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왓슨과 그녀가 가르치는 학생들

'모나리자 스마일'은 무엇보다 내게 깨달음을 많이 준 영화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고,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영화이다. 195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운 좋게 동부로 오게 된 미술사 교수 '캐서린 왓슨'(줄리아 로버츠)와 그녀의 학생들에 관한 얘기인데,그 시대에는 여자가 결혼만 하면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그 의식에 대해 캐서린과 학생들이 반대의 입장에서 부딛히게 되니 말이다. 유난히 진보적이고,자유분방한 캐서린이지만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학교에서는 철저하게 그것을 제한한다. 그러니 학생들도 자연스레 캐서린을 깔보고,무시하게 되고 말이다. 보면서 같은 여자로써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참으면서 봤는데,예전에는 서양이건 동양이건 여성을 이렇게 좁은 잣대로 재어 꼭두각시 인형으로 만드는 것에 익숙했다 생각하니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지금도 남녀 차별이 여전하지만,그때보단 의식도 많이 바뀌었고 많이 평등해졌다.)이 영화에서 단연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은,바로 맨 끝에 나오는 장면이다. 줄리아 로버츠가 자동차를 타고 떠날 때 뒤에서 그녀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면서 눈물을 흘리고,손을 흔들어 그녀를 배웅하는 장면. 나도 약간 눈물이 났다. 영화의 결말은 학교의 보수적인 성향을 견디지 못한 캐서린이 학교를 떠나는 것이다. 진보적인 캐서린이 한발 물러난다는 후퇴의 결말 비슷하지만,잘 보면 초반에 그녀를 비웃고 깔보던 그녀의 제자들의 태도만큼은 확실히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선생님이 하나 있었다면,그리고 사회에도 이런 사람이 하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보는 내내 금치 못하게 만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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