도 했고.
이번에 알라딘에 책 주문하면서, 처음으로 그림책 3권 사봤어.

릴케 현상 2004-10-1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인듯... 애가 없어서 그렇긴 하지만^^ 조카 사주면서 나도 봐야겠어요
 

어렸을 때 테레비 만화영화 안 좋아했던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특히 내 몇년 아래위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다른 오락거리가 거의 없는 형편에 테레비 만화 많이도 보았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아마도 나는 그중에서도 테레비 만화에 몹시 몰두해가며 보았던 축에 들지 않을까 싶다.

오늘 되돌아보는 것은, 요술공주의 테마. 다음은 내가 보았던 요술공주(혹은 변신소녀) 만화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다.

요술공주 새리: 촌스런 시대상황에 맞는 촌스런 화면, '꺼벙이' 수준으로 교훈적인 결말, 내용 단순 그림 단순 초단순 애니임에도 불구하고 요술공주라는 모티브의 원조가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에 남을만함.

요술천사 꽃분이: 이름만 들어도 우리는 이 애니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꽃파는 처녀' 의 주인공하고 이름이 같은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시대의 반영일 것이다. 물론 이건 일본 애니이지만 지금같으면 '꽃분이'라는 이름은 안 나왔을테니까. 솔직히 이 만화는 내용은 전혀 생각 안 나고 주제가만 기억난다. 요술천사 꽃분이, 착한 꽃분이 세상사람 가슴에 길이 남거라~~ ♪

꽃천사 루루: 무쟈게 촌스런 헤어스타일(일명 '그랜다이저 스타일')이 인상적이었음. 재미는 없었지만 반짝반짝 보석 모티브는 맘에 듦.

요술공주 밍키: 완벽한 스토리 구조, 다소 엽기적인 분위기, 특히나 변신소녀에 남성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쇼킹한 '누드 변신'...

샛별공주: 꽃미남 스타일의 '오빠들'이 나와서 몹시 열심히 봤던 만화. 파란 머리 휘날리던 샛별공주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생태적 자연주의적 감수성을 결합시킨, 변신소녀 만화의 수작.

꽃나라 요술봉: 이거 보느라고 자율학습 다 빼먹었을 정도. 나에게 '추억의 테레비 만화' 를 꼽으라고 하면 이 만화는 반드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그림, 과감하게도 테레비 만화에 '여백의 미'를 주었던 대담한 연출...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찾아서 쓰다듬어주기라도 하고 싶다. 이거 첫회부터 한번도 안 빼먹고 봤었는데, 마지막회 하는날-- 역시나 자율학습 땡땡이 치고 집에 왔건만, 너무 일찍 튀었던 탓에 그만 초저녁잠이 들고야 말았다. 눈을 떴을 때에는 '어린이여러분~ 감사합니다' 어쩌구 하는 자막 나오고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천사소녀 새롬이: 제반 작품의 아류작임이 분명하다.

카드캡터 체리: 사쿠라를 체리로 바꾼 국내 방송업계 여러분의 노력이 돋보인다. 요술공주의 현대식 버전, 타로 카드를 유행시킨 주범... 근데 난 이거 재미없었다.


이상은 말 그대로 '촌평'이었고...

실은 밍키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냥 혼잣말이지만. 밍키는, 여러모로 내게 충격을 주었던 만화다. 세련된 그림, 완결성을 갖춘 스토리, 파스텔톤, 이런것들은 분명 '새리' 수준에서 질적 전화를 이룬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이따금씩 생각을 하는 것은 밍키라는 만화가 소녀만화 치고는 꽤나 이상한 줄거리였다는 점이다.

밍키는 피나리아 왕국의 공주다. 피나리아는 한때 지구랑 샴쌍둥이처럼 붙어있었지만 지구인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탓에 우주 저 멀리 떠나가버린다. 그러니까 피나리아는 지구인들이 잃어버린 '꿈과 희망'이 간직된 잠재의식 같은 것이다.

