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를 읽고나니 이 남자, 정말 만만찮다는 걸 알았다. 안 좋아할 수가 없자나,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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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에서 총리역을 연기하고 나서
 
문/실제 총리를 만난 적이 있나
답/존 메이저를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신은 실제론 꽤 재밌는데 tv에서 보면 무척 지루하더라″라고
했더니 싫어하더라.

문/특별히 모델로 한 정치인은?
답/정치엔 관심없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칼리귤라인데, 그 친구는 자기 재미를 위해 정치한 것 같다.

문/영화에서 춤추느라 힘들었나
답/다른 사람들은 춤으로 자아를 표현한다던데, 난 표현할 자아라는게 없는 것 같다.

문/리처드 커티스와 오랫동안 작업했는데 이번엔 어땠나
답/관계가 악화됐다. 무서운 교장선생처럼 구는 감독이 없어서 나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커티스가 권력에 미쳐갔다.

연기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열정으로 온 몸이 불타는 배우들은 본인 역을 뺀 나머지 부분을 못본다. 나는 기본적으로 일하기 싫기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영화 안할 핑계, 결점만 찾는다″

이상적인 결혼생활이란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 트랩 가(家)다. 아내와 서로 피해다니기 충분할 만큼 널찍한 성에서 살면서 아이들은 유모가 거두고 , 저녁이면 아이들을 사열한 뒤 재우는. 이기적이라고? 나도 안다″

배우로서 야심이 좀 부족하지 않냐는 질문 받고
″수많은 인간이 타고난 소명이 아닌 일로 먹고 살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제법 능숙해지기도 한다. 우리 아버지도 특별히 카펫을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팔아치우는 데에는 훌륭한 솜씨를 발휘했다″

미국판 <가문의 영광>인 <미키블루아이>에 대해
″항상 갱 영화 출연 제의가 없어서 마음의 상처가 컸다. 내가 스크린에서 내뿜는 자연스런 악의를
생각해보라. 마틴 스코세즈는 왜 내게 출연 섭외를 안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일류 패션 디자이너들로부터 자기 옷을 입어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는가란 질문에 대해
″일류 디자이너들이 접근하긴 한다. 제발 자기네 옷 좀 입지 말아달라고.″

40세 생일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질문받고
″가슴 속에 분노가 많은 대여섯명의 동갑내기들과 우울하게 술집에 앉아있다가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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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25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담 반 농 수준이 특급이군요. ...푸하하...

가을산 2005-03-2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래서 눈빛이 그런 것이었군요.

urblue 2005-03-25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휴 그랜트 느끼해서 싫어했는데, 정말 다시 봐야겠군요. ㅎㅎ

마냐 2005-03-2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억남. 이 이너뷰. 정말 ㅋㄷㅋㄷ 넘 귀여운 남자.

딸기 2005-03-2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냐님, 벌써 출근?

클리오 2005-03-2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그랜트는 늘 이런 식으로 대답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였다면 여러 사람들이 싫어했겠어요.. ^^

로드무비 2005-04-13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
너무 마음에 드는 인터뷰 내용이에요.^^
특히 같이 작업하고 나서 관계가 악화됐다는 얘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