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저 책을 읽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청력이 탁월한 맹인들을 독일 고타 폭격기의 진입 길목에 앉히고 빅터 축음기의 스피커처럼 생긴 커다란 나팔에 붙은 헤드폰을 씌워 소리를 감지하게 했다. (161쪽)

1차 대전 때 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라는데. 읽으면서 흐어억, 했다.

맹인들을 폭격기 길목에 앉히고 '인간 레이더'로 썼다니.

하긴,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날 때까지 우생학이 판쳤던 걸 생각하면. 유럽의 복지국가에서 불과 몇십년 전까지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시술을 행했던 걸 생각하면.

우린 뭐 나은가.

 

맘에 드는 구절.

다우딩은 첫번째 실험에 다소 속임수가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 그가 금속 전자의 이론에 대해 아는 것은 중세 세르보 크로아티아어의 모음형에 대한 것만큼이나 적었다. (163쪽)

이것도 재미있네. 우리는 '크로아티아'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영어식 발음이고, 실제로 그들이 쓰는 '세르보-크로아티아語'로는 흐르바츠카(Hrvatska)라고 한다는군요.

또하나 맘에 든 구절.

폰 노이만은 튜링이 찾아 헤매던 지적 동반자가 될 듯했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변장의 대가였다. 헝가리에서 자랄 때 그의 이름은 야노스였는데, 괴팅겐에서는 요한이란 이름으로 즐겁게 지냈으며, 이제 프린스턴에서는 맘씨 좋은 아저씨 조니로 불렸다.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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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1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실제로 저런 청음기를 이용했다는 거죠. 읽던 중 인상적인 부분 하나는 독일의 레이다 이야기... 아, 이것도 서평 올려야 하는 구나.

sooninara 2005-04-2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폰 노이만은 읽다보니..일본만화 '몬스터'에서 나오던 요한이 생각나더군요^^

딸기 2005-04-22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어제 꼭 다 읽으려고 했는데... 못 읽었어요. 서평은 언제 올리나...
수니나라님, 저는 '몬스터' 5권까지 보고, 무서워서 그만뒀어요. 덜덜덜..

바람구두 2005-04-2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안 되죠... 더 읽어야죠. 5권 뒤부터가 진짜라구.... 흐흐.

딸기 2005-04-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어요... 무서운거 시로시로...

바람구두 2005-04-2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보다 ??? 흐흐.

딸기 2005-04-2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바람구두님보다 무서운게 더 싫죠. 뭘 그런걸. ^^;;

바람구두 2005-04-2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걸 시방 농담이라고 하남? 칫...

딸기 2005-04-2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담 아닌데... 구두님이 먼저 물어봤자나요 +.+

바람구두 2005-04-2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말이 바람구두도 싫지만, 무서운 건 더 싫어요." 이 말이잖우... 크크

딸기 2005-04-2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게 아니라... 구두님이 "나보다???"라고 했자나욧!

바람구두 2005-04-2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시비 거는 중입니다. 원래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겐 꼭 시비를 건다죠? 흐흐.

딸기 2005-04-2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옷 그럼 바람구두님은 드디어 날 좋아하게 된 것이로군요!!!

바람구두 2005-04-2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게 되다...
좋아하기 위해 애쓴 적은 없으므로 된 것이 맞군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