피나리아의 왕은 뚱땡이 난장이이고, 왕비는 메테르 몸매에 어른 밍키 얼굴을 한 미녀다. 그들의 딸은? 당근 밍키다... ^^;; 아무튼 왕은 밍키에게 지령을 내린다. 지구에 가거라, 가서 그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찾아주거라... 왕의 곁에는 그 유명한 삐까번쩍 뺑뺑이가 있다. 밍키가 하나하나 과업을 완수할 때마다 이 뺑뺑이의 불이 한개씩 켜지고(이 때 왕은 뾰쪽~해져라, 뾰쪽~해져라 라는 황당한 구호를 외침) 피나리아는 지구에 다가간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인류 구원의 사명을 주고 내려보낸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모티브를 그대로 닮았다. 뺑뺑이의 반짝이는 불은 12개다.

밍키가 지구의 부모에게 처음 찾아올 때의 방식은, 이 만화가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밍키는, 그저 인간의 기억의 빈틈을 이용해 소리소문없이 어느날 '등장해있다'. 바보같기로 소문난 지구의 부부에게는, 마치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딸 하나가 떡하니 생겨 있는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이 만화는 특이하게도 죽음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다. 긍정적 낙관적 유미주의적 아동만화의 틀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것이다.  다름아닌 주인공 밍키의 죽음을 예견케 하는 에피소드(공포스러웠던 '운명의 촛불' 씬)가 나왔을 때 어린 나는 그만 경악해버렸다. 이거야말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깨뜨리는 쇼킹한 줄거리가 아닌가!

밍키는 교통사고로 확 죽어버린다. 이 만화의 마지막회는 지금도 머리 속에 선명하다. 밍키는 지구에 왔을 때처럼 바로 그렇게, 지구에 사는 부모와 친구들의 머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들은 밍키가 왔었다는 사실도, 사라졌다는 사실도 모른다. 기억이 새하얗게 지워진 것처럼. 눈물의 이별 따위 청승맞은 절차는 없다. 이 만화에는 어떤 신파도 없다.
그리고 밍키의 부모였던 이들은 딸을 낳는다. 이 아기가 태어난 뒤의 장면들에는 대사가 없고 음악만 있을 뿐이다. 상당히 긴 시간동안 뮤직비디오처럼 '그 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밍키(그리스도)의 희생(순교)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어린 아기가 자라나 (밍키보다 훨씬 큰) 아가씨가 되고, 피나리아는 지구 곁으로 돌아온다. 두 개의 별 사이에 하늘다리가 이어진다. 피나리아가 어떻게 지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결말로 보아서 지구인들은 밍키의 희생 덕에 꿈과 희망을 되찾았다.

당시 밍키를 볼 나이였던 어린 여자애들의 상식의 틀을 깨는 스토리, 죽음/섹시 등등 '어른스런' 코드들, 그리고 저 결말까지-- 밍키라는 만화는 지금도 내게는 '궁금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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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0-1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밍키를 꽤 재밌게 봤던 것 같은데, 교통사고로 죽었는지는 모르고 있었네요, 지금껏. 그저 요술공주 밍키 밍키 밍키, 하던 주제가만 생각날 뿐.

딸기 2004-10-1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저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마냐 2004-10-1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나두 기억에 없슴메. 저런....저 만화들 하나 놓치지 않고 다 보았지..하며 킬킬댔는데...이럴수가.

