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본 한국사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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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책을 본지는 너무 오래 되어서... 일본에 머물던 4년 전에 집중적으로 한국-일본 관계된 책을 읽었고, 그 뒤로는 아예 손을 놨었다. 집에 책이 있기에 집어 들고 딸아이 책 읽는 옆에서 슬렁슬렁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딱히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 저 부분이 신기했다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 역사를 ‘담담한 교과서’처럼 서술한 자체가 신선했다고 할까.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하도 극단적이다 보니 대개의 논자들은 꼴통 우파 아니면 무지랭이 좌파로 갈리는 것 같다. 둘 다 싫어요, 나는 제3의 길이 좋아요~ 하는 척하면서 나왔던 서울대 이영훈교수 류(<국사의 신화를 넘어서>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몇 년 안돼 조선일보와 손 맞잡고 역사를 가지고 장난질을 치며 더 극악한 혹세무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더러워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렇게, 정말로 ‘중간에서 대충’ 역사를 줄줄이 설명한다. 독재정권 시절 중·고등학교에 다니며 국사를 배웠던 나같은 사람들이 “곰곰 생각해보니 그건 사실 이러저러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의문을 가졌던 역사적 사실들을 짚어주는게 맘에 들었다. 뭐 그렇다고 아주 대단히 칭찬하고픈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영 시비를 걸만한 것도 아니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이라 해도 되겠고, 이 정도라면 한국사를 훑어보기엔 썩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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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8-2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제목이 밖에서 본 한국사란게 관심을 갖게 했는데 말이죠. 제목으로는 우리속에서 매몰되어있음으로 해서 보지 못하는 우리 역사의 문제점들을 제대로 짚어주지 않을까 해서요. 사기전에 일단 도서관 가서 대충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딸기 2008-08-25 02:18   좋아요 0 | URL
저 책에서 좀 아쉬운게, 제목과는 따로 논다는 점입니다 ^^;;
저도 사실은 그 제목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밖에서 본 관점'은 거의 없어요.
그냥, 저자가 중국에 오래 체류했다는 것 뿐...

마노아 2008-08-2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궁금했는데 제목만 거창했던 게 아닐가 좀 걱정이 되었어요. 저는 그럼 바람돌이님의 반응이 나오면 거기에 묻어갈래요^^ㅎㅎㅎㅎ

블루베리 2008-08-2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을 흥미있게 읽었던 사람인데요, 책제목에 관한 설명은 이렇다고 합니다. 우연히 프레시안에서 그분의 연재를 보게 되었는데,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하나는 민족주의에 과도하게 얽매여 온 편협한 관점을 보완하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사를 국외사와의 관련에서 바라보며 시각을 넓히도록 제안한 것이다."

딸기 2008-08-28 10:45   좋아요 0 | URL
민족주의에 과도하게 얽매이지 않도록 좀더 넓은 시각에서 신경써서 설명하고 있는 것은 맞아요.
그게 이 책의 최대 장점인 듯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국외사와의 관련에서 바라보도록 애쓴 것도 맞고...
제가 트집잡은 것은, 다만 '밖에서 본 관점'이라고 하니 '국외에서' 혹은 '국외자가 바라본' 같은 느낌이 나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