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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oon 5 - Songs About Jane - Special Repackage
마룬 파이브 (Maroon 5)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그리고 UK 차트에서도 심상치 않은 동요를 일으킨 밴드 Maroon 5는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차트를 점령해버린 그런 신인 밴드가 아닙니다. 카라스 플라워스(Kara's flowers)라는 밴드로 활동하여 이미 고배를 한번 마신,벌써부터 음반계의 쓴맛 단맛을 다 알아버린 고참 밴드 못지 않다고 말씀드려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백인들로만 구성된 밴드이긴 하나,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음악성에서,그리고 보컬을 주도하고 Maroon 5의 간판 얼굴로 알려져 있는 애덤 래빈의 허스키한 보컬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저는 듣기 좋은 음악을 추구합니다. 아무리 음악성이 좋다 해도 내 귀에 안맞는다 싶으면 그대로 한 번 듣고 책상 서랍에 처박기 일쑤이지요. 그것이 그 앨범을 만든 아티스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은 알지만,그래도 내 귀의 편안함과 눈을 감고 고개를 까딱까딱하며 음악을 음미해야 충족되는 얄미운 이기주의는 그렇게 냉정하게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그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고 맙니다. 음반 매장에서 강렬한 앨범 자켓으로 제 시선을 빼앗아버린 마룬 파이브의 음악도 그렇게 얄미운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던 저를 사로잡아버렸습니다. 앨범 얘기로 들어가자면, 일단 첫 번째 싱글인 'Harder to breathe'는 초반부터 강한 훵크 록을 추구하고 있는 마룬 파이브의 음악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허스키한 애덤의 보컬은 멜로디에 딱딱 맞아 떨어져 후렴 부분에서 그대로 시원하게 내지르며 폭팔할 때까지 듣는 사람의 귀를 꽉 붙들고 놔주질 않지요. 멜로디에 그저 바삐 따라다니는 보컬이 아니라,그것을 즐기며 가지고 노는 듯한-또한 거기에 자신감을 담은 비웃음을 한껏 강하게 날리는 듯한 애덤의 목소리가 이 노래의 매력입니다. 두 번째 트랙에는 드디어 이들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 시킨 곡,'This love'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초반부에 피아노의 멜로디가 그저 단조로운 음악만을 예상하게 하는 듯 하지만,막상 들어가자보자면 단조로운 노래 가사와 멜로디 라인에 징글징글거리는 기타와 애덤의 보컬이 맛깔스럽게 조합하여 듣기 좋은 노래로 만들어냈습니다. 세번째 싱글로 한창 차트에서 활동 중인 'She will be loved'는 앞서 소개한 노래들보다는 약간 부드러운 듯 하지만,그래도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훵크 록과 소울 음악 노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노래입니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멜로디 라인이 겨울의 찬 바람을 그대로 막아줄 듯한 노래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날카롭게만 느끼던 애덤의 보컬이 또 한 번 부드럽게 변신하는 노래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Sunday morning'이라는 노래에서도 나타나듯이 그의 보컬은 감정을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는,그렇게 사람의 귀를 마룬 파이브에게 중독시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이 첫 앨범에서는 영화 OST에 수록된 곡이 'Sunday morning'과 'Sweetest goodbye' 이렇게 두 곡이나 되는데요,이런 성과는 신인 밴드치고는 거두기 힘든 대중적인 성공이라고 봅니다. 어워드에서도 상을 몇 개 수상하고,차트에서도 거의 몇 십 주 가까이 세 장의 싱글로 연속 인기 노선을 달리고 있는 그들에게 현재 그들을 막을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더욱 더 발전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서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보여줄 앨범을 기대합니다. 앨범 이름을 보컬의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바치는 대담성과 현실성을 지닌 그들이 현재 팝 음악계에서 거물로 성장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그래도 앞으로의 활동이 제일 기대되는 밴드라는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