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를 향한 열정 - DNA 구조의 발견자 제임스 왓슨의 삶과 생각
제임스 왓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16세에 미 시카고대학 조기입학. 25세에 놀라운 발견을 해내다. 34세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과 하버드대 교수 역임.

'천재는 불운하다'는데, 이 과학자의 삶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과학자들 명단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다음 급으로 이름을 올려놓을 만한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 1953년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염색체(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짧은 논문을 발표해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왓슨은 자신에게서 시작된 '유전자 논쟁'들에서도 싸움 붙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과학계의 논쟁에서도 언제나 중심에 서있었던 그가 자신의 입으로 과학을 향한 열정과, 발견의 뒷얘기들을 털어놓는다.

 

"아버지의 서재에는 과학책들도 드문드문 있었는데, 날씨가 나빠서 새를 관찰할 수 없을 때 내가 독파한 것들은 바로 그 책들이었다. 진화를 다룬 책들은 내 상상을 사로잡았고,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은 처음 박물관에 갔을 때 나를 흥분시켰던 다양한 형태의 생물들을 체계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반바지에 발목까지 흘러내린 양말을 신은 우스꽝스러운 차림의 키다리 학생은 '비범해서'가 아니라 재수가 좋아서, 당시 고교 교육 개선방안의 하나로 시행된 대학 조기입학 케이스에 들어간다. '신동과 거리가 멀었'던 왓슨은 영국 케임브리지로 자리를 옮긴 뒤 크릭과 만나 이중나선이라는 놀라운 구조물을 그려낸다.

좀체 타협하지 않는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준 집안의 분위기와 대학시절, 40~50년대 미·영 과학계의 활기찬 분위기가 젊은 시절의 회상으로 그려진다.

 

"이류 도시였던 시카고에서, 역사가 길지 않은 시카고 대학에서 나는 권위자에게 존경을 표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헛소리는 헛소리라고 해야 마땅했다. 그런 무례함으로 말미암아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진실을 회피하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성나게 하는 편이 더 나았다."

 

크릭 앞에서 기죽지 않기 위해 "내가 물리학에 무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에 도달하기를 바랐다"고 털어놓은 데에서 알 수 있듯, 책에서 내놓는 고백들은 아주 솔직하다. 겨우 스물 다섯에 '대발견'을 내놓고 시기질시하는 사람들을 비웃듯 줄곧 승승장구해온 사람이어서일까, 글에서는 솔직함과 자신감이 넘친다.

 

"로버트 레드퍼드를 좋아하지만, DNA 재조합을 금지시키자는 그의 호소에는 응답할 생각이 없다."

 

젊은 시절 '뻔뻔하고 조숙한 태도'로 구박받았던 왓슨은 최근에는 유전자공포증에 걸린 복제반대운동가들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는데 몰두해 있다. DNA에, 유전공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잖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최근 글에서 30년된 기고문까지 줄줄이 묶어놨지만 주제별로 제대로 편집을 해놔서 읽는데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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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11-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리뷰가 올라와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없네요.
역시 오래전 리뷰입니다만, 다시 올립니다.

이네파벨 2005-11-1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큐여요~ 또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