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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 힐 CE [dts] - [할인행사]
로저 미첼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로맨틱 코메디, 가볍게 '아무렇게나' 볼 수 있어서 선호하는 장르입니다만, 노팅힐은 대단히 높게 평가합니다. 재밌잖아요? 우습잖아요? 근데 또 동동 뜨는 가벼움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영국적인-이라는 것을 저는 '신자유주의 대처리즘에 희생당하는 가련한 인간들 냄새가 폴폴 나는'이라는 뜻으로 좀 복잡하게 해석을 하고 있는데요(아마도 '브*스* 오프'의 영향이 컸던 듯), 노팅힐이 딱 그렇더군요. 같은 로맨틱 코메디라지만 양키들 것하고는 참으로 다르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드는 구나. 그 작은 차이가 어쩌면 아주 큰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배우)을 리얼리티로 보는가 쇼윈도 상품으로 보는가, 최소한 배경이 되는 사회가 일면이나마 진실하게 묘사되는가 아니면 핑크빛 낙원으로 추상화시켜 버리는가.
바로 그런 면에서, 노팅힐의 휴 그랜트와 그의 친구들, 마이너리티의 공동체라 해도 될법한 그들의 관계, 자본주의 사회의 기준으로 보자면 후줄근한 인생들인 그들의 모습을 좌절 대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다들 구질구질한지. 그런데 그 희한한 게이, 결국은 항상 정곡을 찌르지요. '다르게 사는 자의 통찰력'이라 하면 과장일까요. 못난 것들이 못나게 살지만 우울함 속에서도 뭔가 반짝이는게 보이는 이 영화, 아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