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ie Cullum - Twentysomething - Special Edition
Jamie Cullum (제이미 컬럼)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재즈'라는 장르는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그렇게 빛을 발하고 있는 장르가 아니지만,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보편화되어 온 장르로 일컬어져 왔습니다. 아직까지 발라드 음악과 전형적인 클럽 댄스 음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음반 시장과는 달리 여러 장르들이 복합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우 인정받고 있는 장르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 입지가 아직까지는 소극적이고 불완전한 반면,외국에서는 '재즈'라는 이 장르를 어떻게 요리하고 발전시켜서 좋은 음악에 목말라 하는 대중 앞에 내놓을까,하는 줄기찬 고민을 음반 시장 앞에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런 고민들 앞에 서는 대중들 가운데에는 이 '재즈'라는 장르를 어려워하는 분도,아주 꿰뚫고 있는 분도,그리고 저처럼 우왕좌왕하면서도 들을 거 다 들어보는 막가파 형식의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만큼 '재즈'라는 장르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만한 싸구려 음악은 더더욱 아니고,일정한 계보와 걸출한 여러 뮤지션들이 있는 만큼 매우 고급스러우면서도 듣기 편한 음악입니다. 재즈 뮤지션의 이름을 대라 하면 정말 수도 없이 많을텐데요,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려는 이 음반의 주인공은 바로 재즈계에 당돌함을 몰고 온 '제이미 컬럼'입니다. 영국 출신의 이제 갓 20대 중반에 접어드는 귀여운 마스크를 소유한 청년이죠. 그렇지만 이미 전 세계 재즈계에서 현재 확고부동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대단한 아티스트입니다.

저는 제이미의 이번 앨범을 첫 데뷔 앨범이라고 알고 있었는데,그건 잘못된 정보라는 걸 이제서야 막 알았습니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정식 소개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스페셜 에디션까지 출시된 이번 앨범이 글쎄,세  번째 앨범이라고 하지 않겠나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세 번째 앨범까지 출시해냈다면 어떤 베테랑 아티스트보다도 부족한 점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제이미 컬럼은 그야말로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인데요. 영국 UK 차트에서 영국 음반 차트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로 데뷔하는 동시에 가장 빨리 팔린 재즈 앨범이란 기록과,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당당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영국은 금방 금방 정신없이 변하는 날씨 탓인지 제가 보기엔 음반 차트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그래서 몇 주씩이나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은 미국의 빌보드 차트와는 달리 일 이주일 만에 금새 순위가 뒤바껴버리는 등 변수가 많은 차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서 제이미 컬럼이 계속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영국에서 그의 위치가 매우 높아져 있고,재즈에 대한 영국인들의 관심도 증가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앨범 얘기로 돌아가자면,총 18곡의 개성 있는 곡들이 음반을 꽉 차게 해줍니다. 1번 트랙 'What a difference a day made'는 긴 러닝 타임과 느릿느릿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오히려 제이미의 개성이 잘 물들어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 노래를 들으실 때,제이미의 재즈 음악 입문에 들어가는 가벼운 음악으로 생각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번 트랙인 'singin' in the rain'은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젖어들어가는 제이미의 보컬이 잘 맞아 떨어져 가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첫 싱글로 낙점된 4번 트랙 'Twentysomething'은 약간은 빠른 듯한 박자에 제이미의 솔직한 감성을 내포하고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작곡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볼 때,여기서도 그의 당찬 자신감이 돋보입니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자유분방한 창법을 구사하는게 매우 맛깔스럽게 여겨집니다. 5번 트랙 'But for now'에서는 매우 감성적인 매력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재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여유있는 분위기의 안락함을 그의 보컬과 피아노 선율과 잘 조합시켰습니다. 6번 트랙 'Old devil moon'에서는 관악기의 톡톡 튀는 음과 피아노 선율로 마치 6,70년 대의 재즈 음악 같은 고전의 흥겨움을 묘사해냅니다. 간주 부분에서는 마치 연인과 함께 가벼운 춤을 즐기고 싶은 쏠쏠한 느낌까지 선사합니다. 7번 트랙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은 6번 트랙의 흥겨움을 그대로 몰고 좀 더 상승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구요. 제이미의 보컬도 훌륭하지만,중간 부분에 나오는 피아노 선율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9번 트랙 'I get a kick out of you'에서는 굉장히 빠른 피아노 연주와 여러가지 의성어까지 포함하여 한껏 재즈의 느낌을 음미하게 하더니 10번 트랙 'All at sea'에서는 로맨틱 영화에서 나올 법한 낭만적인 노래 솜씨를 보여주고,12번 트랙 'Lover,you should have come over'에서는 허스키한 보컬로 영화 속에서 연인에게 노래 솜씨를 뽐내는 락 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해냅니다. 14번 트랙 'Next year,baby'에서는 초반부에서는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흥겨운 피아노 선율과 빠른 비트로 전환하여 사실상 이 앨범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멋있게 장식합니다. 15번 트랙부터 18번 트랙까지는 보너스 트랙인데요,15번 트랙 'Everlasting love'는 유명한 영화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사운드트랙에 실려 많은 사랑을 받는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16번 트랙 'Frontin'에서는 피아노 연주와 그의 보컬로만 장식되어 있는 소박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꽉 찬 느낌을 선사하여 무릎을 치게 만들고,18번 트랙 'High & dry'에서는 또 하나의 매력을 맛볼 수 있게 라이브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아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저는 '재즈'라는 장르를 매우 좋아합니다. '재즈'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지만 저는 '재즈'라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매우 편안해져서 좋습니다. 친구들이 저보고 애늙은이라고 놀려대긴 하지만 정말 기회만 있다면,나도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거대한 꿈을 부풀여보기도 했었구요. 제이미 컬럼은 모처럼만에 재즈계가 발견해낸 보석 중에 하나입니다. 젊은이이고,거침 없는 보컬과 솔직함에 재즈 아티스트로써는 드물게 대중적인 스타라는 영예도 얻어내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간혹 '재즈'라는 장르는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이어야 훌륭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간혹 봤는데 저는 오히려 그렇게 다가감으로써 대중에게 더 친밀한 음악으로 '재즈'가 다가서야 한다고 봅니다. 결코 가볍다고는 할 수 없는 그 임무의 바통을 받은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제이미 컬럼이라는 생각도 해보구요. 제이미 컬럼의 이번 앨범은 굉장히 그의 생각을 잘 반영해낸 앨범이라고 합니다. 음악은 그것을 하려는 사람이 자유롭게 만들어 자신당당하게 대중 앞에서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봅니다. 단지 대중의 입맛에만 맞추려는 음악보다는 까다로운 그들의 입맛을 길들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정말 훌륭한 아티스트라고도 보구요. 제이미 컬럼은 그런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진보해 나갈 수 있는,미래가 탄탄한 아티스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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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i 2005-12-04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참 성의있게 쓰시는군요. 이 음반은 못 들어봤지만 추천했습니다.

야간비행 2005-12-0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과찬이세요. 이 음반 한 번 들어보세요,좋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