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류의 천적인 뱀과 햄스터가 동물원의 한 방에서 석달 가까이 사이좋게 `동거 생활'을 하고 있다.
AP통신은 19일 일본 언론들을 인용, 천적관계를 넘어 우정을 쌓고 있는 일본 도쿄(東京) 시내 동물원의 뱀과 햄스터의 이색스토리를 소개했다.
우에노(上野)에 있는 작은 동물원 `무쓰고로 동물왕국'에 살고 있는 두살배기 수컷 구렁이 아오짱이 햄스터와 한 방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원래 이 햄스터는 아오짱의 먹이가 될 운명이었다. 아오짱이 9월에 고양이와 격투를 벌여 다친 뒤로 식욕을 잃자 사육사들이 `특별식'으로 살아있는 햄스터를 마련해줬던 것.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오짱은 햄스터를 잡아먹기는커녕, 마음에 들어 하면서 아무 위협을 하지 않았다. 햄스터도 구렁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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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아오짱의 작은 플라스틱 우리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살게 됐다. 사육사들은 태어난지 6개월 된 암컷 햄스터에게 `고항(밥)'(이건 너무하잖아!)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고항은 길이 9㎝의 작은 몸을 1.2m에 이르는 아오짱의 몸에 기대고 자기도 한다. 사육사 야마모토 카즈야는 "이런 일은 처음 보았다"며 "뱀과 햄스터가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린이 관람객들이 이들을 보며 좋아하니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