딸기 2004-10-1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결말을 모르는 분이 많은, 아니 나 빼놓고 거의 모르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보니깐
저 만화 열심히 보셨을 분들은 다 내 또래 혹은 엇비슷한 위아래겠지요, 아마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시간차이가 좀 있어. 내가 밍키를 열심히 봤던 거랑, 저 마지막회를 봤던 거하고는.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서, 제법 커서 봤던 것 같기도 해. 어쩌면 그래서 기억이 잘 나는 걸 수도 있고. 첨에 방송하다가 중단하고 나중에 다시 했었나? 잘 모르겠는데, 만약 그렇다면 대부분 기억을 못하는게 당연하지. 덜떨어진 나는 굉장히 늦게까지 애들 만화를 봤기 때문에(음... 저 만화들을 다 봤다면 마냐님도 상당히 덜떨어진- 죄송- 쪽에 속하겠군요 ^^) 우연히 마지막회를 보게 됐던 건지도.

깍두기 2004-10-1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군요. 뾰족해져라~~~^^

딸기 2004-10-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뾰족, 켜져라! 였나요?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는 어릴적에 '뾰족해져라'로 들었는데,
들으면서도 이상했었거든요. 안 뾰족해지는데... 불 켜지는데...
새벽별을보며님의 말씀이 맞을 가능성이 높네요. :)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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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삼아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문턱'을 깨닫게 된다. 한가지 주제나 상황에 대해 쓰여진 책을 3권 읽으면 감이 잡히고, 10권 정도 읽으면 좀 알겠다 싶은 걸 보니 '10권'이 내게는 문턱인 셈이다. 그런데 이젠 문턱을 넘었을 때가 되었는데도 도통 내 머리로 '상상' 내지는 '재연'을 해내기 힘든 종목이 있다. 바로 물리학이다. 과학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내가 감히 깜이 오네 안 오네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자못 심각하다.
뭐, 자괴감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다. 세상엔 여러가지 사람이 있고 여러가지 관심사들이 있으니까. 그러니 '물리학자'라는 직업도 따로 존재하고, 더불어 물리학 책을 쓰는 사람이 생겨나고, 그걸 읽는 독자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말하자면 나는, 물리학자들이 우주만물의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이제까지 알아낸 것이 대체 뭔지 구경이나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일반인을 위한 과학'류의 책들을 읽어주는 독자다.
나같은 독자에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어떤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주느냐-- 과학의 성과가 갖고온 사회적 영향력, 이런 것들은 내 머리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나는 빛이 입자이자 파동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이중 슬릿의 그림 따위는 너무나 많이 봤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에너지와 질량이 어떻게 호환이 되는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으며(아인슈타인이 불세출의 천재이자 시대의 영웅이라는 것은 백번 인정한다), 시간과 공간이 서로 왔다갔다 하고 공간이 휘어지고 하는 것은 죽어도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다. 그러니, 10차원 11차원에 공간을 휘어감고 찢었다붙이는 초끈이론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는 말이다. 물리학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한번씩 부딪치지 않을 수 없는 수퍼스트링. 내겐 돌부리나 목에 걸린 가시같은 존재였다.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하필이면! 저 초끈이론에 대한 책이다.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갈팡질팡하는 독자' 입장에서 보자면 까만별 10개를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초끈이론을 완전히 이해했느냐고?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읽었던 통일장 이론을 다룬 교양과학서 중에서는 가히 최고였다.
책은 뉴턴 물리학을 뒤집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를 적어도 내가 보아왔던 책들 중에선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선생보다도 멋지게, 기가막히게 웃기는(코믹하다는 것이 아니라 상황설정이 재미있다) 비유를 들어 상대성원리를 설명해낸다. 예시한 사례와 그림을 보다 보면 어쩐지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책 전반부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탄생과정, 기본개념들을 설명하는데, 본론 못잖게 재미있었다.
이 책은 이론물리학의 첨단 조류를 다루고 있다. 별 관측하고 플라스크 들여다보는 과학자들의 얘기가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절한 수학적 방법을 찾는 이론물리학자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 과정을 포함해서, 초끈이론의 탄생과 그동안의 발전을 생생하게 소개해준다. 대체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걸 알게 됐을까, 과학자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과학 문외한들이 궁금해하기 마련인, 물리학자들의 연구 방식(생각을 전개해가는 방식)에 대해 알려준다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덕택에 구체적인 과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끈이론 학자들의 논리를 멀찍이 떨어져서나마 따라갈 수가 있다.
더불어 막강하고 훌륭한 번역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읽는 재미 중에 무시 못할 부분이, 괄호 안에 들어있는 옮긴이의 설명을 읽는 거였다. 끈이론을 공부할 당시의 경험을 예시해가면서, 위트를 섞어가며 저자의 말을 풀이해 들려주는데 이게 또 쏠쏠히 재밌었다.

