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때 군인아저씨들한테 위문품 보내라고 해서 치약 치솔 수건 비누 보내고.

위문편지 보내라고 해서 다 보냈다.

반공 글짓기 반공 표어 반공 포스터... 등등등, 상은 별로 못 받았지만 암튼 시키는대로 열심히 함.

국민교육헌장 외우면 좋다고 해서... 다는 못 외워도 대략 앞부분은 외웠다.

"우리는 과일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과즙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달콤한 과육을 자랑하고

밖으로 씨앗을 광범위하게 퍼뜨릴 때다. 이에 나의 나아갈 바를 밝혀 ..."

국민학교 때 평화의 댐 만든다고 서울물난리 어쩌구 해서

벽돌모으기 성금내라고 해서 냈음.

중고등학교 때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한다고

올림픽 포스터 표어 글짓기 기타등등 하라고 해서 했음.

IMF 때 금 모으기....

그건 안 했다.

왜냐? 금이 없었다.

근데 내가 하라는 건 웬만하면 하는데 말이지...

난자모으기.

그건 못하겠다.

줄기세포 연구 찬성한다. 윤리론자들만 드글드글 할 때에도 나는 맘속으로

황우석 박사를 지지했다. 박사님 힘내세요!

근데 난자모으기는 못하겠다.

인터넷에 그런 말들이 떠돈다고 한다.

"아줌마들 머하나, 쓰지도 않는 난자나 내놓지"

누구 말마따나, 난자가 무슨 난자완쓰인 줄 아냐.

난자모으기 하는 김에 아예 난자엑스포도 해보시지.

혹시 아나. 몇년 지나서

"뇌세포가 없어서 뇌 연구를 못한다. 뇌 세포 내놔라. 뇌모으기 운동..."

난자모으기,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신문들이 국익 운운하면서

"머리 안 쓰는 인간들 뇌세포 내놔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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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인간 2005-11-2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황교수 지지글들을 가만 보면 파시즘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 듯합니다.

라주미힌 2005-11-25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줌마들 머하나, 쓰지도 않는 난자나 내놓지"

허허.. 지들 마스터베이션으로 흘리는 정자쯤으로 생각하나봐요...
이런 나라가 기증, 기부 문화에는 왜이리 인색한지..

딸기 2005-11-2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사람들,
난치병 환자들 진작에 좀 돕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히피드림~ 2005-11-2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추천도 꾹!^^

릴케 현상 2005-11-2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어쨌든 난 내몸 헐어서 남 주는 짓 할 인간은 못 되니까

2005-11-25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11-25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저는 어떻게 생각했냐면요,
연구 자체를 허용해야 한다는 거예요. 울나라, 지금은 이렇게 난리를 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구 금지론 쪽의 목소리가 더 컸었다니까요!
문제는 '윤리 문제'를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저러한 일이 있고 이러저러하게 의견이 갈린다,
배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배아를 사람으로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람으로 안 본다, 어떻게 생각할지는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법규는 필요한 것이고 사회의 '공론'이 중요하니깐
이러저러한 선에서 정리를 해두고 서로 인정을 해주자...

근데 어느날 갑자기
반대론에서 찬성론을 지나 난자모으기까지---- 다다다닥 달려가는데
이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당초 윤리보다 연구!(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단순화입니다.
실제로는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지요)
라고 생각했던 저같은 사람까지도 황당하단 생각이 들게 된 것 같아요.
말씀하신 뒷부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그 이후의 연구가 편하게 진행될 것이다...
실제로 요새 외신들 분위기는 그 쪽으로 가고 있어요.
황교수의 연구 업적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다들 찬양합니다.
하지만 연구 성과가 좋다고 윤리 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니깐
(이렇게 당연한 걸 울나라 언론들은 무시하고 있지요)
황교수가 잘못하면 이번 일 때문에 세계 과학계에서
(심하게 말하면) 왕따될 수 있다... 그렇게들 외국에서도 경고를 하는 거예요.
미혼 여성, 애 낳고 더 안 낳을 '아줌마'들, 난자 하나씩 내놔라... 할지도 모르죠.
지금은 배란 유도해서 난자 적출하는데에 여러가지 번거롭고 위험한 절차가 있지만
혹시 압니까. 몇년 아니 당장 몇달 뒤에라도
"부작용 없이 난자 빼낼 수 있는 신기술 개발됐다" 이렇게 되어서는
이제 아무소리 말고 난자 내놔라 할지 모른다는 거지요. ㅠ.ㅠ
**님 상상력이 넘 풍부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말씀하신대로 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