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맥닐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지난번에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한권도 없었다. 얼마전 이산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보다가, 뒷표지 날개 '히스토리아 문디' 광고에 맥닐의 책 2권이 적혀 있고 '근간'이라 표시되어 있는 것을 봤다. 역시 이산출판사! 헌데 아직도 출간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늘 다시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보니, 98년에 맥닐의 책 한권이 번역되었다가 품절된 것으로 나와 있다.
예전에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어떤 분이 칼 세이건 팬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셨다. 그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게시판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글들은 '코스모스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요' 라는 거였다. 아마도 '코스모스' 독후감이 과제물로 하달된 모양인데 정작 그 책은 절판된 뒤였다. 그때 사실 깜짝 놀랐다. 나는 아직 '코스모스'를 읽지는 못했지만 그 책이 굉장히 유명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데, 그 유명한 세이건의 코스모스조차도 출판되지 않고 있다니!
어찌어찌하다가 꼭 읽고싶어진 책들이 있는데, 꽤 유명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완역돼있지 않거나 혹은 한번 나왔다가 금새 절판됐거나 했을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실망하게 된다. 책을 구할 수 없게 된 실망감, 그리고 출판대국으로 가려면 아직 멀기만한 한국 출판계에 대한 실망감. 그런 책 중의 하나는 페르샤 시인 페르도우시의 서사시 '샤나메'다. 이태전 교보에서 샤나메 축약본이 어느 신화집 속에 조금 들어있는 것은 봤지만 사지 않았다. 완역된 것으로 제대로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영어로 된 샤나메를 찾아 앞부분 조금 읽었지만 그걸로 끝. 컴퓨터로 보기가 힘들기도 하고, 영어로 읽는 것이 버겁기도 해서였다. 이라크전쟁으로 세상이 뒤집어졌지만 국내에는 하다못해 이라크에 대한 개설서도 없어서, 예전에 일하러 갈때 영어로 된 한권짜리 복사본을 읽어야 했다. 지금은 나와 있을까?
이제보니 엠마 골드먼의 책도 몇해전 나왔다가 품절인지 절판인지 돼버렸고(언제 다시 나오려나) '쟈니 총을 들다'는 여전히 없다. 책 안 읽는 세태를 탓하지 말고, 단 몇명의 독자들이라도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줄수는 없을까, 우리 출판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