기본적으로 난해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읽는동안 내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정도. 이런 책이 좀더 나와준다면, 어쩌면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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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1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턱은 이미 넘으신 것 같은데요?^^

balmas 2004-10-1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서평을 참 재미있게 잘 쓰세요.^^
왠지 이 서평도 뽑힐 것 같은 기분 ...(부러워라^^)

딸기 2004-10-1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직도 문턱을 못 넘었다니깐요 ^^
발마스님, 칭찬 고맙습니다. 발마스님이야말로. ~~

마냐 2004-10-1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못하겠지만...딸기님이 "당신에겐 안 맞을 책"이라는 식으로 뭐라했는데...여봐란듯이 잘난체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샀지. 이게 뭔 심뽀인지. 암튼 당근 내겐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같은 책. 사실 첫장 이후 넘어가보지도 않았지. 근데..이글은 왜 이리 낯익지? 혹시 딸기네 있던 글인가.

딸기 2004-10-1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건 오해예요. 나는 그런식으로 얘기한 게 아니라구요. 마냐님이 이 책 빌려달라고 하고, 거사님이 '쉽게 볼 책 아니다'라고 해서, 내가 '마냐님이 빌려달라는 이유는 (나하고 똑같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러저러해서 아무튼 읽고 싶다, 이런 거였다고요.

아무튼, 그때 사놓고 나도 이제야 읽었다니깐. ㅋㅋㅋ 그러니 벌써 몇년이 지난 건가. 산같은 책이라고 거사님이 그러셔서 나도 쫄았는데 읽다보면 재밌어요. 초강추.

딸기 2004-10-19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기억 못하겠지만~' 이라는건 좀 웃기는걸요. 원래 기억하는 건 나의 일 아니었나. 흐흐. 어차피 마냐님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 거면서. ^^

에레혼 2004-10-1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 전부터 <엘레건트 유니버스>란 제목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적어놓았는데(제목이 무척 엘레강스하잖아요?^^), 아직 도전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문턱의 높이가 얼마쯤인지도 가늠 못 하고 있으니, 스트롱베리님의 몇 년보다 더 세월이 지난 뒤에야 이 책의 첫장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ㅜㅜ

깍두기 2004-10-1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찜이에요,찜. 너무 재밌을거 같아요. 중3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본 이후에 천문, 물리계통의 교양도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건만 코스모스보다 어려운 책은 절대 이해 불가능입니다. 이건 물론 코스모스보다 당근 어렵겠지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하셨죠? 저 님의 말씀을 믿고 이 책 살테여요. 책임지세요^^
(저랑 같은 고민을 하셨네요ㅎㅎ. 아랫글을 보니^^)

나같은 독자에게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는 어떤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주느냐-- 과학의 성과가 갖고온 사회적 영향력, 이런 것들은 내 머리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나는 빛이 입자이자 파동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이중 슬릿의 그림 따위는 너무나 많이 봤지만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에너지와 질량이 어떻게 호환이 되는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으며(아인슈타인이 불세출의 천재이자 시대의 영웅이라는 것은 백번 인정한다), 시간과 공간이 서로 왔다갔다 하고 공간이 휘어지고 하는 것은 죽어도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다.

