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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e Sweetnam - Noise From The Basement - CD + DVD
스카이 스윗남 (Skye Sweetnam) 노래 / 이엠아이(EMI)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어느샌가 팝 음악계에서는 10대 여성 락커들이 줄줄이 배출되어 놀랄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게 되어버린 듯 합니다. 그저 유행으로만 여겨질 법도 하건만,엄청난 성공을 거둔 캐나다의 에이브릴 라빈부터 시작되어 미국의 힐러리 더프에 이르기까지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10대 여성 락커들이 어려운 장벽과도 같은 세계의 팝 차트를 어렵지 않게 정복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이쁘장한 외모에 거기에 약간 어울리지 않는 듯한 성격의 당돌함과 영악함이 그들의 앨범에 빼곡히 차있다는 점입니다. 또한,그들의 음악 노선이 팝과 락을 적절히 섞어놓은 팝펑크로부터 시작하여 점점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락커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음반 매장을 찾는 팬들은 누구의 음반을 살지 행복한 고민을 반복하여 하게 되는 이 상황에 또 하나의 가능성 있는 신인 락커가 자신있게 자신의 앨범을 내놓았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스카이 스윗남,유난히 유명한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듯한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서 성장한 10대 후반의 당돌한 락커입니다. 역시 캐나다 출신인 에이브릴 라빈과 비교되는 것을 피할 순 없었지만 글쎄요,그녀는 담담한 태도로 그것을 수용하는 성숙함도 지닌 아티스트였습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매우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따르지만,그렇다고 마냥 붕붕 뜬 가벼움만 존재하는 그런 얕잡아볼 음악들로 차 있지는 않습니다. 역시나 발랄하고 자신의 개성을 맘껏 표출하는 10대 소녀의 기질이 마음 껏 드러나 있지만 싱어송라이터의 자질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성과도 음악 속에 빼곡히 녹아있지요. 그래서 더욱더 스카이의 음악을 그저 신나는 팝펑크 음악으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음반을 자주 구입하는 10대,20대 팬들의 정서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어 같이 공감하고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 가사 또한 스카이의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장점입니다. 첫 번째 트랙에 실려있는 'Number one'이라는 노래는 초반에는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톡톡 튀는 음에 격양된 억양으로 노래를 부르는 스카이의 목소리가 매력적입니다. 후반부에 가서 매우 빠르게 흘러가는 리듬에 잠시 몸을 맡겨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두 번째 트랙에 실린 'Belly.S'라는 노래는 영국에서 자랑하는 시인이자 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고 그녀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노래합니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썼다는 이 노래의 멜로디가 매우 신났는데요,스트레스 풀기에는 제격인 노래인 듯 합니다. 자,이제 세번째 트랙인 'Tangled up in me'는 바로 첫 번째 싱글로 커트되어 뮤직비디오에서 맘껏 뛰어놀던 스카이의 발랄함을 보여줬던 노래인데요. 앞서 소개해드렸던 두 노래보다는 약간 느린 템포의 노래입니다만 그렇다고 축 쳐진 분위기의 노래는 절대로 아닙니다. 초반부에 스카이의 보컬이 맛깔스럽게 읆조리는 듯이 시작되면서 후반부에서는 멜로디와 억양,그리고 노래 가사가 착착 맞아 떨어져 어렵지 않게 즐기실 수 있을겁니다. 또 보면 여섯 번째 트랙에 있는 'Heart of glass'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는 우리 나라 CF 배경 음악에 쓰여 스카이의 이름을 알린 노래입니다. 초반부에는 약간 느리기까지 하지만 후렴구에서는 폭팔하는 듯 하며,빠른 리듬에 신나게 외쳐대는 스카이의 보컬이 노래의 멜로디를 꽉 잡고 놓아주질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즐길 수 있고,제 기억에 더 남아서 개인적으로 스카이의 앨범 중에서 첫 번째 싱글 곡 다음으로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자,이제 일곱 번째 트랙부터 조금씩 그녀의 음악은 락의 성향을 드디어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당황스러울만큼의 변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데뷔 앨범 치고는 꽤 큰 성과를 거둔 듯 합니다. 비록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싱어송라이터의 기질을 보여줬고,음악성에 대한 논란도 잠재울만한 노력을 보여줬습니다.
스카이는 아직 어리고 그런 만큼 가능성이 많은 아티스트입니다. 유행처럼 번진 10대 소녀들의 락 물결에 결코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가운데에서 분별있게 그것을 이끌어갈 수 있을 만큼의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실력도 고루 갖추고 있구요. 다음에 나올 그녀의 두 번째 앨범이 기대되는 것은 아마 당연지사일 것 같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벌써부터 세계로 뻗어나갈 그녀의 음악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