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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y Aiken - Measure Of A Man
클레이 에이킨 (Clay Aiken)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2004년은 유난히도 텔레비젼 프로그램으로부터 배출되는 아티스트들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그것은 영국에서 시작된 '팝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어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팝 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는데요.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는 굵직굵직한 신인들이 팝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프로그램의 장점이라는 것은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최고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그 주옥 같은 실력을 세상에 내놓아 팝 음악계에 기여를 하게 만든다는 점일텐데요. 여기에서 재밌는 것은 유난히도 이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한 사람들보다 2위를 차지한 사람들이 오디션 이후로 앨범을 내고 난 향후 스케줄이 더할 나위 바빠졌다는 점일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팝 아이돌에서 언어 장애를 극복하고 2위를 차지하여 맑은 목소리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가레스 게이츠나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2위를 차지한 준수한 외모에 겸손한 태도,시원한 가창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클레이 에이킨이 대표 주자입니다. 그 외에도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배출된 켈리 클락슨도 이 노선을 달리고 있는 아티스트 중에 하나이죠. 자,어쨌든 영국에서 현재 2집을 발매하고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서 우리 나라에서도 폭팔적인 지지를 얻어낸 가레스 게이츠에게 자극을 받았던 탓인지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도 곧바로 클레이 에이킨이라는 평범하지만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진 신인을 내놓게 됩니다. 약간 서두른 면모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이루어낸 성적은 절대로 가볍게 볼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쉽게도 미국에서 이루어낸 그 큰 여파가 우리 나라에서는 미미한 여진으로밖에 평가 절하되고 있긴 하지만요.(사실,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야 옳을까요.)
앨범은 총 12곡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채로운 것은 이런 프로그램에서 발굴된 아티스트들의 첫 앨범은 아직 자신의 색깔을 입힐 장르라던가,자신이 확고하게 추구할 음악 노선을 결정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러 장르를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클레이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여러 장르를 실험해보면서 자신에게 걸맞는 장르를 찾으면서 맞춰나가는 그 과정이 듣는 팬들에게도 꽤 흥미진진합니다. 특히 클레이는 내지르는 보컬의 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외모에는 약간 어울리지 않더라도 락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얌전한 청년,성인 취향의 발라드와 락을 결합시켜 듣기 좋게 만들어내지 않았겠습니까. 신인이기에 이러한 중첩의 시도가 어려울꺼라 생각됐는데 클레이는 쉽게 노래를 불러내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듣는 저도 부담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첫 번째 싱글은 바로 'This is the night' 이라는 노래인데요. 1위를 차지했던 루벤 스투더드의 노래를 뛰어넘어 단박에 빌보드 차트 1위를 꿰찼던 대단한 노래입니다. 초반부에는 그리 느리지는 않지만 단조롭고 안정된 클레이의 보컬로 시작되어 후렴 부분에 가서는 그의 장점인 락 보컬에 여운을 실어 탁 터지는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여간해서 신인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노련한 기교도 적지 않게 보입니다. 이 노래로 인해 클레이의 이름은 더욱 더 알려졌고 팬들로부터 더욱 더 확고한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두 번째 싱글로 낙점된 'Invisible'은 첫 번째 싱글보다는 약간 더 밝은 분위기에 여전히 시원시원한 그의 보컬을 얹어내어 듣기 좋은 노래를 또 하나 탄생시켰습니다. 다만,후렴부에서 더 강하게 그의 파워가 발산되는 점이 이 노래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4번째 트랙을 보시면 'When you say you love me'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노래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딱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러주기에 안성맞춤인 노래입니다. 화려한 기교도,그렇게 튈만한 멜로디도 아니지만 제가 클레이의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듣다 보면 쉽게 흥얼거리면서 어깨도 가볍게 들썩들썩거릴 수 있는 노래이기에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또한,7번째 트랙에 실린 노래는 최근에 한 CF에 삽입곡으로 쓰이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영국식 팝 음악의 분위기가 드러나면서도 거기에 모든 것을 치중하지 않고 클레이의 보컬이 비중있게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다른 노래들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고 몇 번 들으시면 쉽게 따라부르실 수 있는 노래들이기 때문에 아마 클레이의 음악에 다가서는 것은 매우 쉬우실 겁니다.
노래는 부르는 사람의 면모를 닮아간다고 합니다. 연말에 상도 많이 받고,시상식에도 모습을 많이 드러낸 클레이 에이킨이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직까지 이런 아티스트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섭섭하기는 하지만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그의 노력은 계속될테니 세계에서 더욱 더 훌륭한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 합니다. 정말 기대되는 아티스트,그리고 더욱 더 친밀하게 다가오는 그런 아티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