딸기 2004-10-19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지못할 고개를 넘어보고자 과학책을 몇번씩 들여다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 고민을 이해할 겁니다. ^^ 저 책 재미있으니깐, '끈기를 갖고' 보세요. '만물이론'을 다룬 책들을 몇권 봤는데, 보통은 상대성이론 설명하는데 한참, 그리고 최근의 연구결과 나열하는 식이었어요. 저 책은 저자가 초끈이론 신봉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설명이 구체적이죠. 초끈이론이 현재 학계에서 과연 그같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지는 논외로 하고, 어쨌든 재미는 있습니다.

마냐 2004-10-20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노무 기억력. 칫. 아...이노무 건망증..이 아니라 뇌용량 한계.

딸기 2004-10-2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노무 기억력도 요즘 시원찮다 못해 의심스러운 수준이긴 해.
게다가 요샌... 흰머리... 탈모... 잔주름... ㅠ.ㅠ

마냐 2004-10-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같이 늙어가서 다행이다.

딸기 2004-10-21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도 흰머리 생기는 중? 난 아주 미치겠또...
 

개이름...이 아니고... 닉을 바꿨다.

로드무비님과 라일락와인님 닉넴이 내 닉넴에 비해 압도적으로 멋있어보여서...

그 이름들과 공통점이 있는 이름으로 바꿨다.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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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혼 2004-10-1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베리 스트롱한 이름이군요!!
개명[개 이름이 아닌!^^]을 축하 드려요!
이제 딸기도 아니고, 스트로베리도 아니고, 딸기밭도 아니고, 스트로베리 필드도 아닌, 삐삐롱스타킹을 닮은 스트롱베리님!

우리, '로라리' 모임이라도 하나 결성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로'드무비 - '라'일락와인 - 스트롱베'리'] ㅎㅎㅎ
아님 두음법칙을 적용시켜 '니나노' 모임으로 하든가요
아 좋다, 멋지다!

깍두기 2004-10-1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맘에 들어욧!! 스트롱하고 베리한 스트롱베리!! 나도 바꿀까봐! 레드레디쉬??? 이건 별로군요ㅠ.ㅠ(우리것이 좋은 것이어요. 버럭!!!)

가을산 2004-10-1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신한 이름이네요. ^^

딸기 2004-10-1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좋아해주시니 뿌듯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제 동생이 '닐리리야'라는 닉넴을 쓰고 있거든요.
어느날 '니나노'라는 닉을 가진 분이, 제 동생 닉을 보고 반갑다고 홈피에 들어왔다더군요.^^
깍두기님, 레드레디쉬... ㅋㅋ
가을산님, 참신하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

로드무비 2004-10-1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 보니 라일락와인님은 대문간에다 이 소식을 터억하니 내걸었습디다.
스트롱베리--깜찍한 것이 개구진 것이 마음에 쏙 듭니다.^^

딸기 2004-10-1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개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분을 위해 저도 이름을 좀 만들어보았습니다.
怒濤武飛(노도와 같이 무공을 날리다)
羅日樂臥人(날좋을땐 드러누워 풍류를 즐기는 사람)
어떻습니까?

에레혼 2004-10-1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한테 딱 어울리는 이름이어요![뭐, 날이 안 좋을 때도 저는 풍류를 즐기기를 마다하지 않지만요...]
제 맘에 쏙 듭니다요!
작명료는 어떻게? 와인을 안 드신다니, 무알콜 음료라도 한 박스 보낼까요? 아님 '臥人'[이때의 人은 남성!]이라도 한 사람 보내 드릴까요?

딸기 2004-10-1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라일락와인님, 무알콜음료를 보내주시면 대단히 좋겠지만 운송료가 많이 들 것으로 보이고요, 남성을 한사람 보내주시면 저희 집에 있는 한사람의 남성이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

로드무비 2004-10-16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怒濤武飛--캬!멋집니다.
멋진 이름에 부응해얄 텐데......

딸기 2004-10-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해주시니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