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미친 태풍 `매미'에 맞먹는 `나비'의 북상으로 태풍 비상이 걸렸다. 제14호 태풍 `나비'는 폭풍 권역이 넓고 강도가 매우 강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비'의 영향권에 들어선 일본은 태풍의 권역이 지난달 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능가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3일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나비'가 점차 북상해 6∼7일 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7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이며 해상에서도 파도가 매우 높게 일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4일 오전을 기준으로 동해 남부 전 해상에 풍랑 예비특보를 발령했다. 4일 오후에는 제주도 남쪽 먼 바다와 남해 동부 전 해상에, 이날 밤에는 남해 서부 먼 바다와 제주도 앞바다에 각각 풍랑 예비특보를 발령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남해 해상에 물결이 높게 일 전망이라며 선박 안전을 당부했다.
3일 현재 `나비'는 중심기압 925hPa(헥토파스칼), 중심최대풍속 초속 49m을 기록하고 있다. 시속 17㎞의 속도로 북서 방향으로 일본 남부지방을 향해 접근하고 있으며, 오후 9시에는 오키나와(沖繩) 남동쪽 86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5일 밤에는 가고시마(鹿兒島) 남서쪽 43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태풍의 강도는 `매우 강'으로 전체 분류등급(약-중-강-매우 강) 중 가장 세며 크기는 `대형'으로 전체 분류등급(소형-중형-대형-초대형) 중 두번째 규모다. 기상청은 "`나비'의 영향범위는 반경 650㎞에 이르며 2002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루사'보다 규모가 크고 2003년 9월 큰 인명ㆍ재산피해를 몰고 온 `매미'와 비슷한 수준의 위협적인 태풍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상하면서 세력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워낙 강도가 세기 때문에 한반도 전체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거 경험상 9월에 오는 태풍은 큰 피해를 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1959년 `사라'를 비롯, 1981년 `아그니스', 2003년 `매미' 등 큰 피해를 끼친 대형 태풍의 상당수가 9월에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일본도 `나비'의 북상에 태풍 비상이 걸렸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태풍의 폭풍권역이 반경 280㎞로 카트리나(220㎞)보다 클 것으로 보고 오키나와와 규슈(九州) 남부 지방 주민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군 합동태풍정보센터도 `나비'가 최대 풍속이 초속 66m를 넘는 `슈퍼 태풍'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카트리나급으로 강해질 것이라는 예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